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칼

라디칼

다른 표기 언어 radical 동의어 유리기, 遊離基

요약 화학에서 적어도 1개 이상의 홀전자를 포함한 분자.
자유 라디칼(free radical)이라고도 함.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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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안정한 라디칼
  2. 불안정한 라디칼
  3. 자유 라디칼의 자기적 성질들
라디칼(radical)
라디칼(radical)

대부분의 분자들은 짝수 개의 전자를 갖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분자 내에 원자들을 결합시키는 공유결합은 원자들이 전자쌍을 공유함으로써 결합을 형성한다. 대부분의 라디칼은 정상적인 전자쌍 결합이 쪼개짐으로써 생성된다. 결합이 끊어지면 모든 분자는 2개로 쪼개지며, 이들은 깨진 결합에서 생성된 1개의 홀전자와 그의 나머지 부분은 정상적인 전자쌍을 이루고 있는 원자들로 이루어져 있다.

자유 라디칼은 홀전자를 가지나 전기적으로는 중성이고, 홀전자를 가지므로 반응성이 커진다. 자유 라디칼은 서로 결합하거나 혹은 자유 전자를 가진 단원자와 결합하여 모든 전자들이 쌍을 이룬 정상 분자를 만든다. 또는 반응하지 않은 분자와 반응하여 자신은 전자쌍을 채우고, 새로운 자유 라디칼을 생성한다. 이러한 모든 반응에서 각각의 단일한 자유 라디칼은 홀전자로 인하여 다른 라디칼이나 홀전자를 가지는 원자들과 결합할 수 있다.

특별한 경우에, 각각 홀전자를 가지는 두 원자가 결합하여 이중 라디칼을 형성하며(전체적으로 전자의 수는 짝수임), 이들은 라디칼보다 2배의 결합능력이 있다. 어떤 자유 라디칼들은 독특한 구조를 가지기 때문에 안정하여 적당한 조건에서 일정 시간 동안 존재하지만 메틸라디칼(·CH3)이나 에틸라디칼(·C2H5)과 같은 대부분의 간단한 라디칼은 짧은 시간 동안에만 존재한다.

안정한 라디칼

1900년 모지스 곰버그는 최초로 비교적 안정한 자유 라디칼인 트리페닐메틸(구조1)을 발견했다.

이 화합물에서 중앙의 탄소는 4개 대신 3개의 치환기와 결합하고 있기 때문에 3가이며 비공유전자는 점(·)으로 표시된다. 트리페닐메틸 형태의 자유 라디칼은 단지 특정 유기용매에서만 안정하며, 공기·물·강산의 존재하에서 비가역적 반응에 의해 빠르게 파괴된다.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자유 라디칼들은 R2N-NR2와 같은 일반적인 구조를 갖는 방향족 히드라진의 질소-질소 결합 또는 R2N-RN-NR-NR2 형태의 방향족 테트라진의 가운데에 있는 질소-질소 결합이 깨져서 형성된다.

이런 방법으로 형성된 라디칼 1,1-디페닐-2-피크릴히드라질(구조2) 라디칼은 안정한 보라색 고체로 존재한다.

홀전자가 산소에 있는 유사한 자유 라디칼의 예가 또한 알려져 있는데 2,4,6-트리-삼차-부틸페녹시 라디칼(구조3)이 바로 그 예이다.

안정한 라디칼 이온의 또다른 형태인 금속 케틸은 벤조페논((C6H5)2C=O)과 같은 물질을 나트륨 금속으로 처리할 때 생성되는 유색물질((C6H5)2C-O-)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나트륨은 나프탈렌과 같은 복잡한 방향족 탄화수소와 반응하고, 진한 색깔을 띤 라디칼 이온을 생성한다. 상대적으로 안정한 유기 자유 라디칼의 마지막 부류는 NO기를 포함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산화디페닐질소((C6H5)2NO)는 디페닐히드록실아민((C6H5)2NOH)을 산화시켜 만든다.

안정한 자유 라디칼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특정한 구조적인 형태가 요구된다. 특히 중요한 하나의 조건은 세미퀴논 라디칼 이온(구조4)에서처럼 위쪽의 산소원자는 음전하를 가지고 있고, 아래의 산소는 홀전자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음전하와 홀전자의 이러한 위치는 임의로 주어진 것이지만 음전하와 홀전자의 위치를 바꾸어도 역시 같은 구조를 나타낸다. 그 경우 분자 내에 존재하는 실제 평균 전자분포는 위에서 설명한 두 구조의 어떤 것도 아니고, 그들 중의 중간으로 믿어진다.

이런 현상을 비편재화(非偏在化) 혹은 공명이라고 한다. 양자역학에 의하면 공명은 이 경우에 있어서 물질의 안정성을 높여주며, 물질이 존재할 확률을 높인다. 같은 이유로 앞서 언급한 다른 자유 라디칼의 안정화를 설명할 수 있다(→ 공명이론).

불안정한 라디칼

메틸라디칼(·CH3)과 같은 간단한 자유 라디칼도 또한 존재하며, 많은 화학반응에서 일시적인 중간체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메틸라디칼의 존재는 1929년 프리드리히 A. 파네트와 W. 호페디츠가 다음과 같은 실험을 통해 최초로 입증했다. 수소기체(H2)와 혼합된 사메틸납(Pb(CH3)4)의 증기를 섞은 혼합물을 낮은 압력하에서 실리카 관에 통과시킨다.

관의 한쪽 부분을 약 800℃로 가열하면 사메틸납이 분해되고 금속성 납거울이 관의 내부 표면에 형성된다. 분해에 의해 생긴 기체생성물은 관에서 멀리 떨어진 찬 부분에서 형성된 2번째 납거울을 사라지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알려진 안정한 분해생성물 중 어떤 것도 납거울을 이와 같이 녹일 수 없음이 밝혀졌고, 따라서 높은 온도에서 분해되어 생성된 메틸라디칼이 사메틸납을 다시 만들기 위해 찬 거울에서 납과 반응한다고 추론할 수 있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틸라디칼은 반응성이 크고, 일시적으로 존재하며, 납 외에 다른 금속과 반응할 뿐만 아니라 빠르고 자발적으로 이합체(二合體) 반응을 하여 에탄(H3C-CH3)을 만든다.

기체상태에서 반응성이 큰 자유라디칼을 만드는 기술은 일련의 연구를 통해 크게 확장되었다.

에틸(·C2H5), 프로필(·C3H7), 히드록시(·OH)라디칼과 같이 불안정한 여러 가지 라디칼은 다음의 몇 가지 방법을 통해 얻어진다.

① 다양한 유기 및 무기물질의 광화학적 분해, ② 소듐 증기와 할로겐화알킬과의 반응, ③ 낮은 압력에서 기체의 전기방전 등이 있다.

또한 이원자 분자의 해리에 의해 생긴 원자들(가령 염소분자의 해리에 의해 생긴 염소 원자(·Cl))을 얻을 수 있고, 이들은 일시적으로 존재하는 성질이 있다. 여러 가지의 불안정한 자유 라디칼의 존재는 이들의 반응에 의하여 일반적으로 증명된다. 따라서 사에틸납으로부터 형성된 에틸라디칼은 아연과 안티모니 거울을 녹인다. 따라서 아연과 안티모니의 에틸 유도체(Zn(C2H5)2)와 Sb(C2H5)3)가 분리되었고, 화학적으로 확인되었다.

몇몇 경우에 불안정한 라디칼은 또한 분광학적으로 확인된다. 여기서는 섬광분해법(閃光分解法 : 순간적으로 고농도의 자유 라디칼을 생산하기 위하여 강한 단일섬광을 사용하는 방법)이 중요한 기술로 이용된다.

일시적이고 불안정한 라디칼들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용액 속에서 만들 수 있다. 대표적으로 유기 과산화물과 같은 많은 분자들은 약한 화학결합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용액을 약간만 가열해도 자유 라디칼로 비가역적으로 분해된다. 예를 들면 과산화디아세틸은 많은 부분이 이산화탄소(CO2)와 메틸라디칼로 분해된다.

이들은 유기용매를 빨리 공격하여 보통 수소를 빼내어 다른 생성물과 함께 메테인(CH4)을 생성한다.

많은 유기물질 용액에 자외선을 조사(照射)하면 화학결합을 파괴할 수 있는 충분한 에너지를 흡수하여 자유 라디칼을 생성한다. 실제로 대부분의 광화학적인 과정은 자유 라디칼 중간체를 동반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용액(또는 기체)이 고에너지 방사선에 노출될 때 일어나는 화학변화들은 자유 라디칼이 일시적으로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 검출하기에는 일반적으로 그 농도가 매우 작지만, 고온에서의 반응(연소와 탄화수소의 열분해 등)과 많은 광화학적인 과정에서 그리고 유기화학의 많은 다른 중요한 반응에서 자유 라디칼은 일시적인 중간체로 존재한다고 여겨진다.

자유 라디칼 반응은 특히 중요하다. 메테인(CH4)과 염소(Cl2)를 반응시키면 염산(HCl)과 클로로메테인(CH3Cl)이 생성된다. 이 반응은 빛에 의하여 현저하게 가속화되는데, 다음 과정들을 포함한다.

염소원자들은 ①에서 생성되고 ④에서 소멸되는 반면 실제 얻는 생성물은 ②와 ③으로부터 생성된다.

②에서 소비된 염소원자들이 ③에서 다시 생성되기 때문에 단원자 염소가 많은 클로로메테인 분자를 생성할 수 있다. 중간체가 계속해서 다시 생성되는 이런 반응은 연쇄반응으로 알려졌으며, 이 반응의 연구는 화학반응속도론의 중요한 분야를 차지한다. 일시적으로 자유 라디칼을 동반하는 유사한 연쇄반응은 많은 다른 유기분자의 할로겐화 반응과 플라스틱과 합성고무를 만들 때 적용되는 많은 중합반응들 그리고 많은 유기분자와 산소분자(O2)와의 반응에서도 나타난다.

자유 라디칼의 자기적 성질들

자유 라디칼의 자기적 성질들은 그들의 검출과 연구에 중요한 수단을 제공한다. 쌍을 이룬 전자가 짝수 개 있는 분자는 반자성이므로 자석에 대해 약간 반발한다. 그러나 자유 라디칼은 홀전자의 스핀 때문에 상자성(常磁性 : 자석에 끌림)을 띠며, 나머지 짝을 이룬 전자 스핀들은 서로 효과적으로 상쇄된다.

가장 많이 연구되는 물질의 자기적 성질은 불균일한 자기장에서 물질의 반응을 나타내는 자화율(磁化率)이며, 물질의 상자성의 정도는 자기 쌍극자 모멘트로 나타내진다. 전자 하나를 갖는 모든 자유 라디칼들은 동일한 크기의 쌍극자 모멘트를 갖고 있으므로(1.73보어 마그네톤) 농도를 알고 있는 용액이나 고체상태에서의 자유 라디칼의 쌍극자 모멘트는 실험적으로 확인될 수 있다. 자화율 측정은 자유 라디칼을 가지고 실험적으로 확인되었다. 자화율 측정은 자유 라디칼의 존재와, 라디칼과 그들의 이합체 혹은 불균등화 반응의 생성물 사이의 평형 위치를 측정하는 데 이용할 수 있다. 이중 라디칼은 전자를 갖고 있지만 2개의 홀전자를 가지고 있으므로 상자성을 띤다. 산소분자(O2)는 이런 종류의 가장 간단한 예이다. 전자상자성 공명분광법을 사용하면 자유 라디칼을 검출 및 연구할 수 있다. 양자역학에 따르면 자유 라디칼의 홀전자의 스핀은 자기장 내에서 오직 2가지 방향으로 존재할 수 있는데 자기장과 같은 방향이거나 반대 방향을 갖는다. 이들 두 방향은 에너지면에서 약간 차이가 있으며, 그 차는 자기장의 세기에 비례하는데 대부분의 전자는 낮은 에너지 방향을 갖는다. 자유 라디칼을 포함한 시료를 자기장 내에 놓고, 전자기파(매우 짧은 라디오파 영역)를 조사하면 낮은 에너지 방향을 갖는 분자는 홀수 개의 전자를 더 높은 에너지 상태로 전이시킬 수 있는 에너지에 해당하는 주파수의 전자기파를 흡수한다. 이 현상은 가장 간단한 경우에 상자성 공명흡수 스펙트럼에서 일어나며, 1개의 예리한 흡수선이 나타난다. 이 기술은 민감하여서, 10-7 정도의 미량의 자유 라디칼도 검출할 수 있다. 많은 유기 라디칼들의 반응에서, 홀수 개의 전자와 분자 내에 다른 원자의 핵자기 모멘트(대부분 수소핵)의 상호작용은 에너지 준위를 더욱 복잡하게 하고, 일련의 선들로 이루어진 흡수스펙트럼을 만든다. 스펙트럼의 특성은 개개의 자유 라디칼을 확인할 수 있게 하고, 그들의 전자구조에 대한 정보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