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밀

항상 산시[陝西] 악현(鄠縣)의 규봉 초당사(草堂寺)에 머물렀으므로 세상 사람들은 그를 '규봉대사'(圭峯大師)라고 불렀다. 세속의 성은 하(何)씨이며 과주(果州) 서충(西充 : 지금의 쓰촨 성[四川省]에 속함) 사람이다. 어려서 유교에 정통했다. 당대인 807년(元和 2) 수주(遂州) 도원선사(道圓禪師)를 만나 가르침을 받았다. 같은 해에 증률사(拯律師)를 따라 구족계를 받았다. 뒤에 징관(澄觀)의 〈화엄경소 華嚴經疏〉와 〈대소초 大疏〉를 읽고 장안(長安 : 지금의 시안 시[西安市])의 화엄사(華嚴寺)로 와서 징관에게 화엄의 교의를 배우기 시작하여 2년 여를 밤낮으로 열심히 공부했다. 이후 중난 산[終南山] 초당사에서 경을 암송하고 참선하면서 법을 전하고 저술을 했다. 종밀은 화엄의 가르침을 밝히고 기술함과 동시에 선종에 대해서도 많은 저술을 남겼다. 여러 종파의 선에 관한 말들을 수집하여 〈선원제전집 禪源諸詮集〉 100권을 만들었는데 지금은 단지 〈도서 都序〉만이 남아 있다. 당나라 문종(文宗)이 2차례 궁으로 불러들여 불법을 연설하게 하고, 대덕이라는 칭호를 내렸으며 죽은 후에 '정혜선사'(定慧禪師)라는 시호를 더했다. 종밀의 저서는 200여 권이 있는데 〈선원제전집〉 외에 〈화엄경행원품별행소초 華嚴經行願品別行疏〉·〈주화엄법계관문 注華嚴法界觀門〉·〈원각경대소 圓覺經大疏〉·〈원각경대소초 圓覺經大疏〉·〈우란분경소 盂蘭盆經疏〉·〈화엄원인론 華嚴原人論〉·〈선문사자승습도 禪門師資承襲圖〉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