네, 안녕하세요.
제가 3학년 때 실기학원을 반 년동안 다니면서 실기를 붙을 수 있을까?
지금은 늦었나요?
늦었다고 생각할 이유가 따로 있을까요? 지금 시작하면 불가능합니까? 물론 몇 년 전부터 시작해서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는 친구들도 있겠지요. 하지만 사람은 모두 다릅니다. 비슷한 점도 있지만, 그 다름이 있어서 '개인'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사람의 재능과 노력은 모두 다릅니다. 아무리 먼저 시작했어도 재능이 없다면 어려울 것이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재능이 있어도 꽃피우지 못할 것입니다. 글쓰는 것을 좋아하는데 재능이 전혀 없겠습니까? 본인의 노력만 있다면 얼마든지 그 가능성을 올릴 수 있을 겁니다. 100%합격, 합격보장 등의 실제적으로 불가능한 거짓말만 믿지 않는다면 노력의 끈을 놓치지 않고 열심히 할 수 있을 겁니다. 내신 3등급이라면 실기실력을 좀 더 키워서 동국, 숭실, 중앙 등에도 지원과 선발을 바랄 수 있고, 내신성적의 영향이 좀 더 적은 평균 4.5등급의 명지와 명지전문, 5등급의 단국, 6등급의 서울예술 등에도 지원하실 수 있습니다. 걱정이 항상 나쁜 것은 아닙니다. 우리를 준비하도록 해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걱정보다 노력을 더 많이 해야하는 시기입니다. 걱정은 조금만 하시고 열심히 공부하고 창작하세요. 지금 준비한 창작실력이 합격 가능성을 더 올려줄 겁니다.
작가 중에서도 전업작가, 그 중에서도 제대로 된 글을 쓰는 훌륭한 작가가 되기란 정말 어렵습니다. 하늘에 별따기라는 비유가 어느 정도 맞겠는데요. 본인의 재능이나 적성, 흥미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여러 가지 길을 열어놓고 생각해 봐야 합니다. 실제로 거의 모든 문창과 학생들이 졸업 후 전공과 전혀 관계없는 일에 종사하게 됩니다(이공계 몇몇 학과를 제외하면 다른 학과들도 거의 그렇습니다). 재능이라는 것이 누구에게나 있는 게 아니니까요. 그러나 조금만 다르게 생각해봅시다. 자신의 적성을 알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그 일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데 잘 하는지 알 수 있을까요? 내가 좋아하는 일이 과연 나에게 맞는지 그냥 생각만으로 확인이 가능 할까요? 문창과 입시에는 실기전형이 있습니다. 학생들이 선호하는 문창과 운영대학, 수도권 대학들은 실기전형을 시행하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이것의 의미는 '창작 실력으로 입학이 가능하다'입니다. 좀 더 나은 창작을 위해 교육과 합평의 장소를 제공하는 곳이 대학입니다. 무모한 도전을 계속하라고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자신의 재능을 알기 위해 시도해 보는 것이죠. 너무 늦다고 생각하실 필요 없습니다. 재능과 노력에 따라 6개월도 긴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혼자가 어렵다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받는 방법도 있을 테고요. 지금 하셔야 할 것은 걱정보다는 노력입니다. 학벌도 필요하고 여러가지 필요한 것들이 많습니다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노력입니다. 대학에 진학하고 나서도 노력하지 않으면 그저 그런 학생으로 졸업하게 됩니다. 노력하지 않으면 될 수 없기 때문에 작가의 길이 어려운 것입니다. 가능하면 빨리 창작을 시작하세요. 그것이 가능성을 올려주고, 자신의 창작을 깊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실기나 면접은 언제부터 준비해야 할까
실기와 면접에 대한 준비는 사실 아주 뻔합니다. 열심히 읽고, 생각하고, 쓰는 것이죠. 읽지 않는데 글이 나올 수 있을까요? 아는 것이 없고, 생각한 것이 없는데 과연 쓸 수 있을까요? 자신의 생각이 없는데 다른 사람의 질문에 대답을 할 수 있을까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사람은 아무것도 만들어 낼 수 없습니다. 텅 빈 항아리처럼 꺼낼 것이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그렇다면 이런 것들에 대한 준비는 언제부터 해야 하겠습니까? 시험보기 한 달 전부터? 1년 전부터? 아닙니다. 이르면 이를 수록 좋을 게 당연합니다. 과외나 학원을 빨리 다니라는 소리가 아닙니다. 하루라도 빨리 더 나아질 수 있도록 행동 하라는 이야깁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이면 좋겠습니까? '글을 쓰는 사람'은 무엇입니까? 아무것도 모르고 떠드는 시정잡배 같은 인물입니까? 잘못된 소리를 강요하는 가짜 입니까? 책만 외워서 앵무새처럼 읊어대는 어리석은 자입니까? 무엇에 대해 알고, 생각하고, 자신의 의견을 제시할 수 있으려면 그만큼 배우고 연습하고 이야기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 과정을 거치는 데에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까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평생입니다. 평생에 걸쳐 배우고, 생각하고, 이야기해야 합니다. 항상 다듬고, 또 다른 관점을 발견하고, 이해해 나가는 것이죠. 실기나 면접은 그 과정 중에 있는 하나의 확인에 불과합니다. 글을 쓰고 싶다면, 더 나은 자신을 발견하고 싶다면, 가능한 빨리 읽고, 생각하고, 연습하며, 다른 이들의 행동과 반응을 관찰하고 그 이유를 찾아보십시오. 자신의 행동과 반응을 관찰하고 그 이유를 생각해보십시오. 쓰고 싶은 것과 쓸 수 있는 것, 써야만 할 것들이 늘어나고 이야기하고 싶은 것 또한 많아질 것입니다. 실기에서 받게 되는 시제도 더 이상 어렵지 않을 것이고, 이런 기초적인 시험을 통과하는 것도 어렵지 않게 느껴질 겁니다. 면접도 그렇습니다. 준비가 하루 이틀 쌓일수록 다른 사람의 질문이 크게 두렵지 않을 겁니다. 답변 또한 논리와 내용을 갖게 되고요. 가능한 빠르게 시작하십시오. 이 모든 준비와 연습의 시간이 하루하루 나를 바꿔가는 방법입니다.
굉장히 뻔하고 상투적인 말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답은 뻔한 경우가 많죠. 그럼에도 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 뻔한 행동을 유지하기가 너무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더 편한 것을 찾으니까요. 하지만 편한 것만 하다보면 발전할 수 없겠죠?
근데 요즘 보면 일반고가 아니라 문창과를 진학하기 위해 예술고를 다니는 사람도 있던데 제가 그 사람들보다 특출날 것 없다고 봐요. 어릴 때부터 그쪽으로 가려던 사람일 테니까요.
문창과 입학을 위해 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것이 나을까요?
제가 직접 본 것을 말씀드리자면, 예술고를 다녔다고 해서 모두 문창과에 합격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학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많은 학생들이 합격하지 못합니다. 합격이 쉬웠다면 대학마다 예고 동문회라도 있었겠지요. 오히려 특정 단어나 표현, 주제가 글에서 공통적으로 보였고, 그것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고등학교에서 공통적으로 배우거나 옳다고 주입받는 것이 있는 듯 보였습니다. 글만 보고도 예술고 출신인 것을 알아낸 경우도 여러 번 있었고요. 한 번 '옳다', '좋은 글이다'라고 학습되고 나면 다음부터의 창작에 큰 영향을 주게 됩니다. 계속해서 이전의 자기 글, 고등학교에서 배운 스타일을 고집하게 되는 것이죠. 이렇게 되면 발전이 어려워지고 항상 비슷한 글을 쓰게 됩니다. 고등학교 때 교내에서 겪은 질투와 견제, 알력다툼 같은 것들도 심각하다고 합니다. 백일장이나 공모전 성과로 경쟁을 시키고, 수업에서도 서로간의 실력차이, 선생의 취향에 따른 차별 같은 것이 확연히 드러나기 때문에 열등감과 자괴감도 커진다고 합니다. 물론 글에 대한 생각과 연습이 더 많을 수 있으니 도움이 아예 안 된다고는 하기 어려울 겁니다. 그럼에도 권하고 싶지는 않은데요, 창작에는 독특한 경험보다는 일반적인 경험이 더욱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절대 다수가 다니는 일반고 경험이 자신의 글에 녹아든다면,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글은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고, 독자의 이해를 위해 어떤 표현과 방식을 선택할 것인가 고민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은 학생도 있겠지만, 저와 이야기 했던 그 학생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같은 반 친구들이 너무 싫었다'고. 너무 어린 나이에 남을 미워하는 것부터 배우게 된 건 아니었을까요? 그 학생은 다시 선택하게 된다면 절대 예술고등학교에 가지 않을 거라고 했습니다. 몇몇 사람의 이야기만 듣고 제가 너무 섣부른 판단을 하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예술고등학교 문창과가 좋은 것만은 아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인문계라고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문창과 재학생들도 대부분 인문계 출신입니다. 이것이 사실입니다.
과외/학원의 장단점과 고려해야 할 점
재학생과 졸업생, 학원출신과 과외출신, 혼자서 준비한 학생 등 여러 경우의 사람들과 대화 해본 결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 과외(개인교습)
사람에 따라 다릅니다. 교습자의 화술, 교습법, 인성, 실력 등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납니다. 적어도 몇 명 이상의 시범강의를 듣고 그 중에 자신과 맞는 사람을 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교습자의 지식과 전달 방법, 그리고 나를 얼마나 발전시켜 줄 수 있는가 등을 곰곰히 생각해서 정하셔야 합니다. 이유를 물었을 때 설명하지 못하거나 스스로 한 말도 잘 모른다면 좋지 못한 교습자에 가깝겠죠?
온라인 교습은 직접 만나서 하지 않죠? 그래서 직접적인 반응, 시도 할 수 있는 교습방법 등에 제한을 받습니다. 보통 대면학습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선호합니다만, 편리와 경제적 합리성이 있는 대신 소통과 방법 시도에 제한이 있다는 것이죠. 물론 위에서 말한대로 좋은 교습자를 만나면 걱정이 없습니다. 엉터리 백 명을 만나는 것보다 좋은 교습자 한 명에게 온라인 수강하는 것이 더 나으니까요. 자질이 모자란 교습자를 만날 가능성이 높으나 '개인교습'이란 것이 크게 유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 학원
수강생이 많고 다년간 생업으로 하는만큼 입시에 대한 정보를 축적하고 있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하지만 대량생산의 모든 것이 그렇듯, 하나 하나에 들어가는 시간이 적어집니다. 창작보다는 실기합격이 목표이기 때문에 '입시용 창작'을 학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경우 대학 입학 후에는 창작이 힘들어집니다. 좋은 학원에 대한 정보도 없습니다. 학원 홍보용 글 외에는 모두 문제점 제기 글입니다. 실제 학원 수료생들도 거기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습니다. 한 달도 안 다닌 학원 학생을 합격생이라고 선전하기도 하고요. 장단점이라기 보다는 단점에 치우쳐 이야기 한 것 같아 마음이 걸립니다. 학원에 대한 긍정적인 평을 들은 적이 없어서 이렇게 나왔는데요, 찾아보면 장점도 더 있지 않을까요? 한 가지 들었던 장점은 '학원 친구가 생겼다' 였습니다. 같은 것을 준비하는 친구가 생겨서 그게 좋았다고 합니다.
요약 : 개인교습은 좋은 선생 구할 가능성이 낮으나 구할 수만 있으면 좋다. 거짓, 과대광고가 많다. 학원은 합격률이 좀 더 높다고 하나 확인이 어렵다. 창작에 대한 수준을 보장할 수 없다. 꼭 자신의 눈으로 판단할 것.
어느 쪽이 더 나은지는 말씀드리기 좀 어렵습니다. 좋은 선생이 어디에 있을지 알 수 없으니까요. 제가 생각하기에, 같은 선생이라면 개인교습을 받는 게 좋다고 봅니다. 수업 동안 온전히 나에게만 시간을 쏟으니까요.
과외를 구할 때 고려해야 할 점.
과외선생을 구하기 위해서는 일단 그 사람에게 상담, 혹은 말씀하신대로 시범강의를 들어보는 게 좋습니다. 일단 그 사람이 무엇에 대해 말하는가, 어떻게 말하는가, 왜 말하는가 잘 생각해봐야 하겠지요. 자신이 쓴 글을 보내고 그에 대한 비평을 받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 평이 납득할 수 있는지, 이해가 가는지, 도움이 되는지 따져보면 앞으로의 수업이 나를 발전시켜줄 수 있는가 짐작할 수 있겠지요? 창작에는 사람의 수만큼 많은 방법, 길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의 방법을 듣고 도움을 받는 게 수업입니다. 반드시 맞는 방법을 바라신다면, 그것은 찾기 힘듭니다. 누군가가 그 방법을 주입해 줄 수도 없고요. 그러니 수업을 찾고, 들으면서 찾아나가셔야 합니다. 다만, 그 사람이, 그러니까 교습자가 나에게 어떻게 전해주는가, 내가 이해 할 수 있는가 잘 따져봐야겠죠?
재학생 보다는 졸업생을 권하고 싶습니다. 재학생은 아직 배우는 단계에 있거나 배워야 하는 단계에 있다고 보는 것이 아무래도 맞겠죠? 물론 재학생 중에서도 교육에 소질이 있는 사람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같은 소질을 가지고 있다면, 졸업생에게 배우는 것이 좀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등단자와 비등단자의 차이는 조금 다릅니다. 쉽게 생각하면 등단자가 더 나을 것 같지만, 요즘 무명의 문예지, 혹은 인맥등단이 판을 치는 상황에서 이것이 과연 쉽게 생각할 일인가 의문이 듭니다. 게다가 등단을 했는데도 작품활동 없이 과외만 하고 있다면, 이것은 오히려 등단자의 수준을 알게 해주는 일이 됩니다. 등단, 비등단, 재학생, 졸업생 이런 구분이 어느 정도의 기준은 될 수 있겠지만, 절대적인 기준은 되지 못한다는 말씀입니다. 반드시 교습자와 이야기를 나눠보고 결정하세요. 자신이 하는 말을 설명할 수 없다면 그 선생은 가짜입니다. 일반적으로 보자면 재학생<졸업생<등단자 입니다만, 실제로는 비교육자<교육자 이렇습니다.
고려할 점으로는 간단히 설명이 있습니다. 쇼펜하우어의 문장론에서 이런 부분이 나옵니다. 어려운 것을 어렵게 이야기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고 아무런 재능도 없는 이들이 하는 것이다. 어려운 단어와 개념들을 가져오고 마구 떠들어 봐야 듣는 사람이 이해할 수 없다면 소용 없습니다.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지요. 지금 나의 상황에 맞는가, 이해가 되는가를 꼭 생각하셔야 합니다. 우리가 창작을 한다는 것은 사실 사람들에게 하나의 예를 들어주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것을 하나의 이야기로 예를 들어 보여주는 것이지요. 그런데 그 예를 들 줄 모르는 사람이 설명은 제대로 하겠습니까? 설명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 그것을 제대로 알고 있을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꼭 그 사람의 말에 대해 질문하세요. 여기서 설명을 하는가 못하는가, 이해가 되는가 되지 않는가 만으로도 나와 맞는 선생인지, 정말 알고 있는지를 구분할 수 있으실 겁니다.
보면 사기꾼 같은 학원이나 개인교습자가 많이 있습니다. 고려해야 할 점을 잘 살펴보고 선택하도록 하시고, 도움이 될만한 기사의 링크 붙입니다. 첨삭에만 매달리거나, 강제로 남의 글을 외우도록 시킨다면 이런 경우에 해당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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