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비우스

리비우스 안드로니쿠스와 엔니우스 사이에 활약했다. 로마의 역사·전설상의 인물들과 사건들을 소재로 한 역사극(fabulae praetextae)의 창시자이다.

역사극으로 〈로물루스 Romulus〉와 〈클라스티디움 Clastidium〉이 알려져 있는데, 〈클라스티디움〉은 BC 222년의 마르쿠스 클라우디우스 마르켈루스의 승리를 축하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BC 208년에 그의 장례식에서 공연된 것으로 추정된다.

30년간 리비우스와 경쟁을 벌인 나이비우스는 6편의 비극과 30편이 넘는 희극을 썼는데, 대부분 제목만 전해진다. 몇 작품은 그리스극을 번역한 것인데, 이를 각색해 라틴의 〈파불라 팔리아타 fabula palliata〉(이 제목은 그리스 망토의 일종인 palium에서 유래)를 만들었다(→ 파불라팔리아타). 이 연극들에서 그는 처음으로 노래와 레치타티보(recitativo 서창)를 도입하고 그리스 극의 기본요소를 살리면서 운율에 다양한 변화를 주었다. 또한 로마인의 일상생활과 정치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작품에 담았으며 그 때문에 감금·추방되기도 했다.

희극작품에는 대부분 틀에 박힌 인물과 줄거리가 나오며 극작가 플라우투스가 즐겨쓰는 능숙하고 화려한 언어를 구사했다. 가장 유명한 희곡에 속하는 〈타렌틸라 Tarentilla〉에서는 로마 하류층의 생활과 음모, 애정관계를 생생하게 묘사하여 플라우투스풍 연극의 선구적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다.

〈포에니 전쟁 Bellum Poenicum〉에서는 자신의 전쟁경험과 로마 구전에 바탕을 두고 제1차 포에니 전쟁(BC 264~261)의 사건들을 기록했다. 이 작품은 이야기의 범위가 넓고 어법이 힘차다는 점에서 서사시로 볼 수 있고 리비우스의 〈오두시아 Odusia〉에 비해 훨씬 뛰어나며, 엔니우스의 〈아날레스 Annales〉와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 Aeneid〉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