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건

현진건

다른 표기 언어 玄鎭健 동의어 빙허, 憑虛
요약 테이블
출생 1900. 9. 2, 경북 대구
사망 1943. 4. 25, 서울
국적 한국

요약 소설가. 한국 사실주의 단편소설의 기틀을 다진 작가이다. 강한 민족의식을 견지하면서도 역사적 사실에 충실하기보다 낭만적으로 그려낸 점이 특징이다. 대표작으로 <고향>, <운수 좋은 날>, <술 권하는 사회>가 있다.

현진건(玄鎭健)
현진건(玄鎭健)

한국 사실주의 단편소설의 기틀을 다진 작가이다. 본관은 연주. 아호는 빙허.

대한제국 말기에 대구 우체국장을 지낸 경운의 넷째 아들로 태어났다. 큰형 홍건은 러시아 사관학교 출신으로 러시아 대사관 통역관으로 근무했고, 둘째 형 석건은 메이지대학[明治大學] 출신으로 대구에서 변호사로 근무했다. 셋째 형 정건은 상하이[上海]에서 독립운동을 하다 체포되어 평양에서 옥사했다.

1917년 일본 세이조중학[成城中學]을 졸업하고, 그해 귀국했다가 다시 중국 상하이로 가서 후장대학[滬江大學] 독일어 전문부에 입학했으나 학교를 다 마치지 못하고 1919년에 귀국했다. 당숙인 희운(僖運:필명은 현철[玄哲])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1920년 조선일보사에 입사하게 된 것도 그의 주선에 의한 것이었다.

1922년 홍사용·박종화·나도향·박영희 등과 〈백조〉 동인이 되었고, 그해 직장을 종합시사지 〈동명〉으로 옮겨 1925년까지 근무했으며 동아일보사로 옮겨 1936년 일장기말소사건으로 언론계를 떠날 때까지 기자로 일했다. 그뒤 닭을 키워 생계를 꾸려가며 주로 장편소설 창작에 몰두했다. 과음과 울화로 인해 건강이 나빠져 1943년에 결핵으로 죽었다.

문학세계

1920년 희운의 소개로 〈개벽〉에 〈희생화〉를 발표하여 등단한 현진건은 20여 편의 단편과 5편의 장편소설을 남겼다. 그의 문학세계는 시기와 성격에 따라 크게 3시기로 나뉜다.

소설 창작 초기에는 〈개벽〉을 통해 발표한 〈빈처〉(1921. 1)·〈술 권하는 사회〉(1921. 11)·〈타락자〉(1922. 1~4)에 나타나는 자전적 성격의 소설들이다. 이 작품들은 봉건적 구습과 암울한 식민지 현실에 의해 짓눌리는 젊은 지식인의 자기고백적 요소가 강하게 드러난다. 특히 〈빈처〉는 그의 문단적 위치를 확고히 다져준 출세작으로, 작가의 궁핍한 생활을 소설화했다.

중기에는 초기의 신변소설적 한계를 뛰어넘는 일련의 단편소설들을 발표했다. 그는 〈개벽〉에 〈운수 좋은 날〉(1924. 6)·〈불〉(1925. 1)·〈사립정신병원장〉(1926. 1) 등과 〈조선문단〉에 〈B사감과 러브레터〉 등을 발표하면서 식민지 조국현실에 관심을 보였고 이 소설들로 1920년대 가장 뛰어난 사실주의 단편소설가로 자리를 굳혔다. 특히 1920년대 사실주의 소설의 대표작으로 평가되는 〈운수 좋은 날〉은 인력거꾼 김첨지의 하루 생활을 통해 가난에 허덕이는 하층노동자의 삶과 기구한 운명을 집약적으로 그렸다. 또한 이 작품의 극적인 반전 기법은 〈B사감과 러브레터〉의 결말에 나오는 강한 돈호법과 더불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마지막 시기인 1930년대 이후에는 주로 장편소설들을 발표했다. 그는 이 시기에 〈적도 赤道〉(동아일보, 1933. 12. 30~1934. 6. 17)·〈무영탑〉(동아일보, 1938. 7. 20~1939. 2. 7)·〈흑치상지〉(동아일보, 1939. 10. 25~1940. 1. 16)·〈선화공주〉(춘추, 1941. 4. 9) 등을 발표했는데, 이중 〈적도〉는 장편소설 중 유일하게 당대 현실을 다룬 것으로 통속소설적 구조를 표면에 드러내면서 민족해방에 대한 희망을 담고 있다. 또한 〈무영탑〉은 석가탑에 얽힌 아사달과 아사녀 설화에서 소재를 따와 민족정신 회복과 독립에 대한 열망을 우의적으로 드러냈고, 민족해방에 대한 염원은 백제 중흥을 꿈꾸는 한 장수를 주인공으로 한 〈흑치상지〉에 반복되어 나타난다.

현진건의 장편역사소설은 강한 민족의식을 견지하면서도 역사적 사실에 충실하기보다 낭만적으로 그려낸 점이 특징이다. 소설집으로 〈타락자〉(1922)·〈지새는 안개〉(1925)·〈현진건단편집〉(1941)·〈운수 좋은 날〉(1965) 등이 있고, 수필집으로는 〈단군성적순례 檀君聖蹟巡禮〉(1948)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