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원불교

다른 표기 언어 圓佛敎

요약 기본교리는 수행을 통해 누구나 진리에 합일된 인격자가 될 수 있고 진리가 지배하는 낙원세계를 건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앙의 대상과 수행의 표본은 ‘일원상’으로 우주와 인생의 근본 질서가 되는 진리를 가리킨다.
원불교에서는 일원상의 진리를 4은과 4요, 3학 8조의 수행을 통해 이룰 수 있다고 본다. 4은이란 세상과 자신의 관계를 은혜라 파악한 4가지이고, 4요는 행동 강령을 구체화한 것이다. 3학이란 인격을 양성하는 3가지 공부길이고 8조란 3학 수행의 촉진제가 되는 4가지와 방해가 되는 4가지를 말한다.
원불교는 생활종교운동을 중시한다. 일제강점기에는 국민계몽과 농촌생활향상에 주력했다. 해방 후에도 도덕성 회복 등의 정신적 재무장을 중시해 왔다. 미국·일본·캐나다·독일·오스트레일리아 등에도 교당이 있다.

전라남도 영광 태생의 소태산은 소년시절부터 구도생활을 시작하여 26세 때인 1916년 우주와 인생의 궁극적 진리를 깨닫고 원불교를 창립하게 되었다.

소태산은 깨달음을 얻은 지 몇 달 후 40여 명의 신자를 얻었고, 이들 중에서 이재철·이순순·김기천·오창건·박세철·박동국·유건·김광선·송규 등 9명을 표준제자로 선택했다. 소태산은 처음 이들 9명의 제자들과 함께 저축조합운동·영산방언공사·혈인기도(血印祈禱)를 통해서 교단 창립의 기틀을 닦았다. 저축조합운동은 근검저축·허례폐지·미신타파·금주단연·공동단연·공동출역 등의 새생활운동이다.

영산방언공사는 소태산의 탄생지인 전라남도 영광군 백수면(지금의 백수읍) 길룡리 앞의 갯벌을 막아 농토를 개간한 간척사업이다. 혈인기도는 무아봉공(無我奉公)의 정신을 살리기 위한 서천기도(誓天祈禱)이다. 이러한 3가지 교단 창립의 기초작업은 1916~19년에 이루어졌는데, 특히 혈인기도는 3·1운동과 거의 같은 시기이다.

1919년 늦가을 소태산은 전라북도 부안군 산내면 봉래정사로 들어가 원불교의 교리와 제도를 제정·구상했다. 1924년에 이르러 전라북도 익산군 북일면 신룡리(지금의 익산시 신룡동)에 총부를 건설하고 '불법연구회'라는 임시 교명(敎名)으로 교화사업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이 명칭은 1948년 '원불교'라는 정식 교명을 제정할 때까지 사용되었다.

소태산은 처음 깨달음을 얻은 후 옛 성현들이 깨우친 경지를 알기 위해 불교·유교·도교·그리스도교 등의 여러 경전을 열람했다.

그중에서 〈금강경 金剛經〉을 보고 "석가모니불은 성현 중의 성현이요, 발심(發心)으로부터 구도(求道)와 대각(大覺)의 경로가 나와 비슷한 점이 많다. 따라서 나의 연원(淵源)을 석가모니불로 정하고 장차 불법(佛法)을 주체로 하여 새 종교를 창립하리라"고 결심했다. 소태산은 불법을 주체로 하되 종교개혁·인간개혁·사회개혁을 동시에 수행하려 했다. 그래서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개교 표어를 내걸고 처처불상 사사불공(處處佛像事事佛供), 무시선 무처선(無時禪無處禪), 동정일여 영육쌍전(動靜一如靈肉雙全), 이사병행(理事竝行) 등의 정신으로 생활종교운동을 전개했다.

1924년부터 약 20년간에 걸쳐 소태산은 익산총부에 주재하면서 교리와 제도의 제정, 각종 교서의 편찬, 제자들의 훈련, 교세의 확장에 주력했다.

원불교의 기본교리는 우주와 인생의 근본질서를 일원상(一圓相)이라 하고 일원상의 진리를 신앙의 대상과 수행의 표본으로 삼아 4은4요(四恩四要)의 신앙과 3학8조(三學八條)의 수행으로 원만한 인격과 광대무량한 낙원세계 건설을 최고 이상(理想)으로 하고 있다.

4은이란 일원상의 진리를 구체적으로 현실화한 은(恩)에 입각한 4가지 존재분류이다. 이 세상과 나와의 관계를 은혜라고 파악한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세계관·인생관으로서 천지은·부모은·동포은·법률은을 말한다. 4요란 4은의 정신에 입각하여 평등의 윤리로 세상을 구제하고 인류사회를 향상·발전시켜가는 4가지 행동강령이다. 곧 자력양성·지자본위(智者本位)·타자녀교육·공도자숭배(公道者崇拜)를 말한다.

3학이란 일원의 진리에 바탕을 두고 원만한 인격을 양성해가는 3가지 공부길이다. 곧 정신수양·사리연구·작업취사를 말한다. 8조란 3학수행의 촉진제가 되는 신(信)·분(忿)·의(疑)·성(誠)과 3학수행을 방해하는 불신·탐욕·나태·어리석음을 말한다.

인간은 누구나 4은4요의 신앙과 3학8조의 수행으로 일원상의 진리와 합일되는 인격자가 될 수 있고, 일원상의 진리가 지배하는 낙원세계를 건설할 수 있다는 것이 원불교 교리의 핵심이다. 원불교의 근본교리를 종합하여 4대강령(四大綱領)이라고도 하는데, 4대강령이 실현되는 사회가 곧 원불교가 목적하는 최고의 이상사회·정의사회·낙원세계이다. 4대강령은 곧 정각정행(正覺正行)·지은보은(知恩報恩)·불법활용(佛法活用)·무아봉공(無我奉公)에서 결론을 얻는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제강점기의 원불교는 국민계몽과 농촌생활향상에 주력했다.

총부 건설 이후 출가수행자들은 총부에서 공동생활을 하면서 교단의 창립과 발전을 위해 헌신봉공했다. 교단 초창기부터 산업부를 창설하여 과수원 경영, 야채·약초·묘목 재배, 양계·양돈·양토(養兎) 등의 축산업을 활발히 전개했다. 일제강점기에 총부는 모범마을이 되었고 전국 각처에서 산업부 시찰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1943년 6월 1일에 소태산이 53세로 열반하고 수제자 정산(鼎山) 송규(宋奎:1900~62)가 후계 종법사가 되었다.

1945년 해방이 되자 원불교는 일제의 탄압에서 벗어나 차츰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소태산이 교단의 방향을 교화·교육·자선의 3대사업으로 설정한 데 근거하여 교화기관으로 각처에 교당을 설립하고 교육기관으로 원광대학교·원광고등학교·원광여자고등학교 등을 차례로 설립했으며 자선기관으로 병원·고아원·양로원·복지관·자선원 등을 설립했다. 해방직후에는 전재동포구호사업·한글보급운동·고아원경영 등의 건국사업을 전개했다. 1953년에는 제1대 성업봉찬대회를 열어 소태산의 성업을 이어받아 더욱 발전시켜갈 것을 다짐했다.

1962년 정산이 열반하자 대산(大山) 김대거(金大擧)가 후계 종법사가 되었다. 송규는 열반을 앞두고 동원도리(同源島理)·동기연계(同氣連契)·동척사업(同拓事業)의 삼동윤리(三同倫理)를 최후 법문으로 발표하여 세계 모든 인류의 대동화합을 제창했다.

1971년 '진리는 하나 세계도 하나, 인류는 한가족 세상은 한 일터, 개척하자 일원세계'라는 주제를 내걸고 개교 반백 년 기념대회를, 1991년 4월 소태산 대종사 탄생 100주년 기념대회를 열어 도덕상실의 현대사회에서 정신을 개벽하여 도덕성을 회복하고 일원세계(낙원세계) 건설과 일원문화(원불교문화) 창달을 선언했다.

원불교의 소의경전은 〈정전 正典〉·〈대종경 大宗經〉·〈정산종사 법어〉·〈불조요경〉 등이다. 〈정전〉은 원불교의 기본교리를 밝힌 경전이며, 〈대종경〉은 소태산 일대의 언행록이고, 〈정산종사 법어〉는 정산송규의 법문이며, 〈불조요경〉은 원불교 사상과 관련이 깊은 불경을 요약한 경전이다.

원불교의 최고 통치자를 종법사라 하고, 최고 결의기관으로 수위단회, 중앙집행기관으로 교정원, 중앙감찰기관으로 감찰원을 두어 교단을 통치하고 있다. 교도들을 훈련·교화시키기 위해 각처에 교당을 두고 있으며, 교당에 주재하는 교화자를 교무(敎務)라 한다. 재가교도와 출가교도를 두고 있는데 출가교도를 전무출신(專務出身)이라 하여 교단에 헌신봉공하고 있다. 재가 출신과 남녀 권리와 의무에 아무런 차별이 없다. 중앙총부는 전체교단을 통할하고 있고 교당을 효율적으로 관할하기 위해 각 교구(敎區)를 두고 있다. 신정절·대각개교절·석존성탄절·법인절 등 4축과 육일대재·명절대재 등 2재가 있어 이를 교단의 기념일로 하고 있다.

1992년 7월 현재 출가 교역자 1,400여 명, 훈련기관 11개, 문화기관 8개, 자선기관 42개, 산업기관 9개 등이 있다. 또한 1960년대부터 종교연합운동을 제창하고 있으며 미국·일본·캐나다·독일·오스트레일리아·카자흐스탄·프랑스 등지에도 20여 개의 교당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