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관

속성은 하후(夏侯). 월주(越州) 산음(山陰:지금의 저장 성[浙江省] 사오싱 현[紹興縣]) 사람이다.

11세에 출가하여 14세에 승려가 되었고, 20세부터 명산을 두루 돌아다니면서 널리 경장을 수집하고 각 종파의 유명한 스승들을 찾아 상부율(相部律)·남산율(南山律)·〈대승기신론 大乘起信論〉·〈열반경 涅槃經〉·〈기신론소의 起信論疏義〉 등을 공부했다. 후에 인도의 선법사(詵法師)에게서 〈화엄경 華嚴經〉을 배웠으며, 성도(成都)의 혜량(慧量)에게서는 중관(中觀)의 '삼론'(三論)을 다시 배웠다. 대력 10년(775) 담연을 따라 천태(天台)의 〈마하지관 摩訶止觀〉과 〈법화경 法華經〉·〈유마경 維摩經〉 등의 경(經) 및 소(疏)를 익히고 천태종의 '일념삼천사상'(一念三千思想：우리들 일상의 한 생각에 3,000의 모든 법을 내포하고 있다는 사상)을 받아들였다. 후에 오대산(五臺山) 대화엄사(大華嚴寺)에 머물면서 대승참법(大乘懺法：대승경전을 읽어 죄를 참회하는 수행방법)을 닦았으며, 또 〈화엄경〉을 강의하고 〈화엄경소 華嚴經疏〉를 지었다. 당나라 덕종의 부름을 받고 장안(長安：지금의 시안[西安])에 들어가 〈화엄경〉의 새로운 소(疏) 10권을 편찬하여 바쳤다. 덕종이 '청량국사'(淸凉國師)라는 호를 내리고 '교수화상'(敎授和尙)으로 예우했다.

원화(元和) 5년(810) 당나라 헌종(憲宗)의 물음에 〈화엄법계의 華嚴法界義〉를 지어 바치고 '대통청량국사'(大統淸凉國師)라는 호를 더 받았다. 300여 권의 저작이 있는데, 주요저서로는 〈화엄경소〉(80권본)·〈화엄경수소연의초 華嚴經隨疏演義鈔〉·〈정원경소 貞元經疏〉·〈화엄법계현경 華嚴法界玄鏡〉·〈화엄경략책 華嚴經略策〉·〈신경칠처구회송석장 新經七處九會頌釋章〉·〈삼성원융관문 三聖圓融觀門〉 등이 있다.

제자는 100여 명을 배출했는데 그 가운데 유명한 사람으로는 종밀(宗密)·승예(僧睿)·보인(寶印)·적광(寂光) 네 사람이 있어 '징관 문하의 네 철인(門下四哲)'이라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