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스트럴

마술사·공중곡예사·재담꾼 등을 포함한 직업연예인으로 특히 악기를 다루는 세속적인 음악가를 의미했으며 음유시인(吟遊詩人)이라고도 한다.

몇몇의 문맥에서 '민스트럴'은 보다 구체적으로 관악기 연주자를 뜻하기도 하며, 15세기에는 가끔 이들이 연주하는 '숌'(오보에의 전신)이라는 관악기를 의미하는 말로 사용되기도 했다. 민스트럴이란 말은 약 14세기경에 이전의 '종글뢰르'(방랑시인, 프로방스어로는 joglar라고도 함)를 대신하게 되었다(서양음악사).

민스트럴이라는 직업은 그 이름이 생기기 이전부터 있었다.

4세기에 앵글족 사이에는 글레오만이라는 말이 있었으며 6세기 독일어의 스콥(scop)과도 관련이 있다. 고대 영시(英詩) 〈위드시스 Widsith〉는 독일 사회에서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스콥의 역할을 묘사하고 있다. 12세기에 민스트럴의 공연과 사회적 지위에 대한 묘사가 보다 명확하게 나타난다. 이들 중 상당수가 궁정에 속해 있었으며 그들 중 몇몇은 궁정에서 음악가들로 불렸다. 그렇지 않은 대다수의 사람들은 후원해줄 가능성이 있는 곳에 잠시 동안 체류하면서 광범위하게 여러 곳을 자유로이 떠돌아다녔다.

대부분의 민스트럴은 20세기의 많은 대중음악가들과는 달리 음악을 기록할 수 없었으므로 그들의 예술은 기억과 즉흥적인 것에 의한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그들의 음악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그러나 많은 봉급을 받았던 최고의 민스트럴들의 음악적 수준이(악보를 기록할 수 있었던) 성직자들이 작곡한 12, 13세기 대위곡들의 예처럼 세련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14, 15세기에는 유럽 전역의 도시에서 민스트럴 길드가 발달했다.

길드는 민스트럴들을 길드 내부에서 상호 다른 회원에게 적당한 훈련을 받도록 했고 떠돌이 음악가들로부터 그들을 보호했으며 일자리도 마련해주었다. 이렇게 하여 길드는 더욱 민스트럴들을 조직 내부로 결합시켰다. 15세기말 플랑드르의 도시법령은 민스트럴이 정기적으로 함께 연습하고 지정된 시간에 음악회를 열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 공연은 대부분 옥외나 커다란 모임에서 이루어졌으므로 자주 사용되었던 악기는 숌·파이프·트럼펫·드럼 등과 같이 소리가 큰 것들이었다.

이때부터 시작된 것 중 현존하는 몇 안 되는 기악곡들은 도시 길드 조합의 것이 아니라 귀족의 집에서 정착했던 음악가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들이다.

1419년 부르고뉴 공국의 군주로 필리프가 즉위했을 때 그의 궁정에 트럼펫 연주자 6명과 4명의 민스트럴, 1명의 하프 연주자가 포함되어 있었다. 후에 음악가들의 수가 늘어났다. 궁정 민스트럴들의 상대적인 안정성(한 사람이 때로는 34년 동안 한곳에 머무르기도 했음)은 그들 가운데 뛰어난 즉흥연주 능력을 가진 집단을 형성했다. 유럽의 많은 궁정에는 이와 비슷한 일단의 음악가들이 고용되었으며 그들 사이에는 상당한 교류가 있었다. 부르고뉴 궁정의 기록에 의하면 연회를 열지 못하는 사순절 동안 민스트럴에게 유럽의 여러 지역에 있는 민스트럴 학교를 방문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주어져 그들은 새로운 선율을 배우고 다른 곳의 동료들이 연주하는 방법들을 알 수 있었다고 한다.

15세기 후반에는 글자를 아는 평신도가 급격히 증가했을 뿐 아니라 음악의 표시법(주요표시법들은 오늘날에도 사용되고 있음)도 훨씬 더 단순해졌다.

16세기 취주악단의 악보에는 종종 교회음악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것은 글을 읽을 줄 아는 성직자 음악가들과 글을 못 읽는 민스트럴 사이의 구분이 없어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또한 작곡가들은 즉흥곡보다는 작곡법의 틀로서 대중무곡형식을 사용했다. 이제까지 있었던 독특한 양식의 민스트럴의 음악이 예술음악과 결합하게 되자 민스트럴이라는 직업은 점차 사라지게 되었다.

길드 조직과 도시악단, 떠돌이 음악가들이 계속해서 남아 있었지만 독립된 음악직업으로서의 민스트럴의 중요성은 16세기 이후에 사라졌다. 민스트럴은 마이스터징거·미네징거·트루바두르·트루베르와 같은 다른 중세 가수들과 관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