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선

더 자세히는 19세기에 하천, 특히 미국의 미시시피 강과 그 주요 지류들에서 널리 사용되었던 흘수가 얕은 외륜기선을 말한다.

기선의 개발은 1787년 존 피치의 성공적인 시도에 의해 미국에서 시작되었고, 그뒤 풀턴이 경제성에 대한 실험을 했다. 1811년 비로소 펜실베이니아의 피츠버그에서 풀턴과 리빙스턴이 만든 '뉴올리언스호'가 미시시피 강 하류를 횡단하게 되었다. 두 사람은 1812년부터 뉴올리언스 당국과 독점계약을 맺고 뉴올리언스와 미시시피의 나체스 사이를 정기운항했으며, 배의 속력은 하류로 내려갈 때 약 12.8㎞/h, 상류로 올라갈 때는 4.8㎞/h 정도였다.

1816년 루이지애나 슈리브포트의 헨리 밀러 슈리브에 의해 기선 '워싱턴호'의 진수라는 역사적인 사건이 있었고, 얼마 되지 않아 그 배는 뉴올리언스와 켄터키의 루이빌 사이를 25일 만에 운항했다. 슈리브는 풀턴과 리빙스턴의 기선 독점운항권을 깨뜨렸다. 그러나 상류로 운항하기 위해 고압의 증기기관을 이용했고, 거룻배처럼 흘수가 얕은 이 선체에 증기기관을 수선(즉, 수면)보다 높게 장치하여 수심이 얕은 강에서도 잘 다닐 수 있도록 '워싱턴호'를 더욱 개선시켜서 '미시시피 강 운항의 아버지'라는 칭호를 얻었다. 선체의 위쪽에 제2갑판을 추가로 설치했고, 이러한 형태는 나중에 출현한 모든 미시시피 강 기선의 원형이 되었다.

1814년까지만 해도 뉴올리언스에는 기선이 20척 정도밖에 운항되지 않았으나, 그뒤 20년 동안 약 1,200척으로 늘어나서 이때부터 1870년까지 미국의 중부지역에서 경제·농업·상업에 보다 중요한 역할을 했다. 승객과 더불어 목화와 설탕을 주로 운반했다.

대부분의 대형기선은 화려한 호텔 로비처럼 값진 양탄자, 유화, 샹들리에로 꾸며진 라운지와 객실 등 호화로운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많은 기선에는 유명한 요리사와 관현악단 그리고 선실에 있는 승객을 위한 많은 승무원들이 있었다. 기선의 조타수는 안전 운항을 위해 그 긴 항로의 장애물이 있을 만한 곳과 물의 깊이를 기억하고 있거나 정교하게 측정해야 했다.

기선의 평균 수명은 4~5년 정도로 짧은데, 이는 배가 약하게 만들어졌거나 유지가 허술하기 때문이며, 유목이나 다른 장애물과 충돌하여 가라앉기도 하고, 보일러가 폭발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러 해가 지나는 동안 배의 속력은 증가하여 1816년 뉴올리언스에서 루이빌까지 25일 걸리던 것이 1853년에는 4.5일로 단축되었다. 두 기선의 선장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경쟁이 발생하여 1810~50년에 기선사고로 약 4,000명 정도가 사망했다. 기선운항은 남북전쟁으로 잠시 중단되었다가 전쟁이 끝난 뒤에 다시 활발해졌다. 그러나 1870년대에 이르러 철도수송이 더 효율적으로 사용됨에 따라 점차 거의 모든 기선이 강에서 사라졌다.

미시시피 강의 기선이 나오는 많은 문학 작품들 가운데 마크 트웨인의 〈미시시피 강의 생활 Life on the Mississippi〉은 자신의 어린시절에 대한 추억을 담은 유명한 고전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