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뮤다

자연환경

버뮤다 제도의 산호섬들은 해저에서 약 4,300m 이상의 높이로 솟아오른 바다 속의 독특한 화산을 뒤덮고 있는 두께 60m의 두터운 해양 석회암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석회암의 표면은 비옥한 토양층으로 얇게 덮여 있다.

섬 둘레를 산호초가 둘러싸고 있으며, 지표면을 흐르는 하천이 거의 없고 호수나 강도 없다. 그러나 토양은 투과성이 대단히 좋아 물이 고이는 문제는 없다.

1년 내내 온화하고 다습한 기후가 계속된다. 가장 더운 달인 8월의 낮최고기온은 30℃, 가장 싸늘한 달인 2월의 밤평균기온은 14℃이다. 연평균강수량은 약 1,450㎜이다. 식수를 전적으로 강수에 의존하므로 건기에는 가끔 심각한 사태가 벌어지기도 한다.

연중 상대습도가 높은 편이며 아열대성 식물로 부겐빌레아·버뮤다백합·협죽도·하이비스커스·포인세티아를 비롯한 꽃이 피는 식물이 자란다. 섬 곳곳에서 야자나무·소나무·카수아리나·맹그로브를 볼 수 있다. 동물은 도마뱀과 개구리로 그 종류가 국한되어 있고 수많은 철새가 매년 이곳을 방문한다.

버뮤다(Bermuda)

국민

인구의 3/5 정도가 1807년 영국이 노예 매매를 불법화하기 전에 버뮤다로 끌려온 아프리카 노예의 후손들이다. 백인들은 영국계와 19세기 중반에 버뮤다로 건너온 마데이라·아조레스 출신의 포르투갈 노동자의 후손들이다. 공식언어는 영어이지만 포르투갈어도 일부에서 통용되고 있다. 그리스도교 인구가 절대다수를 차지하며 인구의 1/3이 영국국교회 신자이다.

평균인구증가율은 세계 기준으로 볼 때 낮은 편에 속하고 사망률과 출생률은 서인도제도 국가 중에서는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1970년대 이후 인구증가율이 1%를 넘어선 적이 없다. 2018년 추계인구는 7만 864명이다. 15세 이하의 어린이는 인구의 1/4이 안 된다. 버뮤다 제도의 섬들 중 20여 곳에만 사람이 살고 있는데, 그중 그레이트버뮤다의 인구밀도가 가장 높다. 주민들은 그레이트버뮤다 전체에 골고루 분산되어 있다.

경제

버뮤다(Bermuda)

관광, 국제 금융 서비스, 미군들의 소비에 의존도가 큰 시장경제가 발달해 있다. 1인당 국민소득(GNP)이 인구증가율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GNP는 서인도제도에서 가장 높으며 이는 주요산업국가들과 비교할 만한 수준이다. 농업은 전체 경제에 미치는 중요성이 미미해 식량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한다. 신선한 야채 및 바나나·감귤·우유 등이 생산될 뿐이다. 광물자원도 모래와 석회암으로 국한되어 있고 그 양도 버뮤다 지역 내의 건설에 사용되는 양을 충당할 정도이다. 페인트·약품·인쇄물 같은 경공업도 일부 존재한다. GNP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관광업은 실질적으로 모든 노동자 계층을 직접·간접으로 고용하고 있다.

매년 많은 관광객이 몰려오는데 대부분이 미국인이다. 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까닭에 수많은 보험회사들이 이곳에 세워지고 있다. 버뮤다 정부 당국은 관세, 부동산에 부과하는 각종 세금, 관광업에서 세원의 대부분을 얻고 있다. 주요 교역상대국은 수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영국·캐나다·이탈리아 등이다.

정치와 사회

주 의사당(The State House)

내정상으로 볼 때 의회정치를 실시하는 영국의 자치식민지이다. 1968년 제정된 헌법에 따르면 영국의 왕은 국가의 수반이고, 총독은 그 권한을 대행한다.

총독은 대외문제·국방·국내치안·경찰을 통솔한다. 이밖에 다른 문제에 관해서는 총리를 수반으로 하는 내각의 의견을 따른다. 총리는 정부의 최고권자로 집권당인 다수당의 당수이다. 양원으로 이루어진 입법부는 선거로 뽑힌 40명 정원의 하원과 22명 정원의 상원으로 이루어진다. 상원의원 중 11명은 총독의 임명으로, 5명은 총리의 추천으로, 3명은 야당 당수의 추천으로, 그리고 나머지 3명은 총독 재량으로 임명한다. 양원 모두 임기는 5년이다. 대법원이 사법제도의 최고기관이다.

1965년 처음으로 시행된 사회보장 조항에는 노인문제, 장애자, 유족연금, 전시민을 대상으로 한 의무입원보험제도 등이 포함되어 있다. 국민들의 건강수준도 매우 높은데, 평균수명이 남자는 69세, 여자는 76세이며 유아사망률도 비교적 낮다. 거의 전인구가 문맹 상태를 벗어났다. 5∼16세의 교육은 무상의무교육이다. 대학이 1개 있고, 해외유학을 할 때는 정부 장학금을 이용할 수 있다.

역사

1515년 스페인의 항해가 페르난데스 데 오비에도가 이 섬의 근처까지 항해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발견이 같은 스페인 사람인 후안 베르무데스에 의해 1503∼11년에 이룩된 것이라며 그 공을 베르무데스에게 돌렸다. 1612년 버지니아사가 특허장을 얻은 3번째 지역에 포함되어, 60명의 영국 정착민들이 식민지화 작업을 위해 이곳에 파견되었다. 1616년부터 인도와 아프리카인 노예들이 유입되어 곧 그 수가 백인정착민들보다 많아졌다. 1684년부터는 영국 왕실과 버지니아사가 공동으로 식민지의 행정을 관할하기 시작했다. 1797년부터 1950년대말까지 육군 주둔지와 해군기지로 이용되었다.

식민지의 수도는 세인트조지에서 1815년에 그레이트버뮤다 섬의 해밀턴으로 옮겨졌다. 노예제도는 1834년 버뮤다 및 대영제국의 나머지 지역에서 모두 폐지되었다.

남북전쟁중에는 밀항자들이 남부의 항구들로 건너가기 위한 집결지였다. 금주법이 실시된 기간(1919∼33)에는 미국으로 럼주를 밀반입하는 장소였다. 20세기에 들어 관광업이 발전하기 시작했다. 미국 정부는 1941년에 99년간의 사용기한으로 해군 및 공군 기지 사용권을 얻었다. 영국 수비대는 1957년 철수했으나 소규모 해군시설은 그대로 남아 있다. 1963년에 결성된 최초의 정당인 '진보노동당'은 비(非)백인 시민들을 대표한다고 주장하고 영국으로부터의 완전독립을 지지했다. 1968년 새로운 헌법에 따라 실시된 선거에서 진보노동당이 여당이 되어 강력한 통치력을 발휘했으며, 다음 선거에서는 '통합 버뮤다당'이 막강한 여당으로 부상했다.

리처드 샤플스 총독이 암살된 1973년에는 정치적 긴장이 고조되었다. 1977년에는 정치불안정·암살·폭동 등으로 인해 사실상의 인종차별정책을 종식시키려는 행정부의 노력이 시작되는 계기가 되었고, 독립을 위한 협상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독립협상은 그후 중단되어 검토중에 있다. 1980년대초부터 독립회담을 재개하려는 운동이 표면화되고 있다.

해밀턴(Hamilt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