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양민속박물관 ・ 구정아트센터

온양민속박물관 ・ 구정아트센터

일상생활 도구가 예술이 되는

요약 테이블
위치 충청남도 아산시 충무로 123
휴관일 매주 월요일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정상 개관)
이용 시간 09:30~17:30 (매표 마감 16:30)

예술을 꼭 특별한 것에서만 찾을 필요는 없다. 온양민속박물관은 거대한 조각이나 그림만이 예술이 아니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과거에 우리가 사용했던 생활도구들이 전시된 것을 보면 색다른 느낌이 든다. 아이들은 전시를 관람하고 직접 도구를 만들어보면서 내가 만든 생활 도구가 자연스럽게 예술과 잇닿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목차

접기
  1. 온천 여행과 예술 여행을 한번에
  2. 일상의 도구와 행위에서 발견한 예술
  3. 내 손으로 만드는 생활 민속품
  4. 아산의 흙과 돌로 지은 거북선 미술관
  5. 함께 가보면 좋아요
    1. 장영실과학관
    2. 아산 온천 ・ 역사 여행

온천 여행과 예술 여행을 한번에

온양민속박물관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문을 연 사립민속박물관으로, 계몽사 대표 고(故)김원대 씨가 1978년에 설립했다. 역사가 30년이 훌쩍 넘었다.

온양민속박물관 전경
온양민속박물관 전경

이곳은 민속 문화와 예술에 관한 방대한 전시물도 훌륭하지만, 6만 4800m2의 너른 야외 전시장 또한 매혹적이다. 날이 따뜻해지면 건물이 그윽한 신록에 안긴다. 박물관 안에는 구정아트센터도 있다. 재일 한국인 건축가 이타미 준이 1982년 우리나라에 최초로 지은 건물이다. 그가 지금처럼 유명해지기 전의 일이다. 그는 이순신의 고향 아산을 상징하는 거북선을 구정아트센터 건물 모양으로 형상화했다. 흥미로운 건물 모양을 보고 아이가 고개를 갸웃거릴 때 이순신 얘기를 들려주면 좋겠다.

  • 온양민속박물관 야외 전시장 1
  • 구정아트센터 2
    • 1온양민속박물관 야외 전시장
    • 2구정아트센터

한 번쯤 욕심내서 온양에 가볼 만한 이유는 또 있다. 무엇보다 접근성이 좋다. 온양민속박물관은 온양온천역에서 멀지 않다. 온양온천역은 기차와 전철이 모두 선다. 온양민속박물관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여행하기에 알맞은 곳이다. 아이와 함께 기차로 떠나는 하루 코스의 예술과 온천 여행으로 제격이다.

일상의 도구와 행위에서 발견한 예술

온양민속박물관은 온양온천역을 출발해 박물관 사거리를 지나 왼쪽에 있다. 한옥 대문이 '민속'을 주제로 하는 박물관임을 잘 보여준다. 민속은 민간 생활과 결부된 신앙, 습관, 풍속, 전설, 기술, 전승 문화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민속이나 전통이라는 개념은 자칫 무겁고 고리타분하게 느껴지기 쉽다. 그러나 민속은 우리 일상생활 도구에 모두 녹아있다. 온양민속박물관은 도구에 깃든 생활 예술을 확인하기에 적합하다.

온양민속박물관 입구
온양민속박물관 입구

온양민속박물관의 전시실은 실내와 실외 공간으로 나뉜다. 실내 공간은 본관의 4개 전시실이다. 1층과 2층 공간을 순환하듯 차례로 돌아본다. 제1전시실은 '삶', 제2전시실은 '한국인의 일터', 제3전시실은 '한국문화와 제도'가 전시 주제다. 일상생활에 쓰던 물건들도 시간이 흘러 전시실 안에 있으니 호기심의 대상이고 하나의 작품이 된다. 예를 들면 옛날 식탁에 해당하는 교자상이나 상을 덮는 밥상보를 크기나 생김새에 따라 여럿 나열해 비교하니 목공예품이고 자수공예품이 된다. 색감이나 모양이 새롭게 다가온다. 자물쇠나 열쇠 또한 금속공예의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 제1전시실, '삶' 1
  • 제2전시실, '한국인의 일터' 2
  • 제3전시실, '한국문화와 제도' 3
    • 1제1전시실, '삶'
    • 2제2전시실, '한국인의 일터'
    • 3제3전시실, '한국문화와 제도'

그런 의미에서 기획전시 형태로 소장품을 선보이는 제4전시실을 주목해볼 만하다. 기획전시는 1년에 한 두 차례 주제를 정해 구성한다. 2014년에는 '부엌 Kitchen 삶의 지혜를 담다'전이, 2013년에는 '작은 쓸모 함, 상자, 집'전이 열렸다. 주거 공간이나 물건의 용도를 주제로 작품을 보여주니 생활에 녹아든 예술의 아름다움이 세세하게 들여다보인다. 아이들이 쉽게 지나쳤던 생활의 위트나 예술성을 발견하기 좋다. 일상의 소소한 행위와 도구가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사실만 느꼈어도 큰 성과다.

내 손으로 만드는 생활 민속품

온양민속박물관의 감흥을 조금 더 또렷하게 간직하고 싶다면 교육 체험 프로그램을 이용해보자. 박물관 1층 오른쪽에는 별도의 체험실이 있다. 이곳에서는 주로 생활 공예품을 만드는 체험이 이뤄진다. '머리쓰개 만들기', '물고기 한지 등 만들기', '지승 도시락 만들기', '전통 팽이 만들기', '복주머니 만들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있다.

내용은 시기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데 대체로 민속품을 만들어본다. 동그란 모양의 틀에 여러 가지 색종이로 물고기의 비늘을 붙여 등을 만들거나, 색종이를 갓 모양으로 오린 후 색연필로 그림을 그려 넣어 머리쓰개를 만든다. 과정이 어렵지 않고 재미있으며 각자의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 또한 아이들은 물고기 한지 등이나 복주머니를 직접 만들어 자기 방에 두고 사용하기도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예술과 생활이 자연스럽게 잇닿는 경험을 한다.

  • 지승 도시락 만들기 1
  • 물고기 한지 등 만들기 2
  • 머리쓰개 만들기 3
    • 1지승 도시락 만들기
    • 2물고기 한지 등 만들기
    • 3머리쓰개 만들기

실내 전시 관람과 체험 프로그램을 마친 후에는 야외로 나간다. 실내 전시가 일상생활의 예술이라면 야외 전시는 공공예술이다. 탑이나 장승, 석물 그리고 정자나 집을 감상할 수 있다. 마을의 상여와 장례 용품들을 보관했던 상여집, 정각과 연못, 100년된 너와집, 곡식을 탈곡하는 연자방아 등이 자연과 어우러져 한 몸을 이룬다. 도심의 공원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야외에서는 굳이 무언가를 공부하기보다 산책하듯 편하게 즐겨보길 권한다. 자연과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예술품 사이를 거닐며 이야기를 나눠보자. 익살스런 석물 앞에서 함께 웃는 것도 삶에 깃든 예술을 탐구하는 방법이다. 봄날에 꽃이 피고, 가을에 단풍이 들고, 겨울에 눈 쌓인 길을 걷는 즐거움은 다른 박물관이 줄 수 없는 온양민속박물관만의 선물이다.

아산의 흙과 돌로 지은 거북선 미술관

실외 전시물을 따라 걸음을 옮기다 보면 자연스레 구정아트센터에 이른다. 구정아트센터는 온양민속박물관을 찾는 또 하나의 이유다. 구정아트센터를 설계한 재일교포 건축가 이타미 준은 2005년 프랑스의 예술 훈장 '슈발리에상'과 2010년 일본의 최고 권위 건축상인 '무라노도고상'을 수상한 이름난 건축가다. 우리나라에는 2001년 제주도에 포도호텔을 지으며 알려졌다. 이어 그는 두손미술관과 방주교회 등으로 제주도에 건축 붐을 일으켰다. 아이들에게는 그의 건축 특징을 자연과 지역성으로 설명하면 좋겠다. 그가 설계한 포도호텔은 제주의 오름 모양이다. 건물 곳곳을 제주도의 돌과 바람을 본떠 설계해 포도호텔 어디에서건 제주도가 느껴진다.

이타미 준
이타미 준

그보다 20년 앞서 지은 구정아트센터도 다르지 않다. 돌이 많은 아산 지역의 특성을 건물에 반영했다. 돌을 활용해 돌담을 쌓고, 아산의 황토를 이용해 구운 붉은 벽돌로 아트센터 외관을 감쌌다. 형태는 충청도의 전통가옥인 'ㅁ'자형 한옥에 기와를 올린 모양이다. 그 중심에 독특한 형태의 지붕이 솟아있는데, 이는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 모양을 형상화한 것이다. 이순신 장군이 아산의 외가에서 자라 혼례까지 올렸다는 역사를 반영했다.

아트센터 로비를 지나면 양쪽으로 복도 형태의 전시관이 있다. 그 중심에 붉은 벽돌로 두 기둥을 세운 별도의 전시관이 있다. 나무 재질을 그대로 드러낸 천장은 거북선 내부를 상상하게 한다. 두 개의 기둥 가운데 한쪽은 원형 계단이 있어 다락방이나 옥상을 오르는 것 같은 재미를 더한다. 직간접적으로 공간을 체험하게 하는 요소다. 구정아트센터 옆에는 뮤지엄카페 'on'이 있다. 식사나 차 한잔을 하며 쉴 수 있는 공간이다. 느긋하게 여행을 마무리하기에 적합하다.

  • 나무 재질이 그대로 보이는 구정아트센터 천장 1
  • 복도 형태의 구정아트센터 내부 전시관 2
  • 붉은 벽돌로 두 기둥을 세운 구정아트센터 내부 전시관 3
    • 1나무 재질이 그대로 보이는 구정아트센터 천장
    • 2복도 형태의 구정아트센터 내부 전시관
    • 3붉은 벽돌로 두 기둥을 세운 구정아트센터 내부 전시관

함께 가보면 좋아요

장영실과학관

온양민속박물관과 구정아트센터를 돌아본 후에는 장영실과학관에 들러보는 건 어떨까? 장영실은 조선 초기 최고의 과학자였다. 해시계 '앙부일구'와 자동 물시계인 '자격루' 등을 발명했다. 과학관은 그가 만든 다양한 과학 기구들을 체험해볼 수 있는 시설이 많아, 아이들에게는 과학 놀이터나 다름없다.

장영실과학관 전경
장영실과학관 전경
아산 온천 ・ 역사 여행

온양민속박물관 인근은 온양온천이 유명하다. 온양온천역 광장과 온양온천시장 입구에는 무료 족욕탕도 있다. 발을 담구고 온천수를 체험할 수 있어 많은 관광객이 찾아든다. 온양의 온천은 온양관광호텔과 신천탕이 유명하다. 온양관광호텔에는 조선의 세조 임금이 온양에 머물렀을 때 세운 '신정비'와 영조 임금과 함께 휴양 왔던 장헌세자가 무술을 연마했던 '영괴대' 등의 유적이 있다. 온천과 역사 여행을 함께 겸할 수 있다.

영괴대
영괴대

참고

・ ⓘ 본 콘텐츠는 2016년 3월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현지 사정에 의해 정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