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로딘

1920년대 코민테른의 정보책임자로서 중국에서 활동했으며 쑨원[孫文]의 국민당을 일사불란한 레닌주의적 혁명조직으로 개편시켰다(→ 쑨원).

1903년 볼셰비키에 가담했으며 1906년 제국 정부에 검거되어 유배생활을 했다. 그해 미국으로 이주, 인디애나 주의 발파라이소대학교에서 공부했고 시카고에 망명해 교습소를 설립하기도 했다. 1917년 볼셰비키 혁명이 성공한 뒤 보로딘은 러시아로 돌아왔고 코민테른 소속 정보요원이 되어 스칸디나비아·멕시코·스페인·터키·영국 등지에서 활약했다.

1923년 중국의 민족주의 지도자들이 공산주의자들의 국민당 가입을 허용해달라는 소련의 희망을 받아들이자 보로딘은 중국으로 건너가 쑨원의 정치자문역이 되었다. 그는 국민당의 이념이나 조직의 개편뿐 아니라 군대의 조직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했고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국민당은 중국 최대의 정당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1925년 쑨원이 사망하자 군사시찰을 마치고 소련으로부터 돌아온 장제스[將介石]가 당과 군부를 영도하게 되었으나 1927년 공산주의 세력에 대한 탄압에 착수함에 따라 보로딘은 중국을 떠나게 된다.

모스크바로 돌아와서는 노동인민위원보, 타스 통신사 부국장, 그리고 1932년부터는 영문판 〈모스크바 데일리 뉴스 Moscow Daily News〉의 편집장을 역임했으나 유대 인텔리겐차들을 겨냥한 스탈린의 대숙청 과정에서 실종되었으며, 1951년 시베리아의 강제노동수용소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