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들레헴

역사

복음서(마태 2, 루가 2)에 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한 고장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리스도교 신학에서는 예수 그리스도가 이곳에서 태어남으로써 이스라엘을 다스릴 자가 베들레헴 에브라다에서 나올 것이라는 〈구약성서〉의 예언(미가 5：2)이 실현되었다고 믿어 왔다. 일부 신약학자들은 복음서 내용 가운데 여러 부분이 뒤에 덧붙여진 것으로 믿고 있으며, 예수가 태어난 곳이 어린 시절의 고향 나사렛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일반적인 그리스도교에서는 거의 2,000년 동안 베들레헴을 예수가 탄생한 성지로 인정하고 있다. 〈구약성서〉에서는 베들레헴 시를 베들레헴 에브라다 또는 베들레헴 유다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아마르나 편지'(이집트 텔엘아마르나에서 발견된 BC 14세기의 외교문서)에 고대도시 베들레헴이 언급된 듯하나 그 해독이 정확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베들레헴이 처음 성서에 나타난 것은 베들레헴 근처 길가에서 죽은 라헬에 관한 대목에서였다(창세 35：19). 〈룻기〉 대부분의 배경이 되는 베들레헴은 룻의 후손 다윗 왕의 출생지로 추정되고 있다. 다윗은 베들레헴에서 자랐으며 이곳에서 예언자 사무엘을 통해 이스라엘 왕으로 임명되었다(Ⅰ사무 16). 이스라엘과 유다 두 나라로 갈라진 후 다윗의 손자이며 유다 왕국의 초대 왕 르호보암은 베들레헴을 요새화했다(Ⅱ역대 11). 바빌론 포로 시절(BC 516~)이 끝나고 유대인들이 다시 팔레스타인으로 돌아 오자 베들레헴은 다시 사람들로 붐비게 되었다. 그뒤 135년 바르 코흐바가 이끄는 제2차 유대인 반란기에는 로마군이 주둔했다.

베들레헴 '마을에서 가까운 동굴'의 관리자였던 2세기의 그리스도교 교부로서 성 유스티누스(St. Justin Martyr)가 예수의 탄생지를 확인한 이후 현재 베들레헴 중심부 '탄생지 교회' 아래에 있는 동굴은 지금까지 그리스도교도들의 성지로 숭배의 대상이 되어왔다. 동굴 위의 교회는 최초의 그리스도교도 로마 황제인 콘스탄티누스 1세의 어머니 성 헬레나(248경~328경)가 짓게 했다. 그후 파괴되었으나 유스티니아누스 황제(527~565 재위)가 지금의 모습으로 재건했다. 현재까지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그리스도 교회 가운데 하나이다.

여러 교파들 사이에 탄생지에 관한 정통성을 둘러싸고 외부세력의 이권 등과 연관되어 분쟁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면 1847년 전통적으로 정확한 탄생지를 표시하는 은별을 훔친 사건이 표면상의 요인이 되어 탄생지와 관련된 국제적인 분쟁이 일어났으며, 마침내 크림 전쟁(1854~56)으로 확대되었다. 지금 '탄생지 교회'는 그리스정교회, 로마가톨릭, 아르메니아정교회로 각각 갈라져 있다.

베들레헴 시는 여러 세기 동안 수도원 중심지였다. 성 히에로니무스가 수도원을 건설했고, 5세기에는 팔레스타인 랍비들의 도움으로 히브리어로 된 〈구약성서〉를 라틴어로 번역했다. 이는 성 히에로니무스가 팔레스타인으로 가기 전 그리스어를 라틴어로 번역한 〈신약성서〉와 함께 공인된 '불가타(Vulgata) 성서'로서 로마 가톨릭 교회에서 표준 라틴어 성서로 사용되고 있다.

현대 베들레헴

베들레헴은 가까운 예루살렘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농산물 시장이자 교역도시이다. 오랫동안 순례와 관광 중심지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1967년 6일전쟁 당시 이스라엘(예루살렘 서부 지역을 포함) 사이에 있었던 인위적인 휴전선이 없어진 이후 교역량이 크게 늘어났다. 나전(螺鈿)제품을 중심으로 한 종교물품 제조와 올리브나무 조각이 전통산업으로 이뤄지고 있다.

북서쪽으로 인접한 바이트얄라, 남동쪽의 바이트사후르와 함께 대도시권을 형성한다. 주변지역에는 전세계 여러 그리스도교파가 지원하는 수많은 교회·수도원·학교·병원이 있다. 1973년에 대학교가 설립되어 아랍어와 영어로 고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