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핀테른 9월 테제

프로핀테른 9월 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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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1930년 9월 18일 코민테른(제3인터내셔널)의 산하기관인 프로핀테른(Profintern : 정식 이름은 적색노동조합 인터내셔널) 집행위원회가 식민지 한국에서의 노동운동의 조건 및 노동조합의 임무에 대한 방침으로 채택한 문건.

정식 명칭은 '조선에 있어서의 혁명적 노동조합운동의 임무에 관한 결의'이며 8개조 17개항으로 되어 있다. 코민테른의 '12월 테제'(1928, 12, 10)와 함께 1930년대 한국 사회주의자들이 혁명적 농민 노동조합운동을 하는 데 지침서 역할을 했다.

1930년 8월 15~30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프로핀테른 제5회 대회에 함흥지역의 사회주의자이자 노동운동가인 장회건(張會建)·한병류(韓炳瑬)가 대표로, 김호반(金鎬磐)이 통역으로 참석했다. 이들은 대회 집행사무국의 위탁을 받아 존슨(프로핀테른 동양위원)·마쟈르(코민테른 동양위원)·다나카[田中 : 일본공산당 야마모토(山本縣藏)의 가명] 등과 함께 한국의 노동조합운동의 새로운 조직방침을 작성했으며, 이를 프로핀테른 집행위원회에서 정식 테제로 채택·발표했다.

테제의 내용을 보면 제1~4항은 세계 공황과 일제의 탄압으로 노동자의 계급투쟁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프롤레타리아트는 민족해방운동에서 점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노동자의 지도 아래 노동동맹의 전제조건이 발전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이 운동은 개량주의적 지도자들의 배반과 프롤레타리아트의 독자적인 혁명적 노동조합조직의 결여로 인하여 그 발전을 저지당하고 있다는 기본적인 정세인식을 담고 있다. 특히 제2항에서는 민족개량주의적 부르주아지의 동요와 진실성에 대해 경계하면서 신간회(新幹會)를 민족개량주의 단체로 명시하여 비판하고 있다. 제5항에서는 이러한 인식에 근거하여 '조선의 좌익'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조선노동총동맹 내의 좌파를 결집시키는 한편, 노동자의 구체적 요구에 근거한 공장위원회를 만들어 개량주의자들의 기회주의를 체계적으로 폭로해야 한다고 했다. 제6~17항은 노동운동의 슬로건 및 파업, 산업별 조직원칙, 농업노동자·부녀·청년·실업자들의 이익보장, 합법적 활동과 비합법적 활동의 결합, 일본의 혁명적 노동자들과의 공동전선 등 구체적인 운동방침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9월 테제는 이미 발표되었던 12월 테제의 내용을 보다 명확히 하여, 당시 노동·농민운동의 대중적 진출과 함께 이미 해체론이 제기되고 있었던 신간회의 해체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민족해방운동에서 개량주의 지도부를 추방하고 노동운동의 독자성을 강화하라는 방침은 곧바로 혁명적 농민·노동조합운동의 비합법투쟁과 그것을 통한 조선공산당 재건운동의 활성화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것은 좌경적인 '계급 대 계급' 전술의 강조로 인하여 반제민족통일전선을 약화시키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