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

나무·관목 등이 산재해 있다.

초원은 조방농업이 있기 전까지는 단일 유형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넓은 생물군계였다. 약간 건조한 기후에서 습한 기후까지 다양하며 주기적으로 비가 온다. 지형은 평평하거나 약간 기복이 있다. 건조해서 숲을 이루지는 못하지만 불모지는 아니고 다년생초나 키작은 관목이 자란다. 이러한 지형이 지표의 거의 반을 차지한 적도 있었다.

초원은 건조지역이나 늪지역에서 형성된다.

건조지역은 처음에는 이끼가 자라다가 초본류가 나타나면서 지표를 덮는다. 늪지는 수심이 얕아지고 유기물이 증가하여 수생식물이 자라던 곳에 갈대가 자란다. 수면이 낮아질수록 식물은 토양·온도·강수량 등의 기후조건에 더 큰 영향을 받게 된다. 강수량은 매년 계절에 따라 변하지만 연평균강수량은 온대 초원이 250~750㎜, 열대·아열대 초원은 630~1,500㎜이다. 강수량은 초원의 상태·면적·토양성분 등에 영향을 준다.

흔히 있는 건기는 오래가기도 하며, 특히 온난기후일 때 식물 생장이 어려워진다. 초원의 토양에는 유기물이 풍부하다. 토양의 색도 검은 색에서 밤색·갈색까지 다양하다. 열대 토양은 온대 토양에 비해 양분의 소모가 커서 적황색을 띠는데, 열대지역에서는 고온다우하기 때문에 유기질이 빨리 분해하고 부식질이 적기 때문이다. 초원의 수분은 토양의 구성과 구조를 좌우하고 토양이 사질(沙質)인지 이탄질인지에 따라 식물 생장이 달라진다. 사질 토양에서는 물이 지층을 통하여 여과되고 유수나 증발량이 적기 때문에 수분이 많아 풀과 식물이 뿌리를 내린다.

강수량과 온도의 영향을 받는 초원식물의 생장기간은 열대기후에서는 매년 120~190일, 온대기후에서는 평균기온이 5~10℃에서 100~165일 이상이다.

바람과 불은 초원지대의 유기적 발달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초원은 키작은 풀로 덮여 있어 풍속이 강하기 때문에 번개로 생긴 불이 벌판을 가로질러 숲가에까지 빠른 속도로 태운다.

초원에서 자라는 풀은 키와 배열상태에 따라 분류된다. 키가 큰 풀은 열대지역에, 줄기에 꽃이 피는 중간 키의 풀은 온대지역에, 키작은 풀은 건조한 저지대에 분포한다. 잔디류의 풀은 지표 아래 줄기 옆에서 싹이 나오며, 다발 모양의 풀은 수평으로 퍼져나간다.

초원동물의 상당수는 작아서 눈에 잘 띄지 않으며 땅 밑에 사는 것도 많다.

작은 포식자로는 설치류와 도마뱀·뱀·개구리 등이 있고, 그래스호퍼·흰개미·메뚜기와 같은 곤충들도 있다. 파충류는 대개 곤충을 먹는데 특히 뱀은 설치류와 작은 척추동물도 잡아먹는다. 설치류는 식물의 종 분화를 방해하고 지표를 노출·침식시키면서 초원을 황폐하게 만든다. 올빼미·매·독수리 등은 이러한 설치류와 뱀을 잡아먹는다.

작은 흙벌레도 초원의 생태환경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토양 속의 미생물은 풀뿌리에서 기생하는데 벌레들은 이들을 먹고 토양에 양분을 주는 노폐물인 분해산물을 만들어낸다. 부식질에서 양분을 섭취한 초본류는 다시 기린·가젤·얼룩말·캥거루·들소·코끼리 등의 커다란 초식동물의 먹이가 된다.

이들 중 상당수는 떼를 지어 살면서 악천후나 표범·여우·사자 등의 육식동물의 공격을 막아낸다. 초원에는 포식조류와 함께 종달새·뇌조 등의 초식조류도 있다.

초원의 식생분포를 보면 맨 위층에는 키큰 넓은 잎의 풀이, 그 아래층에는 키작은 풀이, 지표에는 이끼류가, 수면에는 조류(藻類)가 차지한다(성층). 초원은 계절에 따라 모습이 변한다. 겨울에는 생명이 없는 듯 단조롭지만 초봄이면 푸른 싹이 잿빛을 띠고, 여름·초가을에는 풀과 콩 등이 꽃을 피우면서 파랗거나 하얗게 되며, 늦가을에는 노란 꽃이 지고 기온이 내려가면서 잎 전체가 바랜다.

식물은 태양 에너지의 50％를 흡수하여 땅 밑에 저장하는데 여기에 초원 생물자원의 약 85％가 들어 있다. 미생물이 죽은 식물을 분해하는 속도에 따라서 생물량의 회전주기는 지표면에서는 2년, 땅속에서는 4년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