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

자는 숙달(叔達). 이름은 원(元)으로 쓰기도 한다.

종릉(鍾陵 : 지금의 장시 성[江西省] 진셴[進賢]의 서북쪽) 사람이다. 남당 이중주(李中主) 때 북원부사(北苑副使)를 지냈기 때문에 동북원(董北苑)이라고도 한다. 여러 종류의 그림에 능한 화가로 산수·용·호랑이·소·사녀화 등을 잘 그렸는데 특히 산수화를 가장 잘 그렸다. 산수화에는 수묵과 청록(靑綠)의 2가지 체(體)가 있었는데, 그중에서 수묵산수화 방면에 뛰어나 후세에 미친 영향이 매우 크다. 그의 그림은 구도가 여유롭고 묵법(墨法)이 정묘(精妙)한데 특히 양쯔 강[揚子江] 이남의 풍경이 기후와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을 잘 표현해냈다. 미불(米芾)은 동원에 대해 다음과 같이 높이 평가했다. "평담(平淡)하고 천진(天眞)한 것이 많아서 당(唐)에도 이러한 품격은 없어 필굉(畢宏)의 위에 있으며, 근세의 신품(神品)으로도 격이 높기가 더불어 비교할 만한 것이 없다. 산봉우리들이 들고 나며 구름과 안개가 끼고 걷히는 데 교묘한 뜻을 꾸미지 않아 모두 천진함을 얻었다." 현존하는 〈소상도 瀟湘圖〉·〈하산도 夏山圖〉·〈하경산구대도도 夏景山口待渡圖〉·〈용숙교민도 龍宿郊民圖〉 등의 작품은 모두 이같은 경지의 사실감과 놀라운 예술적 감응력을 담고 있다. 지금은 전해지지 않는 〈낙조도 落照圖〉에 이르러서는 광선 표현을 중시했다. '붓놀림을 아주 바삐 하여 가까운 곳은 사물을 뚜렷이 분간해 놓지 않고 먼 곳의 경치는 선명히 하는' 산수화법은 고개지(顧愷之)의 화풍을 발전시킨 것이며, 서양 산수화의 표현방법에 가까워 중국 회화사상 매우 드문 작품이다. 동원의 제자 거연(巨然)도 이러한 화법에 뛰어나 회화사에서 '동거'(董巨)라고 병칭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