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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해서 늘어놓습니다.

작성자 익명 작성일 2023-02-27 19:59 댓글 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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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둘이 삽니다.

아버지는 현금으로 주로 물건을 사십니다.

쇼핑하는것을 적당히 좋아하셔서요.

문제는 지금까지 현금영수증을 한번도 신청하지 않으셨습니다.

이것을 오늘 알았습니다.

현금영수증 제도가 생긴직후 아버지께 설명드린적이 있는데

지금까지 한번도 의심하지않았습니다.

나도 무심코 지나가다 우연히 현금영수증 이야기 꺼내니 한번도 한적 없다고 하십니다.

순간 맨붕이 와서 내자신에게도 짜증나고 아버지께도 짜증이 납니다.

나도나지만 아버지도 한번쯤은 의심을 해야하지 않나요??

어머지 아프셔서 화장실에 쓰러지셨을때도 119불러서 응급실로 가야하는데

119부르면 돈 낸다고 그냥 집에서 엄마 돌보고 치료시기를 놓쳐서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아버지는 전화오면 무조건 받아야 하고, 누가 부르면 대답해야 하고

아무도 모르는 사람이 초인종 누르면 무조건 열어주고 그래서 단순 폭행당하신적도 있고,

어머니 돌아가시고 아버지와 둘이 살면서 느낀건데 정말 답답한 양반입니다.

그동안 같이 살면서 얼마나 힘들었을가? 엄마가 불쌍해 지는느낌도 듭니다.

그렇다고 아버지가 바람피거나 도박하거나 가족을 외면한 삶을 사신건 아닙니다

나름대로 충실하게 사셨는데 항상 결정적일때 놓치는 부분이 많아 여러가지로 힘들게 하시는 스타일입니다.

치매도 점점 진행되시고 연세도 있으셔서 불쌍한 아빠이시기도 하는데 스스로 시설로 들어가셨으면 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이런 마음들이 나쁘다는건 알지만 나도 너무 힘이듭니다.

작년에는 담낭제거수술을 했는데 나혼자서 응급실가고 수술동의서 작성하고 통합병동에서 혼자 버티며 퇴원했습니다.

내 팔자는 누구 알아서 결정적인걸 알려주거나 나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은 한번도 없습니다.

오로지 내 스스로가 나 자신을 챙겨야 한다는 강박이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돈을 너무 소중하게 생각하고 돈에 대한 집착도 있습니다.

이런 사항에 내 핸드폰번호만 알려줘도 되는걸 안해서 아버지가 구매한 물건에 대하여는 현금영수증 을 받지못했다는 사실이

너무 짜증나고 화납니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데 이까지 현금영수증 별것도 아닌데 그동안 살아오면서 여러가지 사항들이

복합되면서 정말 화나가 짜증나는 기분입니다.

난 왜 그동안 확인을 안했을까?? 뭐에 홀린듯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내 자신도멍청하고 아버지 또한 그렇고... 

너무 화나가 답답한 마음에 친구나 누구에게도 말 못하고 이곳에 회원가입해서 글을 올립니다.

대한민국 어느 40대 노총각의 넋두리 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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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profile_image 작성여부

형님이 이상한게 아닙니다.
스스로 시설로 들어가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들 눈치받고 힘들어하고 그러다가 시설에 들어갑니다. 그런거보면 저는 늙는게 참 무섭습니다. 형님
사실 현금영수증 보다는 못배우고 영리하지 못한 윗세대를 원망하는게 우리네 현실인것 같습니다.

저와 비슷하신것 같아서 공감이 됩니다. 또 무섭습니다. 저 또한 별반 다르지 않기에
오늘 집에들어오다 술취한 아저씨가 있길래 집에 사들고 가던 비타민 음료를 드렸습니다.
저는 왜 그런 행도을 했을까요? 잘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 비슷한 느낌을 형님한테서 느낍니다. 형님한테도 비타민음료를 드리고 싶네요

저는 그렇게 고통받고 고민하는게 삶이라고 학습했습니다.... 형님은 어떠신지요?

우리 같이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길 바랍니다.

익명 profile_image 작성여부

형님만 그런게 아닙니다
다들 그렇게 비슷하게 살아갑니다
무얼 못해서 아쉽다 후회스럽다는 인간으로서 당연히 느끼는 감정이자 인생의 연속입니다
우리는 알지 못하는건 알지 못하는겁니다
모르는걸 왜 몰랐을까 자책하지 마세요 지금까지 살아오시면서 많은 고생을 하셨을테죠 그걸로 인해 심적 여유가 없으실수도 있구요
그리고 윗세대? 이해도 못하고 이해 할 필요도 없습니다. 더욱이 어머니까지 그렇게 떠나 보내셨으면 당연히 원망하는 마음이 들겠네요
가장으로서 대처해야 하는 아버지 잘못이 매우 커 보입니다
저 또한 제 자신을 돌보고 있습니다 이세상에 아무것도 기대할 것이 없죠 그나마 기대하는건 제가 종교를 가지고 있는거 하나 뿐이랄까요
사람에게 실망하지 마세요 자신에게도
너무 힘들면 가까운 종교단체에 가보세요 이단, 사이비 말고요
전 기독교라 교회를 추천합니다만 요즘은 교회에 대한 정서가 그리 좋지 않은거 같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