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정

무역협정

다른 표기 언어 trade agreement , 貿易協定 , ぼうえききょうてい

요약 국가간에 무역관계와 관련된 계약을 체결하는 협정.

무역협정은 두 국가간의 쌍방협정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고 여러 나라 사이의 다국간 협정으로 성립될 수도 있다.

대부분의 국가는 관세제도·비관세장벽·무역금지조치 등 여러 형태의 통제조치를 이용해 일방적으로 국가간 무역을 규제한다. 무역협정은 이와 같은 장애요인들을 줄이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서, 참가국간의 거래를 늘려 모두가 이익을 얻게 한다.

현대 경제체제 내에는 무수히 많은 이익집단의 연합이 존재한다. 뿐만 아니라 일방적 규제를 가하는 데 이용할 수 있는 장벽의 형태도 매우 다양하다.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무역장벽이 국가안전보장을 위한 정책수단으로 제기되거나, 외국문물의 영향으로부터 자국문화를 보호·격리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되는 등 비(非)경제적 요인들에 의해 무역장벽이 설치되기도 한다.

따라서 성공적인 무역협정은 매우 복잡한 양상을 보이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무역협정은 일반적으로 몇 가지 공통된 특성을 지니는데, 즉 '호혜주의(互惠主義) 원칙의 적용', '최혜국약관(最惠國約款) 규정', '비관세장벽 철페 및 내국민대우(內國民待遇) 원칙의 채택' 등으로 요약된다.

첫째, 호혜주의 원칙은 모든 협정의 필수요건이다.

만약 협정에 참여하는 국가들 모두가 그 협정을 통해 각자의 이익을 얻지 못한다면 협정안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일단 협정이 체결되었다면 계약 당사국들은 최소한 각자 잃은 부분 만큼은 이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국이 B국의 상품에 대해 무역장벽을 완화함으로써 B국의 생산자들과 A국의 소비자들이 이익을 보았다고 가정하자. 이럴 경우 A국은 그 대가로 B국에게 A국 생산자들에 대한 무역장벽을 축소할 것을 요구할 것이고 그 결과 A국 생산자들은 물론 대부분의 경우 B국 소비자들까지 이익을 얻게될 것이다.

둘째, 최혜국약관은 체약국(締約國)이 뒤이어 다른 나라에까지 선별적으로 장벽을 낮추는 행동을 취하지 못하도록 방지하는 보호조항이다. 예를 들어 A국이 B국과 상호 관세양허(關稅讓許)를 교환하면서 B국으로부터 들여오는 일부 수입품들에 대한 관세감면에 동의했다고 가정하자. 이때 A국은 동시에 C국과도 다른 내용의 관세양허를 교환함으로써, B국에 관세감면을 약속한 것과 같은 품목의 C국 상품에 대해 더 낮은 관세를 적용할 수도 있다.

이처럼 관세양허가 차별적으로 이루어진다면 C국은 보다 큰 폭으로 수출품 가격을 인하할 수 있다. 그럴 경우 A국의 소비자들은 C국 상품을 구입할 것이고 결국 B국은 관세양허를 통해 아무런 이익도 얻지 못하는 결과가 되고 만다. 최혜국지위(most-favoured-nation status)란 A국이 특정상품에 대한 현행관세 중 가장 낮은 세율을 최혜국지위에 있는 모든 거래당사국들에게 확대해서 적용해야 함을 뜻한다.

따라서 A국이 C국에 대해 보다 낮은 관세를 적용하기로 합의한다면 B국 역시 자동적으로 그 인하된 관세를 보장받게 되는 것이다. 셋째, 비관세장벽 철폐 및 내국민대우 조항도 반드시 필요하다. 왜냐하면 관세제도의 효과는 대부분 비관세 제한조치들을 통해서도 쉽게 재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비관세장벽으로는 '완전한 무역금지' 조치는 물론 차별규제, 선별적 물품세 또는 판매세, 특별한 '식품위생' 기준, 수량할당제, 수입에 대한 '자발적' 규제, 특별자격허가제 등이 이용된다.

오늘날 무역협정 체결국들은 비관세장벽의 목록을 만들어 그 어떤 형태의 거래도 허가하지 않는 방법보다는 교역상품도 유사한 품목의 국내 생산물들과 동등하게 취급해줄 것을 요구하는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때로는 최혜국대우나 내국민대우 등의 규제조항을 두지 않더라도 전체적인 다자간 협정이 개별적인 쌍무협정보다 쉽게 성립될 때가 있다. 그리고 한 나라에 양허관세를 적용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의 크기는 사실상 다른 모든 나라 혹은 많은 나라에 비슷한 양허를 줄 때 발생하는 손실의 크기와 거의 비슷하게 나타난다.

세계적인 관세 하락은 효율적인 생산을 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큰 이익을 안겨주기 때문에 대폭적으로 관세양허를 허가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있다. 오늘날 가장 성공적이고 중요한 다국간 무역협정은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이다. GATT에는 공산권 국가들을 제외한 전세계 무역국가 대부분이 회원국으로 가입되어 있으며 호혜주의, 최혜국대우, 비관세장벽 철폐, 내국민대우 등의 조항을 모두 담고 있다. 1948년 GATT 출범 이래로 세계 관세수준은 크게 인하되었으며 세계 무역은 어느 때보다도 빠른 속도로 팽창되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