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

빈곤

다른 표기 언어 poverty , 貧困

요약 기본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생활수단이 부족한 상태. 여기서 기본 욕구란 좁은 의미로는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것', 넓은 의미로는 '공동체의 일반적인 생활수준을 반영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빈곤은 주기적 빈곤, 집단적 빈곤, 개별적 빈곤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주기적 빈곤은 한정된 기간 동안만 빈곤이 지속되는 것을 말하며, 집단적 빈곤은 주기적 빈곤에 비해 상대적으로 긴 기간 동안 기본적인 생활수단이 부족한 빈곤을 말한다. 개별적 빈곤은 사회가 풍족함에도 개인은 빈곤한 상태를 말한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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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주기적 빈곤
  2. 집단적 빈곤
  3. 개별적 빈곤

이러한 맥락에서 가난한 사람에 대해 정의를 내리기 위해서는 첫번째로 무엇이 기본 욕구인지를 밝혀야 한다. 좁은 의미에서 기본 욕구는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것'으로 정의할 수 있지만 넓은 의미로 '공동체의 일반적인 생활수준을 반영하는 것'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전자를 기준으로 할 때 빈곤은 기아로 인해 또는 입을 것이 없어서 죽음에 직면한 상태만을 가리킨다. 후자의 기준은, 영양상태·주거조건·의복 등의 상태가 생존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공동체 전체의 생활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들을 포함한다. 만약 빈곤이라는 말이 가지는 비경제적인 의미까지 고려하면 빈곤의 정의는 더욱 복잡하고 어려워진다.

예를 들어 빈곤은 나쁜 건강상태, 낮은 교육·기술 수준, 사회부적응이나 적응할 의사가 없는 경우, 빈번하게 일어나는 무질서한 행위, 경솔함 같은 상태를 가리키기도 한다. 이 모든 특성들이 종종 빈곤과 결합되어 나타나지만 빈곤을 정의하는 데 이것들을 포함시키면 이 특성들과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상태의 관계가 애매해진다. 어떤 식으로 정의하든 빈곤이 개인이나 사회 모두에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빈곤은 지속기간·분포범위 등에 따라 여러 경우로 분류할 수 있다.

주기적 빈곤

주기적 빈곤은 어떤 지역의 주민 전체에 빈곤이 만연해 있지만 한정된 기간 동안에만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산업화되지 못한 사회에서 이러한 형태의 빈곤은 주로 자연현상이나 빈약한 영농계획에서 비롯된 일시적인 식량부족에서 생긴다.

산업화된 사회에서는 실업계와 정부가 적절한 임금을 지급함으로써 높은 고용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에 따라 생활수준이 달라진다. 그러나 이러한 능력은 다시 재정정책, 국제간 무역균형과 자본주의 사회의 경우 투자가들의 동향 등 다른 요소들에도 좌우된다.

19세기와 20세기초에 일부 산업화된 나라들은 공황경기침체를 경험했다. 1930년대에 미국이 경험한 공황은 몇 가지 예외적인 특징을 제외하면 위에서 말한 형태의 빈곤을 잘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대공황).

이때의 공황은 증시의 과열된 투기와 더불어 미국의 동맹국들이 진 전쟁 채무, 독일이 지불한 전쟁 배상금, 제1차 세계대전 이후의 관세정책에서 기인한 것으로 그 이전에 발생했던 공황과 마찬가지로 높은 실업률, 도매가의 하락, 국민생산과 수입의 감소 등을 가져왔다. 경기침체가 사회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끼쳤지만 특히 최하층의 사람들은 최소한의 생존수단 밖에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오랫동안 경기침체로 생기는 빈곤은 자연스러운 시장조절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가피한 결과로 받아들여졌다.

구호사업(일시적인 공공사업 시행이나 식량배급의 형태) 역시 경기가 다시 회복될 때까지 사람들의 곤란을 일시적으로 무마하는 선에서만 행해졌다. 그러나 경기침체의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게 되자 구호를 위한 공공사업들은 중요성을 잃고 경기침체를 예방하거나 재정정책과 증시의 조정, 국제 무역협정을 통한 빠른 경기회복을 꾀하는 계획들이 대신 시행되었다.

집단적 빈곤

일시적으로 일어나는 주기적 빈곤과는 달리 '집단적' 빈곤은 상대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기본적인 생활수단이 부족한 상태를 뜻한다. 다시 말해 한 사회에 빈곤이 평균적인 생활수준을 가리킬 만큼 일반화되었을 때, 또는 풍요로운 사회에서 비교적 큰 사회집단에 빈곤이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상태를 말한다.

한 집단에 일반화되고 집중되어 있는 이러한 집단적 빈곤은 대물림을 하게 되어 다음 세대까지 이어진다. 아시아, 중동, 대부분의 아프리카 지역과 남아메리카, 중앙 아메리카의 많은 지역은 그밖의 지역에 견주어 빈곤이 일반화되어 있고 지속적이다. 이러한 지역의 생활수준은 보통 최저의 상태이며 아사 역시 흔히 발생한다. 또한 영양부족으로 인해 서구사회에서는 보기 힘든 질병들이 퍼지기도 하며 평균수명이 낮은 대신 산모와 영아 사망률이 높고 건강상태가 형편없는 상태가 보편적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형태의 빈곤은 보통 경제적 후진성과 관계가 있다. 이들 나라 대부분이 모든 국민들에게 자원을 똑같이 나누어 주어도 국민의 생활수준을 적절하게 유지하기에는 여전히 자원이 부족하다. 이에 대해서는 2가지 처방이 제시되고 있다. 즉 농업을 개선하고 산업화를 꾀함으로써 국민총생산(GNP)을 높이거나 인구성장을 억제하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나라에서 인구조절과 경제발전이 쉽지 않으며 그결과 역시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점이 밝혀졌다.

GNP의 증가가 반드시 국민 대다수의 생활수준 향상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그 이유는 ① 단기간에 식량생산이 늘어나면 인구가 더 높은 비율로 늘어나게 된다. ② 많은 저개발국가에서는 GNP의 엄청난 증가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지속되었던 낡은 분배체계 때문에 여전히 부가 공평하게 분배되지 않는다. 일부 학자들은 앞으로 부가 증대되더라도 기아선상에 있는 대부분의 국민들에게 조금씩 돌아가기보다는 오히려 이미 부유해진 사람들이 부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선진국들이 제공하는 원조금은 모두 이런 식으로 없어졌다. ③ 농업과 공업 분야의 개선을 위해 자금을 대는 문제는 저개발국가 혼자만의 힘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외부의 투자에 의존한다.

그러나 증가된 생산성 가운데 상당한 몫이 이러한 투자에 대한 이윤으로 돌아가게 되면서 또다시 가난한 대중들이 차지할 수 있는 잉여는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된다는 것을 아울러 예측할 수 있다. 또한 저개발국가들은 가뭄·홍수 등 자연재해에 의한 흉작으로 궁핍해질 위험도 크다. 이런 경우 투자를 위해 비축하지 못하고 다른 나라에서 식량을 수입하는 데 써야 하기 때문에 이들 국가의 성장에는 큰 차질이 빚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상대적으로 풍요로운 선진공업국에서도 일부 집단들은 계속해서 궁핍하게 살고 있다. 도시의 빈민지역이나 산업기반이 없는 지역, 농업이나 공업의 효과가 적게 나타나거나 이윤을 내지 못하는 지역에서 집단적인 빈곤이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부유한 사람들과 비교할 때 이들 역시 일반화된 빈곤 속에 있는 사람들과 같이 높은 사망률, 좋지 못한 건강상태 등으로 고통을 받는다. 따라서 이러한 고통을 완화시키기 위해 새로운 산업을 유치하고 개선된 영농방식을 도입하며 고용가능 인구의 기술수준을 높여줌으로써 이런 곳의 주민들을 경제생활의 중심으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이 행해지고 있다.

개별적 빈곤

개별적 빈곤은 비교적 영속적이라는 점에서 집단적 빈곤과 비슷하지만 부의 분배방식면에서는 다르다. 이것은 풍요로운 사회상황에서도 개인 또는 한 가족이 기본적인 생활수단을 해결하지 못하는 상태를 가리킨다. 이러한 무능력은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어떤 기본적인 특질이 한 개인에게 결여되어 있는 상황과 관련되어 있는 것이 보통이다.

각 개인이 일자리를 갖지 못하는 데에 신체적·정신적 장애 정도나 고용에 필요한 교육·기술의 불충분 정도가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는 그 사회의 직업의 범위에 달려 있다. 자본보다 노동력에 의존하는 나라들에서는 육체적 힘과 지구력이 중요한 반면에 산업화된 사회에서는 기술·교육·사회적응성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사회적응면에서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돈을 관리할 능력이 없고 게으르며 과음을 하고 자녀를 너무 많이 낳는 등 미래에 대한 준비가 없는 것으로 오랫동안 여겨졌지만 사실 이러한 판단이 부당할 때가 많다. 신체적·정신적 장애는 고통을 겪는 당사자가 전혀 통제할 수 없으므로 보통 동정을 받는다.

신체적인 이유에서 생긴 빈곤의 경우에는 교육·보호고용 나아가서 필요하다면 경제적 보조를 통한 개선방안이 강구되지만 사회적인 장애자들은 사회적으로 배척을 받는다. 이들의 장애는 대부분 스스로 통제하려고만 한다면 통제할 수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경제적인 궁핍 역시 개인의 잘못으로 생각된다. 이런 사람들은 흔히 죄인처럼 다루어지며 보조금이 지급되기는 하나 생활방식을 바꾸는 데 도움을 주는 생활환경조사에 협조하도록 압력을 받는다. 빈곤에 대한 2가지 태도, 즉 동정심과 적대감은 빈곤에 대한 문학작품에도 스며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