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이야기

장미 이야기

다른 표기 언어 Roman de la Rose

요약 중세 말기에 프랑스어로 씌어진 운문들 가운데 가장 널리 읽힌 작품의 하나.

오비디우스의 〈사랑의 기술 Ars amatoria〉(BC 1경)을 본뜬 이 작품은 2만 1,000행의 8음절 대구로 이루어져 있으며, 300개 이상의 필사본이 오늘날까지 남아 있다. 첫 4,058행의 저자에 대해서는 기욤 드 로리스(오를레앙 근처 마을)라는 이름을 제외하고 아무것도 알려져 있지 않다. 1230년경에 씌어진 이 전반부는 궁정 사교계를 상징하는 정원 안에서 한 청년이 장미꽃 봉오리로 상징되는 처녀에게 구애하는 과정을 꿈의 형식을 빌려 알레고리로 그린 매혹적인 작품이다.

이 이야기는 만족스러운 결말을 맺지 못한 채 있다가 1280년에 이르러 그 후반부가 씌어졌다. 후반부의 저자 장 드 묑은 당시의 다양한 주제에 대한 여러 가지 견해들과 방대한 백과사전적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으로 기욤 드 로리스의 줄거리를 채택한 것이었으므로, 수천 행에 이르는 시행 속에서 등장인물들이 장광설을 늘어놓는 가운데 원래의 주제가 자주 모호해졌다. 그러나 이 시가 명성을 얻게 된 것은 그러한 일탈 덕분이었으며, 장 드 묑이 기욤 드 로리스의 귀족적 규범을 차츰 대신해가던 부르주아의 관점에서 글을 썼기 때문이다. 그의 견해는 자주 신랄한 비판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주목을 받았다.

중세 영어로 된 〈장미 이야기〉는 기욤 드 로리스가 쓴 부분 전체와 장 드 묑이 쓴 부분 가운데 3,000행을 포함하고 있는데, 처음 1,705행은 제프리 초서가 번역했다. 원래의 〈장미 이야기〉는 단일 작품으로는 초서에게 가장 중요한 문학적 영향을 미쳤다. 여기서 그는 젊은시절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이 추구했던 '이상적인 사랑'(fine amour)의 모습을 발견했을 뿐만 아니라, 그의 가장 원숙한 작품에서 찾아볼 수 있는 철학적 사색과 과학적 흥미, 풍자, 익살스러운 음담패설까지도 대부분 이 작품에서 암시를 받고 그것을 시적 본보기로 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