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가 자신의 유명세에 취해있었나요? 덤블도어 대사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2부》의 내용입니다, 세베루스 스네이프의 기억 속에서, 스네이프가 알버스 덤블도어에게 해리 포터에 대해 이야기할 때 특출난 능력도 없는 놈이 자기 아버지를 닮아 오만하고 자기 명성에 빠져있다고 평가했었습니다.

하지만 이건 100% 스네이프의 선입견에 불과합니다. 스네이프는 학창 시절 제임스 포터를 비롯한 그의 친구들에게 학교폭력을 당해왔습니다, 거기다 자신이 사랑했던 여자마저 제임스에게 뺏겨서 더더욱 그 증오가 컸죠. 해리를 처음 봤을 때 스네이프는 릴리 포터가 아닌 제임스의 모습을 더 많이 봤고, 그래서 단지 해리가 제임스의 아들이란 이유로 싫어했습니다. 어릴 때야 교수 대 학생 관계인지라 해리가 당하고만 살았지만 해리도 점점 머리가 굵어지며 스네이프와 맞먹기 시작하니 더더욱 해리가 아니꼬웠을 겁니다.

하지만 정작 해리는 자기 명성에 취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오히려 그놈의 명성 때문에 단 한 해도 편하게 보낸 적이 없었죠. 특히나 2편과 4편, 5편에서 해리의 스트레스가 극심했는데, 2편에선 해리가 파셀마우스란 사실이 밝혀지자 전 학교가 해리가 슬리데린의 후계자고 비밀의 방을 열어 사람들을 습격한다고 몰아갔고, 4편에선 강제로 트라이위저드 시합에 참가해 또 관종끼가 도졌다고 한동안 왕따 당했습니다. 5편에선 볼드모트의 부활을 알린 해리를 마법부가 작정하고 생매장하려 들었고, 같은 목적으로 학교에 돌로리스 엄브릿지를 보내 계속해서 압박해댔죠.

물론 이것과 별개로 해리는 상당히 무모하고 철없던 맞습니다. 어떤 사건이 터질 때마다 해리는 교수들에게 사실을 알리고 도움을 구하기보단 스스로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했고, 오죽하면 헤르미온느 그레인저조차 5편에서 이런 해리를 두고 좀 고생을 너무 자처하는 거 같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아버지를 닮긴 닮아서 교칙을 밥 먹듯이 깨고 수차례 위험한 모험을 감수하기도 했죠. 가령 해리는 1편에서 굳이 혼자 힘으로 마법사의 돌을 지키겠다고 나설 필요가 전혀 없었고, 2편에서도 호그와트 급행열차를 놓쳤을 때 학교에 편지 한 통만 쓰면 모든 게 해결될 걸 굳이 차를 훔쳐서 학교로 날아갔습니다. 3편에서도 자신만 호그스미드를 방문할 수 없게 되자 교칙이고 뭐고 그냥 투명 망토 뒤집어쓰고 자주 갔었고, 4편에서도 살고 싶다면 그냥 트라이위저드 시합에 참가 안 하면 그만이었습니다.

그나마 스네이프는 죽기 직전 해리를 보면서 "네 어머니의 눈을 닮았구나."라고 말하며 마지막 순간엔 해리에게서 제임스가 아닌 릴리를 봤던 것으로 보입니다. 해리도 결국엔 스네이프를 이해해서 둘째 아들에게 알버스 세베루스란 이름을 지어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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