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

그의 우유부단한 지도력은 미국독립전쟁(1775~83)에서 영국이 아메리카 식민지를 잃는 주요인이 되었다. 토리당원 귀족이던 길퍼드 백작 1세의 아들로 태어나 이튼 칼리지와 옥스퍼드대학교의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공부했다.

아버지가 고위관리로 일하는 밴버리에서 22세에 하원의원으로 선출된 뒤 40년 가까이 그곳을 대표하는 의원으로 있었다. 1759년 총리 뉴캐슬 공작에 의해 국가 재무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되었고 뉴캐슬의 후임총리 뷰트 백작과, 뷰트의 뒤를 이어 총리가 된 조지 그렌빌 밑에서 1765년까지 그 자리에 있었다. 1766년 로킹엄 후작의 제1차 내각이 무너지고 이어 그래프턴 공작이 총리가 되자 노스는 추밀원 의원 및 재무부 경리국장이 되었으며, 1767년 9월 찰스 타운센드 사후 그의 뒤를 이어서 재무장관이 되었다.

1770년 2월 그래프턴의 뒤를 이어 총리가 된 그는 영국 역사상 가장 파란만장했던 시기에 12년 동안 계속 총리 자리에 있었다. 마침내 뉴캐슬·로킹엄 등의 휘그당 세력을 누른 조지 3세는 노스를 자신의 마음에 맞는 충실한 토리당원으로 평가하고 총리로 임명했으나, 노스는 의회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인기도 있고 논쟁에도 능숙했지만 때로는 자신이 계획하거나 승인하지도 않은 정책을 지지해야만 했는데, 이는 연설에 능한 정적 에드먼드 버크와 찰스 제임스 폭스가 버티고 있는 하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평화시에는 국가재정을 순조롭게 관리했지만 근본적인 재정개혁을 꾀할 만한 주도권을 갖지 못했다. 그의 임기중 가장 중대한 사건은 미국 독립혁명과 관련된 것이었다. 그 자신이 혁명이 일어난 직접적인 요인이 되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가 총리가 되면서 취한 첫번째 조치 가운데 하나는 차(茶)에 대한 세금을 식민지에 계속 부과한 것이었고, 그의 내각은 보스턴 차 사건에 대해 1774년 '탄압법'(Coercive Acts)으로 대응했다. 식민지의 저항력을 과소평가한 그는 강경책과 회유책을 모두 썼다. 마지못해 전쟁을 시작했으나 전세가 역전되자 쉽게 낙담했다.

1777년 이후 그가 이길 수도 없고 현명하지도 못하다고 생각하는 전쟁을 지지하고 나선 것은 조지 3세가 통치권을 로킹엄이 이끄는 휘그당에게 내맡겨서는 안 된다고 그에게 계속 부탁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요크타운에서 콘월리스가 항복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하원에서 공격받을 것이 분명해지자 1782년 3월 사임할 뜻을 보였다. 국왕을 도운 대가로 이미 자신은 영예를 얻었고 친척들도 명예직에 앉았지만, 조지 3세에게는 매우 불쾌하게도 그는 1783년 4월 저명한 휘그당원 폭스와 제휴했으며, 이름뿐인 총리 포틀랜드 공작 아래에서 국무장관으로 폭스와 함께 일했다.

1783년 폭스의 '인도법안'(India bill) 때문에 그들은 권좌에서 밀려났다. 노스는 3년간 폭스와 함께 야당으로 활약하다가 시력이 나빠지면서 정계에서 물러났고 1790년 아버지가 죽자 길퍼드 백작을 계승했다. 1967년 앨런 밸런타인이 쓴 전기 〈노스 경 Lord North〉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