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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 자전거
이따금
한없이 집 앞에 놓인 자전거를
바라보던 나를 떠올려 본다
외국에서 건너온 신형의 광태
아버지의 출퇴근과 함께했던 벗
다시 한 번 태평양을 건너
그는 붉은 딱지와 함께
우리 집 현관 앞에 도착하였다
아무도 없이, 조용하게
더미가 치워지는 동시에
버려진 긍지높은 바퀴는
이웃집의 구형들이 밖으로 나가는 사이
잊어졌다, 없어져버렸다
딱딱한 고체 콘크리트 아파트는
그의 네 다리를 시렵게 하고
다시 한 번 저 드넓은 초원의
풀내음을 마음껏 들이킬 수 있는
그 황홀한 시간을 돌이키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는.
세월이 흘렀다
강산이 변하는 사이
아버지는 신형 자가를 타고 다니고
그는 언제 기름칠 한 지 모를 만큼
낡아버리었다, 멈추어버렸다
그는 이따금
훨훨 날아다니는 비둘기와
쌩쌩 달음질치는 승용차를
바라만 보았다.
그뿐이었다, 그는.
달콤한 추억으로 견뎌낸 세월은
더 이상 생각조차 할 수 없게 만들었다
그는 허울뿐인 왕좌에 앉아
무엇이든 달음질치는 만물을 보며
비웃을 뿐이었다, 기만할 뿐이었다
존재 의의를 상실한 자전거
그에게 최후로 남겨진
남루한 낭만의 칭호
가끔씩
그저 자전거를 타 보고만 싶어했던
지금도 달리지 못하는
나를 떠올려본다.
이따금
한없이 집 앞에 놓인 자전거를
바라보던 나를 떠올려 본다
외국에서 건너온 신형의 광태
아버지의 출퇴근과 함께했던 벗
다시 한 번 태평양을 건너
그는 붉은 딱지와 함께
우리 집 현관 앞에 도착하였다
아무도 없이, 조용하게
더미가 치워지는 동시에
버려진 긍지높은 바퀴는
이웃집의 구형들이 밖으로 나가는 사이
잊어졌다, 없어져버렸다
딱딱한 고체 콘크리트 아파트는
그의 네 다리를 시렵게 하고
다시 한 번 저 드넓은 초원의
풀내음을 마음껏 들이킬 수 있는
그 황홀한 시간을 돌이키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는.
세월이 흘렀다
강산이 변하는 사이
아버지는 신형 자가를 타고 다니고
그는 언제 기름칠 한 지 모를 만큼
낡아버리었다, 멈추어버렸다
그는 이따금
훨훨 날아다니는 비둘기와
쌩쌩 달음질치는 승용차를
바라만 보았다.
그뿐이었다, 그는.
달콤한 추억으로 견뎌낸 세월은
더 이상 생각조차 할 수 없게 만들었다
그는 허울뿐인 왕좌에 앉아
무엇이든 달음질치는 만물을 보며
비웃을 뿐이었다, 기만할 뿐이었다
존재 의의를 상실한 자전거
그에게 최후로 남겨진
남루한 낭만의 칭호
가끔씩
그저 자전거를 타 보고만 싶어했던
지금도 달리지 못하는
나를 떠올려본다.
#자작시 평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