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스 산

이곳에 20개의 수도원과 그 부속건물(스키테스)에서 살고 있는 그리스 정교회의 수도사들로 구성된 반(半)자치공화국이 있다.

아토스 산(Mount Athos)

일부 부속건물은 모(母)수도원보다 오히려 크다. 마케도니아에서 에게 해로 뻗어나간 칼키디케(칼키디키) 반도의 3개의 갑 중 가장 동쪽에 위치한 아크티 곶에 있다. 길이가 50㎞이고 최대 너비 10.5㎞인 아크티 곶에는 산등성이가 우뚝 솟아 있는데 그 북쪽에는 숲이 빽빽이 우거져 있으며, 바다에 면한 남단에서 급한 경사로 솟아 있는 대리석의 아토스 봉(2,033m)에서 최고 높이에 달한다.

면적이 336㎢인 카리아이(카리아이스)가 이곳의 중심지이자 유일한 도시이다.

BC 5세기에 페르시아의 왕 크세르크세스 1세는 자신의 함대가 위험한 갑 주위를 도는 것을 피하기 위해 아크티의 목 부분을 2.4㎞ 길이로 뚫어 운하를 만들었는데, 그 흔적이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 있다. AD 850년 전에 이미 은수사(隱修士)들이 이 산에 살고 있었지만 체계를 갖춘 수도원 생활은 963년에 성 아타나시우스가 비잔티움 제국의 황제인 니케포루스 2세 포카스의 후원을 받아 최초의 수도원인 대(大)라우라를 세우면서 시작되었다. 운수사들이 체계를 갖춘 공동체 수도원 생활을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아토스를 최초로 승인해준 황제 요한네스 1세 치미스케스는 이들에게 성 아타나시우스의 규율을 지킬 것을 강요했다.

전통적으로 여성과 암컷 동물은 이 신성한 산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금지되어 있다.

11세기에 들어 몇 개의 수도원이 더 세워졌다. 러시아를 포함한 여러 슬라브족 국가들의 후원으로 수도원들이 세워짐에 따라 이 반도는 거의 범 정교회적인 성격을 지니게 되었다. 1400년경 수도원의 수는 40개에 달했는데 이중 20개가 현재 남아 있으며, 그중 1542년에 세워진 스타브로니키타가 가장 최후에 세워진 수도원이다.

15세기에 들어 일부 수도원들은 대수도원장 지배하의 엄격한 공동체생활을 탈피하여 수도사들에게 개인재산소유권을 인정해주고 매년 선출하는 2명의 수탁자(에피트로포이)의 통치를 받는 보다 자유로운 제도를 채택했다.

1430년 투르크가 테살로니키(살로니카)를 점령하자 수도사들은 투르크의 지배에 굴복했는데, 이로 인해 수도원들은 급격히 쇠퇴했으며 한편으로는 보다 자유로운 관리체계를 많이 채택하게 되었다. 이의 영향을 받아 16세기에 최초의 수도사 거처인 스키테스가 세워졌는데, 이들 부속건물들은 몇 채씩 무리를 이루며 일반교회 주위에 세워졌다.

1783년 총대주교 가브리엘 4세가 새 헌장을 선포하면서 성공적으로 종교개혁을 단행했다. 이곳은 그리스 독립전쟁(1821~29)중 투르크에게 심한 약탈을 당했으며 도서관이 모두 방화로 불탔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19세기에 차르 황실의 후원을 받아 러시아 수도원들과 이들의 재산은 늘어났다(오스만 제국).

이곳의 현행 헌법은 1924년에 제정되었으며, 1975년 그리스 헌법의 비준을 받았다.

그리스 정부는 이곳이 반자치권만을 지녔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기 위해 외무부가 임명하는 지사(디오이키티스)를 파견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20개의 수도원을 각각 대표하는 대표자들로 구성된 시노드(이에라 시나크시스)가 행정권을 장악하고 있다.

집행권은 매년 돌아가면서 4명의 대표자들로 구성되는 에피스타시아에게 주어져 있다. 현재 11개의 수도원은 보수적인 색채를 띠고 있으며, 9개는 자유주의를 택하고 있는데 보수적인 수도원들은 훨씬 더 엄격한 규율과 단식을 행하고 있다. 수도원들은 대부분 해안을 끼고 있으며, 교회를 둘러싸고 있는 건물들로 4각형을 이루고 있다.

교회들은 비잔티움 미술품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들과 성상(聖像), 보물 등을 소장하고 있다. 남아 있는 도서관에는 고대와 중세 시대의 필사본들이 많이 보존되어 있는데, 대부분 목록으로 작성되어 있다. 인구 1,472(19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