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트

리트

다른 표기 언어 lied

요약 독일의 가곡 가운데 한 종류.
복수형은 lieder.

영국이나 프랑스에서도 사용되는 말이다.

최초의 리트는 12, 13세기에 나타나며, 궁정의 연애(Minne)를 노래한 시인이면서 가수인 미네징거(Minnesinger)의 작품이 효시를 이룬다. 현존하는 많은 미네리트(Minnelieder)는 남독일에서 비롯된 것이며 후대에 기록된 필사본에 기록되어 있다. 이들 노래는 시를 모델로 삼은 다양한 형식으로 되어 있다. 리트 자체는 다른 많은 형식들처럼 보통 2부분, 즉 서로 다른 가사로 반복되는 첫 악구(a)와 역시 다른 가사로 등장하는 둘째 악구(B)로 이루어지며, 결과적으로는 aaB로 표시된다.

이것은 많은 독일 작곡가들이 즐겨 사용했으며, 때로 다양한 방식으로 확대되어 사용되기도 했던 바어 형식이다.

단성에 의한 미네리트는 씩씩한 성격을 지녔고 작은 도약들이 풍부하다. 매력적인 선율 윤곽과 선법음계(장·단 체계가 나타날 때까지 중세·르네상스 시대의 특징을 이룬 선율 형태)를 사용한다. 이 시대의 악보에서는 리듬 음가가 정확하지 않았고, 따라서 미네리트의 리듬 해석은 논란의 여지가 많이 있다.

중요한 미네징거들로는 발터 폰 데어 포겔바이데, 탄호이저, 볼프람 폰 에셴바흐, 나이타르트 폰 로이엔탈 등을 들 수 있다. 이 가운데 처음 세사람은 리하르트 바그너의 오페라를 통해 오늘날에도 알려져 있다.

14세기에는 단성 리트가 쇠퇴하고, 2개 이상의 성악이나 기악 성부를 위한 다성 리트가 등장한다. 오스발트 폰 볼켄슈타인(1377~1455)의 2성 리트 〈연인이여, 깨어나세요 Wach auff myn Hort〉는 가장 유명한 다성 리트 가운데 하나이다.

15세기에는 다성 리트의 전성기였고 4성이 함께 노래하는 4성 리트도 많았다. 이러한 다성 곡들은 궁정 미네리트와는 달리 귀족들만이 즐긴 것이 아니라 학자·수도사 등 교양인들도 즐겼다. 주로 바어 형식과 낭만적인 가사가 지배적이었으며 통절 형식(악절의 반복이 없는 형식)의 선율은 보통 중성부(테너)에 나타나며, 테너 이외의 성부들은 악기들이 담당하기도 했다. 테너 선율은 친숙한 기존 선율인 경우가 흔했으며, 다성 리트를 위해 새로 작곡된 것은 아니었다. 성부간 관계에서는 프랑코-네덜란드 악파의 영향이 나타나(3성부가 통상적이었음) 짜임새에서 한 성부가 다른 성부의 선율을 부분적으로 모방할 수 있었고, 때로 수직화음적 짜임새가 나타나기도 했다.

3성부일 경우 순수 성악이든 성악과 기악이 같이 나오든간에 테너와 상성부(descant)는 화성적 통일성을 이루며, 반면에 제3의 성부(countertenor)는 나머지 두 성부 사이에서, 혹은 아래에서 가볍게 움직였다.

다성 리트는 16세기 중엽 루트비히 젠플과 동시대 작곡가들에 의해 절정에 달했다. 인쇄술이 발명되면서 종교 다성 리트는 몰락하고, 이러한 종교곡에다 가사만을 새롭게 바꿔 만든 대중적인 다성 리트가 발흥했고, 이제 리트는 프로테스탄트교의 전파에 중대한 수단이 되었다.

르네상스 말기(1580경)에는 짜임새가 화성적이고 악구 길이가 규칙적이며, 분절이 잘 되어 있고 상성부 선율의 가사 전달에 신경을 쓴 이탈리아 양식의 리트가 등장했다. 이것은 곧 마드리갈의 영향을 뜻했고, 이에 따라 옛 리트 전통은 한동안 쇠퇴하게 되었다.

19세기에 접어들면서 독일 작곡가들은 다시 리트 작곡에 관심을 기울였다.

18세기말과 19세기의 낭만주의는 시 장르에 커다란 추진력을 제공했으며, 그결과 괴테와 같은 대가의 시들이 리트 작곡가들에 의해 음악화되었다. 프란츠 슈베르트는 600곡 이상의 리트를 작곡했고 로베르트 슈만, 요하네스 브람스, 휴고 볼프 등이 19세기 최고의 리트 작곡가들이다. 리트에서 시는 평범한 수준의 것이 많았지만 낭만주의 작가들에게 시와 음악은 동등한 중요성을 지니고 있었다. 낭만적인 리트는 보통 솔로를 위한 것이었으며, 고도의 기교를 요구하는 피아노 반주를 사용했다.

슈베르트(Franz Peter Schubert)
슈베르트(Franz Peter Schubert)

낭만적 리트는 일차적으로 살롱 음악이었으며, 당시 오페라 아리아가 지닌 폭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보다 친숙하고 정서적으로 세련되어 있었다. 연작 리트(연가곡)도 흔히 작곡되는데, 모든 곡이 하나의 주제로 묶여 있지만 음악적으로는 커다란 발전을 보여주었다. 리트는 절의 구분없이 통절 형식으로 작곡되거나, 시의 각 절을 위해 같은 음악이 반복되는 이른바 유절 형식으로 작곡되기도 했다. 또한 편성면에서도 때로 대규모 관현악 반주에 의한 리트가 등장했으며, 연작 리트인 경우 소규모 현악기와 관악기를 위한 실내합주를 반주로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