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재벌

다른 표기 언어 財閥

요약 여러 시장에 걸친 많은 계열기업을 소유하며 산하기업들 사이의 자본소유관계 또는 임원 겸임 등을 통해 일관된 체제하에 움직이는 기업군. 다각화를 추구하면서도 자금·인사·경영 면에서 일관된 체제하에 움직인는 점에서 복합기업과 성격이 다르다. 특정 가족의 혈연적 지배하에 모기업을 중심으로 많은 기업을 지배함으로써 소유와 경영을 폐쇄적으로 운영하는 기업집단이다. 한국, 일본의 경우 국가가 재벌을 통해 공업화를 추진하여 놀랄 만한 성장을 이룩하였으나 소수 재벌에 경제력이 집중되어 효율적 자원배분을 왜곡시키는 과점적 시장구조와 불균형 산업구조를 파생시켰으며, 부와 권력의 불균등 분배구조를 심화시키는 사회적 결과를 낳기도 했다.

목차

접기
  1. 개요
  2. 재벌과 기업결합의 차이
  3. 유래
  4. 한국의 재벌
  5. 일본의 재벌
  6. 한국의 재벌
재벌
재벌

개요

여러 시장에 걸친 많은 계열기업을 소유하며 산하기업들 사이의 자본소유관계 또는 임원 겸임 등을 통해 일관된 체제하에 움직이는 기업군. 다각화를 추구하면서도 자금·인사·경영 면에서 일관된 체제하에 움직인는 점에서 복합기업과 성격이 다르다. 특정 가족의 혈연적 지배하에 모기업을 중심으로 많은 기업을 지배함으로써 소유와 경영을 폐쇄적으로 운영하는 기업집단이다. 한국, 일본의 경우 국가가 재벌을 통해 공업화를 추진하여 놀랄 만한 성장을 이룩하였으나 소수 재벌에 경제력이 집중되어 효율적 자원배분을 왜곡시키는 과점적 시장구조와 불균형 산업구조를 파생시켰으며, 부와 권력의 불균등 분배구조를 심화시키는 사회적 결과를 낳기도 했다.

재벌과 기업결합의 차이

재벌은 독점적 시장지배를 목적으로 동일업종 내의 기업결합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트러스트(trust)나 카르텔(cartel)과는 다르며, 다각화를 추구하면서도 자금·인사·경영 면에서 일관된 체제하에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서 복합기업(conglomerate)과도 성격을 달리한다. 재벌은 생산구조상 관련성에 구애받지 않는 다각화를 통해 여러 시장에 걸친 많은 계열기업을 소유하고 있으며 외형상으로는 독립되어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산하기업들 사이의 자본소유관계 또는 임원 겸임 등을 통해 일관된 체제하에 움직이는 기업군을 말한다.

유래

제2차 세계대전 전의 일본에서 나타나는 재벌이라는 다각적 기업집단의 출현은 동양의 대가족 제도라는 전통문화적 요인과 개발공업국이라는 사회경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이루어졌다. 대가족 또는 가(家)라는 혈연집단을 사회조직의 기본원리로 삼았던 문화적 특성이 산업화 과정의 기업조직에 반영되어 가족주의적 소유경영체계를 유지시키게 된 것이며, 선진공업국의 우월한 경쟁력과 불완전한 시장조건하에서 공업화를 추진할 수밖에 없었던 후발공업국의 불리함을 극복하고자, 소수 기업을 중심으로 물적·인적 자원을 집중시켰던 사회적·경제적 특성이 재벌을 형성시키는 배경이 되었다.

일본이나 한국의 경우 국가가 재벌을 통해 공업화를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놀랄 만한 경제와 기업의 성장을 이룩한 것은 사실이나, 한편으로는 소수 재벌에게 경제력이 집중되어 효율적 자원배분을 왜곡시키는 과점적 시장구조와 불균형 산업구조를 파생시켰으며, 부와 권력의 불균등 분배구조를 심화시키는 사회적 결과를 야기시키기도 했다.

한국의 재벌

한국의 재벌은 대체로 1970년대 정부의 산업화 정책의 과정에서 태동되었다. 정부 주도의 성장전략이 금융특혜와 규제완화 등의 혜택을 통해 특정 기업들에게 여러 영역의 사업 진출이 가능한 기회를 제공했고, 폭등하는 부동산 가격과 금융정책의 변화에 따라, 시장의 팽창과 부의 축적이 짧은 기간에 이루어졌다. 어느 한 업종에서 독과점의 형태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기업은 인접 영역의 회사를 설립하거나 기존 업체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재벌 구도를 형성하게 되었다.

특히 이런 현상은 한국 경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1980년대 이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중화학공업, 건설업, 첨단산업 등을 중심으로 양적 성장이 일어나면서 금융과 보험 등으로도 영역을 넓혔다. 대표적인 재벌 기업은 삼성그룹, 현대그룹, 대우그룹, 럭키금성그룹, 롯데그룹 등이다. 이 재벌그룹들은 2000년을 전후하여 지나치게 방만한 투자로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그룹이 해체되는 경우도 있었고, 2세나 3세 경영 시대에 접어들면서 재벌 구도가 해체되거나 분할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일본의 재벌

일본은 경제성장을 촉진하기 시작한 메이지 유신[明治維新 : 1868] 이후에 크게 발전했다. 일본의 재벌은 1900년 이전에 이미 비대해졌지만 가장 급속히 성장한 것은 20세기에 접어든 이후이며, 특히 제1차 세계대전 때였다.

일본이 제1차 세계대전에 제한적으로 참여한 덕분에 재벌은 산업·통상 면에서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인 1946년 연합국 점령군사령부 당국은 재벌의 해체를 명령했다. 모회사가 소유하고 있던 주식은 매각되었고, 자회사들은 모회사의 통제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자회사의 경영은 급격히 변화하지 않았고 이전 조직의 협력관계와 통제가 어느 정도 남아 있었다.

1951년 대일강화조약이 조인된 뒤, 많은 회사들은 다시 제휴하여 기업집단(그룹)을 이루기 시작했다. 일찍이 거대 재벌의 일부였던 회사들로 이루어진 이런 그룹(미쓰비시 그룹, 미쓰이 그룹, 스미토모 그룹)은 주력기업이나 주요은행을 중심으로 좀더 느슨하게 조직되었다(→ 미쓰비시 그룹, 미쓰이 그룹, 스미토모 그룹).

그룹의 정책 조정은 비공식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특징이고 소속 회사들 사이의 경제적 의존도가 제한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들은 중앙에서 통제하는 옛날의 재벌과는 상당히 달랐다. 이들 그룹의 협력관계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일본이 보여준 놀라운 경제성장의 주요요인이 되었다. 자원을 공동으로 이용하여 그룹들은 막대한 자본을 산업 발전에 투자했으며, 이런 점에서 이들 산업은 전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게 되었다.

한국의 재벌

삼성 그룹
삼성 그룹

한국의 기업은 6·25전쟁 이후 원조물자와 수입물 배정원칙에 따라 제당·제분·방직 등 경공업 분야에 치중되어 있어 원료의 대외의존성이 심했다. 그러다가 1960년 5·16군사혁명 이후 정부주도의 경제개발 정책에 편승하여 독과점, 내·외자본 배분상의 특혜, 정부의 수출지원정책, 월남의 특수, 국내경기호조, 높은 인플레이션 등에 힘입어 자본을 축적했고 이를 바탕으로 기업규모를 확대하는 한편, 수직적 결합과 수평적 다각화로 기업경영의 내용과 수준에 있어서도 상당한 발전을 이룩하면서 재벌기업들이 등장했다.

이들 재벌기업들은 1970년대에 들어서 정부의 성장전략에 따라 각종 금융특혜와 산업에 대한 규제완화 등의 혜택을 누리면서 성장주력사업인 중화학공업화, 종합무역상사와 수출 드라이브 정책, 해외건설사업 등에 참가했다. 이 시기를 통해 재벌들은 부동산투기, 제2금융권과 운송업계 진출, 독과점시장 점유 등의 공통적인 특징을 보이면서 엄청난 팽창과 부의 축적을 이루었다.

1980년대 이후 재벌은 한국 경제의 지속적인 양적 성장에 부응하여 높은 매출액 및 자산, 수출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 시기에는 신규 확장보다는 매출증대에 주력했으며, 중화학공업 및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 분야의 자산성장이 두드러진 동시에 금융업 분야로의 진출 노력이 많이 나타났다. 오늘날 한국의 대표적인 재벌기업은 삼성·현대·대우·럭키금성·롯데 등이며, 그 자산의 정도에 따라 30·60·100대 등의 기업으로 구분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