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란트

로코코 시대에 활동했다. 그의 작품은 합리주의와 계몽주의에서부터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전파(前派)에 이르기까지 그당시 유행했던 주요예술운동 양식을 모두 포괄하고 있다.

경건파 목사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어린시절부터 가족이 지켜온 경건주의를 더욱 공고히 하는 교육을 받았다. 취리히와 베른에서 지낸 1750년대는 그의 생애에서 '가장 맑고 깨끗했던 시절'로 여겨지고 있다.

이 기간 동안 프리드리히 고틀리프 클롭슈토크의 시를 본떠 쓴 작품들은 독실하고 깊은 신앙심에 가득차 있다. 1760년에 국회의원 겸 시 서기관이 되어 비베라흐로 돌아왔다. 이후 10여 년 간 자신의 본성에는 또다른 감각적인 일면이 있음을 깨닫고 보다 세속적·합리주의적인 사고방식을 갖게 되었다. 이같이 변하게 된 것은 그라프 슈타디온의 영향 때문이었는데 그는 돈많은 부자로 마인츠 대교구의 상서(尙書) 담당자로 일하면서 그의 동료들과 함께 프랑스 문학 양식에 찬사를 보내던 사람이었다. 이 기간에 쓴 작품중에는 에로틱한 시도 있긴 하지만 그는 감성과 합리성 사이에 균형을 갖게 되었고 이때부터 작품은 성숙함을 더하게 되었다. 이 과정을 자세히 묘사하고 있는 소설 〈아가톤의 이야기 Geschichte des Agathon〉(2권, 1766~67)는 심리적 발전을 보여주는 '교양소설'(Bildungsroman)의 시초로 여겨지고 있다.

1762년과 1766년 사이에 22편에 이르는 셰익스피어의 희곡들을 최초로 독일어로 번역해 출판했는데, 이들은 질풍노도운동 계열의 극작가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1769~72년에는 에르푸르트대학에서 철학을 강의했고 곧이어 바이마르 공국 왕자들의 가정교사로 임명받았다. 훌륭한 교사로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훌륭한 문필가로 찬사를 받았으며 궁정과 가깝게 지내며 여생을 보냈다.

1773년 〈Der Teutsche Merkur〉라는 정기간행물을 창간했는데 이것은 그후 37년간 지도적인 문학지가 되었다. 만년에는 자신을 고전주의자로 자처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그리스와 로마 작가들의 작품을 번역하는 데 바쳤다. 비유적인 서사시인 〈오베론 Oberon〉(1780)은 후에 등장하게 될 낭만주의의 여러 양상을 앞서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조는 모순적인데 그 이유는 그가 낭만주의 이론에는 대단히 비판적이었을 뿐만 아니라 선두적 낭만주의 작가들 또한 그의 작품을 크게 경멸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