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간체 소설

서간체 소설

다른 표기 언어 epistolary novel , 書簡體小說

요약 한 사람 또는 그 이상의 인물들이 쓴, 편지글 형식으로 이야기를 해나가는 소설.

서간체 소설(epistolary novel)
서간체 소설(epistolary novel)

서간체 소설의 기원은 한 하녀가 주인의 수차례에 걸친 유혹을 물리치고 끝내 승리한다는 새뮤얼 리처드슨의 소설 〈파멜라:보상받은 미덕 Pamela:or, Virtue Rewarded〉(1740)이다. 따라서 서간체 소설은 소설의 초기 형식들 중 하나이며, 그 이후 발전하여 19세기까지 매우 대중적인 소설 형식의 하나로 남았고, 주관적 관점에 의거한다는 면에서 현대 심리소설의 전조가 되었다.

편지 형식으로 된 소설의 장점은 인물의 생각과 감정을 작가의 개입 없이 상세하게 제시한다는 점과 연이어서 일어날 사건들의 윤곽을 극적인 직접성을 가지고 전달한다는 점이다. 또한 여러 가지 관점에서 사건을 제시함으로써 줄거리에 입체감과 진실성을 부여하기도 한다. 이 방법은 주로 감상소설의 매체였지만 감상소설에만 쓰인 것은 아니다.

서간체 형식으로 된 탁월한 작품 중에서 리처드슨의 〈클라리사 Clarissa〉(1748)는 비극적 강렬함을 지니고 있고, 토바이어스 스몰릿의 〈험프리 클링커 Humphry Clinker〉(1771)는 악한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희극이자 사회비평물이며, 패니 버니의 〈에블리나 Evelina〉(1778)는 풍속소설이다. 루소는 〈신(新)엘로이즈 La Nouvelle Héloïse〉(1761)에서 이 형식으로 결혼과 교육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전달했고, 괴테는 낭만주의적 절망에 대한 자신의 이야기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1774)에서 이 형식을 사용했다. 쇼데를로 드 라클로의 〈위험한 관계 Les Liaisons dangereuses〉(1782)는 예리하면서도 사실적인 심리소설이다.

이 형식이 갖고 있는 몇 가지 불리한 점들은 처음부터 명백했다. 하녀 파멜라의 놀랄 만한 문학적 재능과, 모든 사건에 대한 기록벽을 잔인할 정도로 희화화한 헨리 필딩의 소설 〈샤멜라 Shamela〉(1741)에서는, 여주인공을 유혹하려는 사람이 방으로 들어올 때조차, 침대에 누워 있던 여주인공이 "그가 들어오는 소리가 문에서 들린다"라고 급히 쓰고 있다고 묘사되었다. 1800년 이후로는 편지에 일기와 이야기를 결합시킨 소설이 여전히 흔하기는 했어도 서간체 형식은 인기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20세기의 서간체 소설은 종종 링 라드너의 소설 〈나는 신출내기 투수 You Know Me Al〉(1916)의 주인공인 얼빠진 프로 야구선수같이 반문맹자들의 언어적인 유머와 무심결에 드러나는 뜻밖의 성격을 살리기 위해 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