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한문혼서체

국한문혼서체

요약 한글 글씨체의 하나로 한글과 한문을 섞어 쓴 것.
서예의 서체

서예의 서체

한글 서체의 하나로, 한글 창제 당시의 판본체에서 궁체로 바뀌어 가는 과정에서 나타난 서체이다. 한글과 한문을 섞어 쓰고, 한글 글씨체를 한자에 어울리게 쓴 점이 특징으로 혼서체 혹은 판본필사체라 부르기도 한다.

배경

국한문혼서체가 나타난 배경으로는 고려 말 수용된 조맹부송설체의 영향과, 한글 보급을 위한 대량의 언해 간행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한글을 접할 수 있도록 간행한 일종의 번역서인 언해는 필사에 보다 용이한 서체의 필요성을 높였고, 판본체에서 국한문혼서체로의 전환을 이끌었다. 그 외 16세기 문인들 사이에 시조와 가사문학이 유행한 점도 국한문혼서체로의 전환의 한 요인으로 설명된다.

특징

판본체와 비교하여 국한문혼서체에서 나타난 변화 중 하나는 명확한 수직과 수평을 유지하는, 정사각형에 가까운 자형에서 직사각형 혹은 사다리꼴 형태의 자형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특히 모음의 가로, 세로획이 더 길어지고 가로획에 기울기가 생겼으며, 판본체에서는 일정한 굵기를 유지하던 획이 기필, 행필, 수필 및 점 등에 뚜렷한 변화를 보이며 운필상에 다양함을 가져왔다. 이러한 점·획에 굵기나 기울기 변화에 따라 글씨에 강약이 생겨 보다 동적인 느낌을 주게 되었으며, 보다 원만하게 마무리된 획은 정돈되고 원숙한 느낌을 준다.

대표 작품

국한문혼서체가 잘 나타나는 대표적인 사례로는 《홍무정운역훈》, 《월인석보》, 《세종어제훈민정음》 등을 들 수 있다.

◎ 홍무정운역훈(洪武正韻譯訓)
세종의 명에 따라 중국 명나라 때의 운서인 《홍무정운》에 한글로 표음하고 주석을 붙인 것이다. 판본체에서 본격적인 국한문혼서체로 넘어가는 초기의 사례를 잘 보여준다.

◎ 월인석보(月印釋譜)
석가의 일대기를 쓴 것으로 불교 서적을 한글로 번역한 최초의 책이다. 판본체에서 국한문혼서체로의 변화가 잘 나타나는데, 전체적인 자형의 변화는 크게 없으나 아래아의 둥근 점이 길어지고 한글의 원점도 사라졌으며, 가로획과 세로획에서 동적인 느낌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 세종어제훈민정음(世宗御製訓民正音)
새로 창제한 훈민정음을 설명한 한문해설서로, 신숙주, 성삼문, 박팽년, 강희안 등 집현전 학자들이 지은 목판본이다. 훈민정음 원본의 한자가 정자에 가까운 행서체인 것과 달리, 이 언해본의 한자는 필선의 강약 및 굵기가 나타나는 해서체이며, 한글 또한 해서의 필법으로 쓰여 판본체보다는 필사체의 느낌이 강하다. 모음의 가로획과 세로획이 길어져 판본체의 정방형의 자형을 벗어났으며, 획의 기필, 행필, 수필에 뚜렷한 변화를 보이며, 마무리는 둥글게 하였다.

카테고리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