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뮤얼 리처드슨

새뮤얼 리처드슨

다른 표기 언어 Samuel Richardson
요약 테이블
출생 1689. 8. 19, 잉글랜드 더비셔 더비 부근 맥워스에서 세례받음
사망 1761. 7. 4, 런던 부근 파슨스그린
국적 영국

요약 영국의 소설가.

서간체 기법을 도입해 소설의 극적 가능성들을 개척했다.

주요소설로 〈파멜라 Pamela:or, Virtue Rewarded〉(1740)와 〈클라리사 Clarissa:or, the History of a Young Lady〉(1747~48)가 있다. 리처드슨은 50세가 되어서야 〈파멜라〉를 발표했으므로, 그 이전의 50년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진 바가 없다. 그의 조상은 요먼(yeoman:자영농) 출신이었다. 아버지 새뮤얼과 외조부 스티븐 홀은 런던의 상인이었고, 아버지는 한번 상처한 뒤에 스티븐의 딸 엘리자베스와 재혼했다.

한동안 리처드슨 일가는 더비셔에 머물렀는데, 리처드슨은 이때 맥워스에서 태어난 듯하다. 그들은 리처드슨이 10세 되던 해에 런던에 다시 돌아왔다. 그의 말에 따르면 자신은 고작 초등학교 수준의 정규교육만을 받았다고 하지만, 이미 13세에 런던 부근에 사는 소녀들 사이에서 솜씨좋은 이야기꾼으로 통했고 그녀들에게 곧잘 연애편지를 써서 유명했다. 이 편지들에는 훗날 새뮤얼 존슨이 클라리사에 대해 "그녀는 항상 진실보다 더 좋아하는 것이 있다"라고 했던 작가의 부정적인 생각들이 분명하게 드러나 있다.

리처드슨은 런던의 인쇄업자 존 와일드의 도제가 되었다.

견습일이 끝나면 때때로 인쇄업자 리크 가족과 어울렸는데 1721년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면서 그의 인쇄소를 인수받았다. 스승의 딸 마사 와일드와 결혼했으나 그녀가 죽자 2년 뒤 바스에서 번창하던 서점 주인의 누이 엘리자베스 리크와 재혼했다. 그의 가정생활은 비극적이었다. 첫째 부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여섯 자녀 중 넷은 태어나던 해에 죽었고 나머지 아이들도 2, 3년을 넘기지 못했다. 2번째 결혼에서 낳은 자녀 중 딸 넷은 아버지보다 오래 살았지만 다른 두 아이는 유아기 때 죽었다. 자식들의 죽음과 그밖의 사별 경험 때문에 그는 말년에 신경증으로 시달렸다.

그러나 직업적으로는 열심히 일했고 그만큼의 성공도 거두었다.

그가 운영하던 출판사의 현저한 신장세와 더불어, 서적판매상들의 길드인 런던 서적출판업조합 회사에서의 지위도 회원·임원·책임자로 점차 올라갔다. 1730년대에 그의 출판사는 런던에서 3대업소의 하나로 손꼽혔으며, 더욱 번창해져 런던에서는 더 큰 집으로 이사했고 3곳의 별장 중 처음 것을 임차했다. 이곳에서 그는 그를 따르던 소녀들과 여러 친구들을 대접했는데, 이들 중에는 존슨 박사, 화가 윌리엄 호가스, 배우 콜리 시버와 데이비드 개릭, 유명한 〈밤의 명상 Night Thoughts〉을 비롯해서 많은 시의 출판을 의뢰한 에드워드 영, 하원 대변인으로 리처드슨이 정부 출판물과 나중에는 국회 출판물의 유리한 계약을 맺는 데 많은 도움을 준 아서 온슬로 등이 있다.

이 시기에 그는 자신이 '팜플렛 종류의 사소한 것들'이라고 불렀던 것을 편집하고 출판하면서 소소한 작품들을 쓰기 시작했다.

좀더 중요한 것으로는 시골 독자들을 위한 견본이 될 서간 문집을 쓰도록 부탁받았는데, 이 책은 〈중요한 경우를 위한 편지 견본 Familiar Letters on Important Occasions〉이라는 제목으로 유명해졌다. 때때로 그는 동일한 주제를 잇달아 다루었는데, 하녀로 일하는 딸로부터 주인이 범하려 한다는 소식을 듣고 쓴 아버지가 딸에게 보내는 편지에 이어 딸의 답장을 쓴 것이 그러한 예이다. 이것이 소설 〈파멜라〉의 시발점이 되었다.

순결을 지키고 그에 대한 보상으로 주인과 결혼하게 된 한 하녀의 실화에서 줄거리를 얻고 서한가의 방법을 빌어, 1739년 11월에 작품을 쓰기 시작했고 이듬해 〈파멜라〉를 발표했다.

파멜라의 여주인이 사망하자 아들 Mr. B는 파멜라를 유혹하기 위한 일련의 계략들을 꾸미지만 실패하자 그녀를 납치하여 겁탈하려 든다. 파멜라는 정조를 지키며, 소설 중반부에 이르러 Mr.B가 그녀에게 정식으로 청혼하게 된다. 후반부에서 리처드슨은 신분에 어울리지 않는 결합에 반대했던 사람들을 굴복하게 만든다.

이 소설은 매우 큰 인기를 끌었지만, 반대로 여주인공을 타산적인 말괄량이로 생각하거나 작가의 도덕성 자체를 의심하는 사람들의 혹평을 받기도 했다. 실제로 여주인공 파멜라는 순진하면서도 교활한 면을 동시에 갖고 있다. 어찌할 바 모르는 애처로운 15세의 소녀로 순결을 지키려 하면서도 사랑하게 된 주인과의 결합을 원하기 때문에 진퇴양난에 빠지게 된다. 리처드슨은 파멜라의 관점에서 소설을 썼으므로, 전통적으로는 유혹의 대상에 지나지 않는 하녀를 실제로 사랑한 데서 Mr. B의 문제가 비롯되었다는 사실은 별로 드러나지 않는다.

작가는 두 인물 간의 갈등을 너무 쉽게 해결해버리는데, 이는 아마도 직접 들었던 실화를 그대로 구성했기 때문일 것이다. 〈파멜라〉의 즉각적인 인기로 인해 가짜 속편이 나오자, 그는 〈신분이 높아진 파멜라 Pamela in her Exalted Condition〉(1742)를 펴냈으나 이 2권짜리 책은 그의 명성에 그다지 도움을 주지 못했다.

1744년경 리처드슨은 2번째 소설 〈클라리사〉의 초고를 완성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7권으로 출판하기까지는 3년이 더 걸렸다.

이 소설은 여주인공 클라리사 할로가 재산 때문에 그녀에게 애정없는 결혼을 강요하는 가족들의 위선적인 동기를 발견하는 데서 시작된다. 할로가(家)의 생활권 밖에 M(Lord M) 경의 조카이며 할로가를 업신여기는 낭만주의자 러블레이스가 등장한다. 절망적인 궁지에 빠진 클라리사는 자신의 가족 세계와 떨어져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를 과대평가하게 되고 러블레이스가 그녀를 보호하겠다고 하자 그와 함께 도망친다.

그녀는 러블레이스와 사랑에 빠진 것은 아니라 해도 그의 외모에 이끌리고 폭넓은 세계관에 감동받지만, 그가 자기 방식대로 그녀를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리처드슨은 러블레이스가 친구 벨포드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그가 실제로 정복하여 망쳐놓으려는 것은 그녀의 우월함임을 알려 준다. 클라리사와 그녀의 친구 안나 하우의 서신 교류를 통해 작가는 그 둘의 차이를 보여주는데, 안나는 결혼을 받아들이지 않는 그녀를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하지만 클라리사에게 있어 결혼이란 그녀로 하여금 가족에게 도전하게 했던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자신의 의식을 포기하는 것이다.

이 장편소설은 그녀가 할로가와 러블레이스 양쪽의 세계를 모두 떠나 천국의 아이로서 죽어가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주인공들의 친구들을 등장시키고 위험에 처한 여주인공에게 사회구조 내에서 적절한 자리를 찾아주기를 거부하는 등, 이 소설에서 리처드슨은 〈파멜라〉에서보다 놀라운 진전을 보여준다.

〈파멜라〉를 발표하고 여러 해가 지나면서 리처드슨은 교제의 범위가 넓어졌고, 헨리 필딩이 쓴 〈톰 존스 Tom Jones〉(1749)의 방탕한 주인공과는 대비되는 선량한 주인공이 요청되는 데 따른 응답으로 3번째 소설을 내놓았다.

필딩은 파멜라를 교활한 말괄량이로 생각한 사람들 중 하나로, 이는 희문(戱文) 〈샤멜라 앤드류스 부인의 일생에 대한 변호 An Apology for the life of Mrs. Shamela Andrews〉(1741)와 〈조지프 앤드류스 Joseph Andrews〉(1742)의 서두에 드러난다. 당시 필딩은 익명으로 출판된 〈파멜라〉의 작가가 콜리 시머라고 생각했고 〈클라리사〉에 대해서는 호평을 보냈으며 뒤에 리처드슨은 필딩의 여동생 세이러와 친구로 지내게 되었지만, '그 못된 팜플렛 샤멜라'의 저자를 결코 용서할 수 없었다.

〈찰스 그랜디슨 경의 내력 The History of Sir Charles Grandison〉에서는 덕망있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다. 영국 여인 해리엇 바이런과 이탈리아인 시뇨라 클레멘티나 사이에서 사랑의 갈등에 빠진 찰스 경은 아무리 선량한 마음씨를 지녔더라도 자신을 치유할 수도 구제할 수도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지 못한다. 그는 최후의 순간에 로마 가톨릭교도 클레멘티나가 엄격한 영국국교도인 자신의 청혼을 거절하는 덕분에 해리엇과 결합한다. 클레멘티나와 해리엇의 불안한 심정은 깊이있게 묘사되지만 찰스 경은 사회에서나 자신의 내면에서 제기되는 투쟁해야 할 많은 문제에 끝내 맞서지 않는 인물로 그려진다.

더구나 그의 고민은 파멜라와 클라리사의 고민 만큼 소설의 전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그는 18세기 후반 풍속소설을 예고하는 사회희극에서 한몫하게 될 다수의 인물들에 둘러싸여 있다.

리처드슨은 죽을 무렵 제자들을 갖게 되었다. 그들 중 몇몇 작가는 〈클라리사〉의 영향을 보여주는데 유럽에서 리처드슨에 대한 숭배열이 일었던 것도 이 작품 덕분으로 보인다. 그러나 영국에서 그의 추종자들의 경향을 결정한 것은 〈찰스 그랜디슨 경의 내력Grandison〉으로, 제인 오스틴은 그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상황과 대화 및 행동을 다 기억했다고 한다.

18세기말에는 영국에서나 국외에서 리처드슨의 명성이 떨어졌지만 20세기에 들어오면서 〈파멜라〉와 〈클라리사〉의 심리적 묘사에 대해 새로운 관심이 일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