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딕토 11세

짧은 재위 기간 동안 전임 교황 보니파시오 8세가 프랑스의 필리프 4세 및 그의 동맹세력인 로마의 콜로나가(家)와 벌여온 투쟁을 이어받아 많은 문제들에 직면했다. 1254년 도미니코 수도회에 들어가 1296년 5월 이 수도회의 총회장이 되었다. 1298년 추기경이 되었고, 1302년에는 교황 사절로 헝가리에 파견되었다. 교황 보니파시오 8세가 로마 근처 아나니에 있는 자신의 궁전에서 필리프를 파문하려고 하자 교황을 폐위할 기회를 노리던 필리프의 지지자들은 교황을 체포했다. 이때(1303. 9. 7) 교황 곁에 있던 2명의 추기경 가운데 하나가 베네딕토였다. 교황은 지역 주민들에 의해 풀려났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죽었다. 이 분쟁이 일어나게 된 원인은 필리프 왕이 프랑스 성직자들에게 세금을 거두려고 한 데 있었다. 콜로나가는 교황 가문의 세력이 커지자 이를 자신들에 대한 위협으로 보고 필리프의 동맹세력이 되었다. 베네딕토는 만장일치로 교황에 선출되었고(1303. 10. 22), 전임 교황의 적들을 회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아나니에서 보니파시오에게 가해진 무례한 행동에 대해 보복하지는 않았으나, 그 공격을 주도한 시아라 콜로나와 1303년 파리에서 보니파시오에 대해 폐위를 선언한 필리프의 주요고문 기욤 드 노가레에 대해서는 사면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