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리극

부조리극

다른 표기 언어 theatre of the absurd , 不條理劇 동의어 전위 드라마

요약 1950년대 부조리극 작가들은 제2차 세계대전 이전의 초현실주의 등의 수법을 빌어 부조리를 재현하고 그 구체적 이미지를 부여하고자 했다. 특정한 형태의 부조리극 운동은 없었지만 새뮤얼 베케트, 장 주네 등 다양한 극작가들은 하나의 공통된 입장, 즉 인간이 어떤 목적을 발견하고 자신의 운명을 제어하려는 몸부림이 헛될 뿐이라는 비관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즉 인간은 절망과 혼동, 불안을 느끼는 버려진 존재이다. 부조리극의 언어는 뒤죽박죽인 경우가 많으며, 진부한 상투어와 말장난, 반복어, 문맥과는 무관한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 부조리극에는 초현실주의자들과 실존주의자, 표현주의 유파와 프란츠 카프카의 작품에 나타난 사상의 영향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부조리극은 1960년대 중반 다소 쇠퇴하게 되었다.

1940년대의 사르트르나 카뮈도 세계의 부조리와 그에 맞서는 자유로운 행위자로서의 인간을 묘사했으나 1950년대의 부조리극 극작가들은 이것을 더욱 발전시켜 제2차 세계대전 이전의 초현실주의 등의 수법을 빌어 부조리를 재현하고 그 구체적 이미지를 부여하고자 했다.

카뮈는 자신의 글 〈시지프의 신화 The Myth of Sisyphus〉(1942)에서 인간의 상황은 근본적으로 부조리하며 목적이 결여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이 용어는 부조리 작품들을 쓴 극작가들과 그들 작품의 공연을 가리키는 말로 다소 느슨하게 쓰이기도 한다. 특정한 형태의 부조리극 운동은 없었지만, 새뮤얼 베케트, 외젠 이오네스코, 장 주네, 아르튀르 아다모프, 해럴드 핀터 등 다양한 극작가들을 비롯하여 그밖에 몇몇 작가들은 하나의 공통된 입장을 공유하고 있었다.

즉, 인간이 어떤 목적을 발견하고 자신의 운명을 제어하려는 몸부림이 헛될 뿐이라는 비관적인 입장을 함께하고 있었다. 이 견해에서 볼 때 인간은 절망과 혼동, 불안을 느끼고 있는 버려진 존재이다.

이 극들의 성격을 결정지었던 사상들이 극의 구조를 결정하고 있다. 따라서 부조리극 작가들은 전통극의 논리적 구성의 거의 대부분을 폐기하여, 부조리극에서는 전통적으로 이해되어오던 류의 극적 행위를 찾아보기 힘들다. 즉 부조리극에서는 등장인물들이 아무리 혼신을 다해 연기를 한다 하더라도 그들의 분주한 연기를 통해 강조되는 점은 그들의 실존을 변화시키는 일이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뿐이다.

1953년 처음 무대에 올려진 베케트의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 En Attendant Godot〉에는 줄거리가 배제되어 있으며, 일반적으로 뜨내기로 분장하고 나오는 2명의 정처 없는 남자가 날마다 누군가를 기다리면서도 그들이 누구인가 또는 무언가를 기다리는데, 기다리는 것이 누구인지 또는 무엇인지, 아울러 기다리는 것이 과연 올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무런 확신도 없는 상태로 기다림을 계속한다.

이를 통해서 이 극은 처음도 끝도 없는 순환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부조리극의 언어는 뒤죽박죽인 경우가 많으며, 진부한 상투어와 말장난, 반복어, 문맥과는 무관한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 1950년에 초연된 이오네스코의 극 〈대머리 여가수 La Cantatrice Chauve〉의 등장인물들은 자리에 앉아 누구나 아는 뻔한 얘기를 반복해서 말하는데, 나중에는 그 소리가 무의미하게 들린다. 이를 통해서 이 작품은 언어로 하는 의사소통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우스꽝스럽고 무의미한 행동과 말의 조합 때문에 이 극들이 표면적으로는 정신 못 차릴 정도로 희극적일 때가 있지만, 작품의 기저에는 형이상학적인 비탄이 깔려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코메디아 델라르테, 희가극(보드빌), 뮤직 홀 등에서 나온 희극적 전통의 영향과 무언극 및 곡예와 같은 무대 연기술이 결합되어 반영되어 있음을 본다. 동시에 부조리극에는 초현실주의자들과 실존주의자, 표현주의 유파와 프란츠 카프카의 작품에 나타난 사상의 영향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부조리극은 애초에 연극의 관례를 무시해서 충격을 주고 20세기 중반의 관심사를 적절하게 표현하여 인기가 있었지만, 1960년대 중반에 이르러 다소 쇠퇴하게 된다.

즉 부조리극이 한 걸음 더 나아간 실험을 시도하도록 새로운 전위파들에게 영감을 불어넣는 데 기여했지만 그들의 형식적인 시도 중 일부는 연극의 본류로 흡수되었다. 대표적인 부조리극 작가들 중 일부는 자신들의 예술에서 새로운 방향을 탐색해오고 있으며, 그밖의 작가들은 동일한 성향의 작품활동을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