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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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현진건(玄鎭健)이 지은 단편소설.

현진건(玄鎭健)
현진건(玄鎭健)

1921년 〈개벽〉 12월호에 발표되었고, 1941년 박문서관에서 펴낸 〈현진건단편집〉에 실려 있다.

가난한 무명작가의 고민을 그려낸 자전적 소설이다. 주인공 K(나)는 갓 결혼해서 지식에 목말라 중국으로 일본으로 방랑하다 6년 만에 돌아왔다. 돌아와 글쓰기를 시작했으나 수입이라고는 한 푼도 없는 무명작가라서 아내가 세간이나 옷가지를 전당포에 맡기고 얻어온 돈으로 살림을 꾸려나간다. 어느 날 은행에 다니는 T가 찾아와 자기 아내에게 줄 새 양산을 자랑하자 아내는 몹시 부러워한다. 다음날 처가에서 사람이 와서 장인의 생일임을 알게 된 아내는 막상 입고갈 옷이 없다.

그녀가 당목옷을 입고 나서자 비단옷을 사주지 못한 나의 마음은 쓸쓸하다. 인천에서 기미(期米)로 한몫 잡은 처형은 만발한 꽃 같은데 아내는 시들고 메마른 낙엽 같다. 처형이 새 신을 사주니 아내는 내키지 않는 듯 하지만 속마음으로는 기뻐하는 게 분명하다. 그것을 보면서 나도 빨리 출세해서 아내를 기쁘게 해줄 수 있었으면 하니, 아내는 반색을 하며 곧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 무명작가인 나를 믿어주고 궁한 살림에도 눈살을 찌푸리지 않는 아내의 위안과 원조에 눈시울이 뜨거워진다는 줄거리이다.

가난한 아내와 그녀를 생각하는 지식인 작가의 심리와 생활을 잔잔하게 그려냈으며, 아내의 독백인 "그것이 어째서 없을까?"로 시작되는 서두는 당대 소설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혁신적인 것이다.→ 현진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