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

홍수

다른 표기 언어 flood , 洪水

요약 홍수는 대재해이기도 하지만 예기치 않은 축복을 가져다줄 수도 있다. 역사적으로 나일 강에의 정기적 홍수는 삼각주의 비옥한 범람원에 수분을 제공하는 역할을 했다. 반면 중국 양쯔 강과 황허 강 유역에서 일어나는 홍수는 조절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강의 수로가 바뀔 때마다 재난을 일으켜왔다.
홍수는 높이·최대유출량·범람지역·유수량 등으로 측정된다. 이 측정치들은 토지 이용, 다리와 댐의 건설, 홍수의 예상과 조절 등에 중요한 정보가 된다. 홍수 조절을 위해 수로의 개량, 제방과 저수지의 축조를 활용되지만 토양과 숲을 보호하는 것이 간접적 해결방안이기도 하다.
100년 홍수와 같은 거대 규모의 홍수들의 귀납적 측정치는 갑작스러운 홍수에 대비하는 각종 수자원 사업의 토목계획에 이용된다.

홍수는 인류에게 예기치 않은 축복을 가져다줄 수도 있고 대재해을 일으키기도 한다.

홍수가 인류에게 미친 유익한 영향의 예로는 아스완 하이 댐이 건설되기 이전에 나일 강에서 매년 봄 정기적으로 일어난 계절적인 홍수가 있었는데, 이 홍수는 나일 강 삼각주의 비옥한 범람원에 수분을 제공하는 역할을 했다.

반면 중국 양쯔 강[揚子江]과 황허 강[黃河] 유역에서 일어나는 홍수는 조절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강의 수로가 바뀔 때마다 재난을 일으켜왔다. 상당한 재난을 일으키며 조절이 불가능한 홍수는 흔히 단기간에 내리는 과다한 강수 때문인데, 그 예는 파리 홍수(1658, 1910), 바르샤바 홍수(1861, 1964), 프랑크푸르트암마인 홍수(1854, 1930), 로마 홍수(1530, 1557)가 있다.

잠재적으로 재난을 일으킬 수 있는 홍수는 도나우 강(1342, 1402, 1501, 1830)과 네바 강(1824)의 경우에서와 같이 기온이 상승하는 봄에 빙집에 의해 일어날 수도 있고, 1099, 1953년에 영국·벨기에·네덜란드의 해안이 범람된 것처럼 폭풍고조에 의해 일어날 수도 있으며, 리스본(1755)과 하와이(힐로, 1946)에서와 같이 쓰나미(지진에 의해 발생하는 산더미 같은 해파)에 의해 일어날 수도 있다(→ 조석, ).

홍수의 규모는 높이·최대유출량·범람지역·유수량 등으로 측정할 수 있다. 이러한 측정치들은 적절한 토지 이용, 다리와 댐의 건설, 홍수의 예상과 조절 등에 중요하다. 홍수를 조절하는 데 이용되는 흔한 방법에는 수로의 개량, 제방과 저수지의 축조가 있다. 홍수조절을 위한 간접적인 방법으로는 폭풍에 의한 유거를 지연시키는 역할을 하는 토양과 숲을 보호하는 것이 있다. 각 하천의 유출량은 흔히 매월, 그리고 매년마다 크게 달라진다. 유출량의 변화에 대한 가장 두드러진 예로는 돌발홍수가 있는데, 이는 이토질 물질을 함유하며 협곡이나 계곡을 따라 빠른 속도로 흐르는 난류성 급류이다.

돌발홍수는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일어나는 흔하지 않은 홍수로, 일반적으로는 여름에 산악지역에서 뇌우를 동반하는 집중호우에 의해 일어난다. 나머지 배수유역에는 범람이 일어나지 않은 채 하나의 지류에서만 일어날 수도 있으며 갑자기 발생하기 때문에 위험하다. 100년에 1번 정도 일어나는 홍수는 100년 홍수라고 부른다. 100년 홍수, 500년 홍수, 1,000년 홍수의 규모들은 하천의 유수에 대한 기존의 기록들을 외삽하여 계산한다. 이렇게 얻어진 계산결과는 갑작스러운 홍수에 의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댐·저수지 또는 다른 인공구조물의 건설 등을 포함하는 각종 수자원 사업의 토목계획에 이용된다.

한국의 홍수

중위도 대륙 동안에 위치한 우리나라는 사계절을 지배하는 기단의 변화에 따라 건기와 우기가 뚜렷하게 구분된다.

우기는 해양성기단의 영향을 받는 6~9월의 여름철로, 이때 연강수량의 60% 이상이 집중되어 내린다. 그가운데서도 장마철인 7월의 강수량이 연강수량의 30%를 차지하며, 이 시기에 일강수량 100㎜ 이상의 집중호우가 자주 내린다. 특히 태풍이 지날 때는 바람을 동반한 호우로 큰 피해를 입는다. 또한 하천의 경사가 매우 급하여 강우량의 77% 정도가 내리는 즉시 홍수로 유출되어 홍수의 빈도와 정도를 가중시킨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의 호우는 장마전선이나 태풍 또는 화베이[華北] 지방, 양쯔 강 유역, 동중국해상에서 발생하여 이동해오는 온대성 저기압에 의하며, 그밖에 국지적인 가열에 의한 상승기류와 지형성 강우에 의해 발생한다.

태풍이 내습하는 경우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연변부가 우리나라 남해안까지 덮고, 태풍이 필리핀 동쪽 해상에서 비교적 느린 속도로 북상하면서 고온다습한 기류를 장시간 우리나라의 상공에 유입시키는 경우에 심한 호우가 나타난다. 또 태풍이 타이완 부근을 지나서 일단 중국에 상륙한 후 전향하여 우리나라로 진행하는 경우에도 심한 호우가 발생한다. 태풍에 의한 호우는 대체로 8월(51.5%)에 집중되고, 태풍의 경로에 따라 호우지역의 지역차가 심하다. 태풍의 통과 횟수가 가장 많은 곳이 낙동강 하류지역이므로 영남 해안지방에서는 태풍에 의한 호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그밖에 남해안·동해안에서도 비교적 높은 빈도로 발생한다.

장마전선이 우리나라에 걸쳐 있는 경우에도 집중호우가 발생할 수 있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의 남부지방까지 덮고 있을 때 전선이 남북으로 진동하면서 전선에서 파동상의 저기압이 형성되어 동진하며 호우를 내리게 한다.

장마전선에 의한 호우는 7월(67.8%)에 집중적으로 분포한다. 중국에서 발생한 온대성 저기압이 통과할 때도 호우가 많이 발생한다. 중국 일원이 저기압부로 되어 있고, 북태평양 고기압의 연변부가 우리나라까지 덮고 있을 때 산둥 반도[山東半島] 부근에서 저기압이 동진하면 고온다습한 기층에서 다량의 강우가 유발된다. 온대성 저기압에 의한 호우는 8월(42.5%)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홍수에 관해서는 〈삼국사기〉·〈증보문헌비고〉·〈고려사〉 등에 기록되어 있으며, 대수(大水) 또는 대우(大雨)로 표현되어 있다.

조선시대 서울 부근의 홍수에 관해서는 〈승정원일기〉·〈조선왕조실록〉 등에 1400년 이후 약 450년간의 기록이 전해지며, 조선왕조에서 실시한 기우기청제사(祈雨祈晴祭祀)의 기록에도 한강 및 서울 시내 수표의 척도를 게재한 것이 전한다. 이들 자료에 따라 정리한 〈조선고대관측기록조사보고〉를 보면 서울을 중심으로 한 홍수는 총 176회에 달했고, 월별로는 7, 8월에 약 70%가 집중되어 나타났다.

근대적인 관측이 시작된 1904년 이후로 1925, 1948, 1959, 1969, 1979, 1984, 1990년에 대홍수가 발생했다.

특히 을축년 홍수로 기억되고 있는 1925년에 발생한 대홍수는 금세기 최대의 홍수로, 7월 초순부터 9월 초순까지 4차례에 걸쳐 홍수가 발생해 전국의 하천을 범람시켰다. 1차 홍수는 7월 11~13일에 400㎜에 가까운 집중호우가 내려 한강 이남의 낙동강·금강·만경강 유역에 큰 피해를 주었다. 2차 홍수는 7월 16~18일에 약 650㎜에 달하는 집중호우가 내려 한강 수위가 12.74m에 달하는 사상 최고의 기록을 남겼으며, 한강 유역의 영등포·용산·뚝섬·마포·신설동 등지가 침수되었다.

3차 홍수는 8월 12~13일에 관서지방에 호우가 내려 대동강·대령강·청천강 등이 범람했고, 4차 홍수는 9월 6~7일에 남부지방에 많은 비가 내려 낙동강·영산강·섬진강 등이 범람했다. 이와 같은 4회의 대홍수로 전국에서 사망자 647명, 가옥유실 6,363호, 가옥붕괴 1만 7,045호, 가옥침수 4만 6,813호에 달해 총 피해액은 당시 조선총독부 1년 예산의 58%인 1억 300만 원에 달했다. 1925년의 홍수 가운데서도 큰 피해를 준 1·2차 홍수는 이때 우리나라를 내습한 강력한 태풍 때문이었다.

1959년 9월에는 중부·남부 지방에 1900년대 이후 3번째로 많은 인명피해를 내는 홍수가 발생했는데, 이것은 사라호 태풍에 의한 것이었다. 1984년에는 전선형 강우대에서 발생한 폭우로 전국에 걸쳐 피해가 켰다. 이때 서울의 1일 최다강우량이 294.8㎜로 이는 당시 기상대 창설 이후 최고 기록이었다.

최근 들어 1990년 9월 9~11일에 중부지방에서 발생한 호우는 지역에 따라서 일강수량 100~300㎜를 기록했으며, 이로 인해 한강 하류의 행주대교 부근 북쪽 제방이 무너져 경기도 고양군 일대가 침수되어 인명·재산상의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