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전 그라비어 인쇄

이 인쇄법은 찍어내고자 하는 도안을 인쇄판의 평면에 옴폭하게 새기거나 에칭을 하여 오목판 인쇄법으로 불린다. 그라비어 인쇄법의 첫 공정에서는 인쇄판에 잉크를 칠한 후 인쇄판의 표면을 깨끗하게 닦아낸다. 그 다음에 종이를 인쇄판에 대고 누르면 종이는 오목하게 팬 부분으로 살짝 들어가 그곳에 고여 있는 잉크를 빨아들인다.

윤전 그라비어 인쇄에서 모든 복사물(복사하거나 인쇄하고자 하는 대상)은 포지티브 필름으로 만든다. 구리로 만들어진 그라비어 인쇄판은 그라비어 스크린을 사용하여 사진제판 인쇄의 전사법을 이용하게 된다. 그라비어 스크린은 수많은 선이 격자무늬를 이루고 교차하는 투명판으로 인쇄판에 수천 개의 작은 4각 구획을 만들어놓는데, 이 구획들은 인쇄판이 포지티브 필름을 통해 빛에 노출되면 에칭 용액에 서로 제각기 반응을 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이루어진 에칭의 정도에 따라 인쇄지는 명암의 차이를 갖게 되는데, 깊게 에칭된 부분은 얕게 에칭된 부분보다 잉크를 더 많이 먹고(결과적으로 더 진하게 인쇄됨), 얕게 에칭된 부분은 잉크를 전혀 먹지 않는 경우도 있다.

윤전 그라비어 인쇄 과정에서 윤전기가 회전하는 동안 인쇄판을 갖춘 실린더는 보통 빨리 건조되는 묽은 잉크가 가득 채워진 수조를 통과하거나 또는 인쇄판 위로 직접 잉크가 분무되도록 장치되어 있다. 잉크를 바른 다음에는 닥터블레이드라고 하는 얇은 강철칼날이 실린더를 가로질러 인쇄판의 표면에 있는 잉크를 닦아내는데, 이때 인쇄판에 오목하게 팬 부분에 있는 잉크들은 그대로 남아 있게 된다. 그런 후 실린더 인쇄판은 인쇄용지와 접촉하게 되는데, 이때 종이는 인쇄판의 오목한 곳에 고여 있는 잉크를 빨아들이게 된다.

컬러 윤전 그라비어 인쇄에서는 각각의 색상에 따라 별도의 실린더 인쇄판이 준비된다. 윤전 그라비어 인쇄는 오목하게 팬 정도에 따라 먹어들이는 잉크의 양이 차이가 나기 때문에 풍부하고 다양한 색조나 명도를 표현할 수 있어 사진의 복사나 연속적인 색조의 복사물을 대량으로 복사하는 데 적당하다. 이 인쇄는 신문의 증보판(컬러판으로 보충된 지면), 카탈로그, 삽화가 많이 들어 있는 잡지나 서적·광고물·캘린더 등의 인쇄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또한 셀로판이나 기타 유사한 재질로 만들어지는 상표나 포장지에도 이용되고 있다. 윤전 그라비어 인쇄는 인쇄의 속도가 매우 빨라 흑백 삽화나 컬러 삽화를 곁들인 복사물을 대량 인쇄할 때에 가장 많이 이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