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잔 학파

로잔 학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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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1870년대 스위스 로잔 아카데미의 발라에 의해 성립되어 파레토 등에 의해 계승·발전된 근대 경제학파.

모든 경제현상을 '일반적 균형관계'로 파악한 이들은 수학적 방법을 사용해 그 상호관계를 엄밀히 규정하고자 시도함으로써 수리경제학파라 불리기도 했다.

일반균형이란 부분 또는 특수균형에 대립되는 개념으로서, 모든 경제요소들이 상호연관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로잔 학파는 각각의 경제현상이 서로가 원인이자 결과가 되는 일반적 균형관계에 있다고 파악해 다른 부문과의 연관관계를 고려하는 분석방법을 이용했다. 따라서 이들은 가격·가치를 설명함에 있어 고전학파의 투하노동설 또는 생산비설이나 오스트리아 학파의 효용원리 대신, 균형원리에 입각한 상호의존적 함수관계를 제시했다. 한편 이는 마셜의 부분균형이론과도 구별된다.

부분균형이론이란 '다른 모든 것은 일정하다'는 가정하에 특정 부문만을 따로 떼어 분석하는 방법인데, 이는 개별 부문의 특징적인 현상을 보다 단순하게 분석하는 데는 유용하지만, 다른 부문과의 상호 연관관계를 고려하지 않음으로 인해 포괄적인 효과를 감안하지 못하고 그릇된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모든 시장의 동시균형상태를 가정한 것이 로잔 학파의 일반균형이론이다. 그러나 이는 또 실제문제를 구체적·개별적으로 파악하는 마셜의 균형이론과는 달리 추상적·기계적 균형이론이어서 현실적 적용에 한계가 있다.

일반적으로 로잔 학파는 비슷한 시기에 성립된 오스트리아 학파, 케임브리지 학파 등과 함께 한계효용학파로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보다 세분하면 한계효용학파는 멩거를 시조로 한 오스트리아 학파만을 가리키는 표현이고 로잔 학파는 수리경제학파로 구분된다. 오스트리아 학파가 경제주체의 심리적 동기에 따른 경제행위로부터 출발하는 데 반해, 로잔 학파는 교환경제의 조건에 기초를 두고 경제 제량의 상호 관계를 엄밀하게 규명하고자 했다.

이들은 수학적 방식을 이용해 일반균형관계를 표현하고 정연한 논리에 따라 자연과학적으로 분석해, 정밀화된 이론으로 구체적 경제현상을 설명해 나갔다.

이 때문에 로잔 학파의 이론을 순수경제학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 학파의 시조인 발라는 수학 방정식을 이용한 순수경제학을 세웠을 뿐만 아니라, 이를 현실 경제에 적용하는 응용경제학을 발전시킨 공로도 인정받고 있다.

로잔 학파의 가장 큰 특징은 한계효용의 가측성을 부정한 데 있다.

즉 이들은 경제행위의 내면적 동기를 밝히기 위해 효용을 측정하고자 했던 오스트리아 학파와 달리, 표면에 나타난 행위를 통해 간접적인 방법으로 한계효용을 파악한다. 이러한 시도는 특히 발라가 충분히 다루지 못한 소비자선택의 이론을 전개한 파레토무차별곡선에 의해 가능하게 되었다. 무차별곡선에서는 곡선상의 어떤 결합도 선택에 있어서 차이가 없기 때문에 효용의 가측성을 논할 필요가 없고, 경험적으로 밝힐 수 있는 경제이론이 성립된다.

이처럼 파레토는 효용의 주관적·심리적 해석을 회피함으로써, 발라가 안고 있었던 윤리적 요소를 모두 제거하고 기계론적인 일반균형이론의 체계를 완성했다. 로잔 학파는 파레토 이후에도 많은 후계자를 배출했으며, 완전히 이 학파에 속하는 것은 아니지만 비크셀·슘페터·슬루츠키·힉스 등도 이들과 가까운 이론적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 많은 학자들이 발라가 제시한 체계의 계량화를 시도했는데, 가장 대표적인 레온티예프는 그의 일반균형이론을 실증적으로 응용해 투입산출분석의 발전에 크게 공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