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명이론

공명이론

다른 표기 언어 theory of resonance , 共鳴理論

요약 어떤 분자의 실제 정상상태가 단일 원자가결합(原子價結合) 구조가 아니라 몇 개의 구조들이 혼합된 상태라고 설명하는 이론.

이때 이 분자는 원자가결합 구조들 사이에 공명하고 있다고 하거나 공명혼성(共鳴混成)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공명혼성체의 에너지는 개개의 구조가 가지는 에너지보다 작은데, 이때 이 분자는 공명안정화되었다고 한다. 개개 구조의 에너지와 공명혼성체의 에너지 차이를 공명 에너지라 한다.

공명이론을 적용시킨 대표적인 예는 벤젠 구조를 공식화한 것이다. 벤젠은 6개의 탄소원자가 6각형 고리를 이루고 있는데, 이 구조는 1865년 독일의 화학자 F.A.케쿨레가 처음으로 내놓았다. 탄소의 원자가(原子價)가 4라는 사실과 모순되지 않게 하기 위해 그는 벤젠 고리 내에 단일결합과 2중결합이 번갈아 나타난다고 제안했고, 1872년에는 벤젠의 이성질체(異性質體)가 발견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설명하기 위해 벤젠의 2가지 구조가 서로 진동한다는 설을 발표했다.

이는 벤젠 분자 내의 탄소원자 사이에 단일 혹은 2중결합의 성질을 분명하게 가지는 결합이 없기 때문이다.

1920년 이후 몇몇 과학자들이 분자의 실제 상태는 몇 가지 서로 다른 원자가결합 구조들간의 중간체(中間體)일 것이라는 학설을 내놓았다. 1931년 미국의 화학자 라이너스 폴링은 분자의 정상상태를 2개의 케쿨레 구조와 다음 3가지 구조의 혼성된 형태로 나타낼 수 있다는 가설을 내놓음으로써 벤젠 구조를 보다 명확히 설명했다.

분자의 실제 배열은 개개 구조의 배열을 적당하게 평균한 것이다.

벤젠 고리에 있는 6개의 탄소-탄소 결합은 공명구조 때문에 그 길이가 같고, 이는 실험적으로 측정한 값과 같다. 더구나 양자역학적(量子力學的)으로 공명구조의 에너지를 계산하면 예상한 것과 같이 각 구조가 가진 에너지보다 작게 나왔다.

공명 개념은 많은 핵을 가진 방향족(芳香族) 탄화수소, 비페닐이나 부타디엔과 같이 2중결합을 여러 개 가지고 있는 분자들, 자유 라디칼(free radical) 그리고 단일결합·2중결합·3중결합 등 단일구조로 이루어져 있는지 확실하게 말할 수 없는 분자들(예를 들어 일산화탄소나 산소)의 구조를 설명하는 데 이용된다. 어떤 분자가 어떤 공명구조를 가질 수 있는지를 알아내는 데는 몇 가지 일반규칙이 있다. 즉 각 구조들은 비슷한 에너지 준위(準位)에 있어야 하고, 원자들은 모든 구조 내에서 거의 똑같은 방식으로 배열되어 있어야 하며, 모든 구조의 짝짓지 않은 전자의 수가 같아야 한다.

공명이론은 양자역학의 기본원칙에 바탕을 두고 있다. 즉 계(系)의 고정상태를 나타내는 파동함수는 그 계에 대한 여러 가지 가상구조에 해당하는 파동함수의 가중된 합으로 나타낼 수 있고, 이 함수들을 적절히 조합하면 그 합은 그 계의 최소 에너지 값이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