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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중세의 시·음악 형식.

특히 12~13세기 북프랑스의 음유시인인 트루베르(trouvère)들과, 프로방스어를 쓴 남프랑스 음유시인인 트루바두르(troubadour)들이 즐겨 불렀다. 독일의 음유시인인 미네징거들이 부른 것은 '라이히'(Leich)라고 했다.

레는 4~8음절, 6~16행 이상의 행으로 이루어진 형식이 일정하지 않은 장시였다. 각 연에는 1~2개의 운(韻)이 들어 있고 가사는 동정녀 마리아 또는 귀부인을 찬양하거나 교훈적인 것이었다. 시인인 마리 드 프랑스(12세기말)의 레는 낭만적이고 마술적 주제를 운문으로 쓴 짧은 이야기지만, 음악적으로 볼 때는 레라고 할 수 없다.

음악 형식으로 볼 때, 레는 x aa bb cc……y라는 일정 형식에 의한 예배용 긴 성가인 속창(sequence)의 영향을 받았다. 반복되는 1쌍을 2중단가(double versicle)라고 하지만 3중·4중으로 반복되거나 반복되지 않는 행도 있고, 첫 행과 마지막 행이 반드시 반복되는 것은 아니다.

각 연마다 음악이 바뀐다. 이런 기본형식은 여러 방법으로 변화한다. 일련의 2중단가가 반복됨으로써 장시 구성에서 음악적 통일성을 유지했고, 2중단가 중 2번째 단가에서는 끝의 몇 음들이 변화했다. 첫째 단가의 끝부분을 우베르(ouvert:열림), 2번째 단가의 끝부분을 클로(clos:담힘)라고 불렀다. 또는 2번째 부분에서 선율이 바뀔 때도 있었다. 레의 짧은 변형이나 파생곡들 중에는 짧은 시에 붙인 aabb형식, abbc와 같은 짧은 2중단가 패턴을 사용한 유절식 노래 등이 있었다. 원래 레는 단선율 음악으로 화음이 없이 하나의 선율로만 되어 있었지만, 14세기 시인이며 작곡가인 기욤 마쇼는 그의 18편의 레 중 2편을 다성으로 편성했다(같은 음높이에서 모방을 시작하는 엄격한 3성부 카논 형식인 샤스로 썼음). 마쇼의 레는 전형적인 12연으로 되어 있고, 마지막 연은 첫째 연에서 선율과 시의 형식을 빌려왔으며, 각 연은 2중 혹은 4중 단가를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