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만 효과

제만 효과

[ Zeeman effect ]

제만 효과(Zeeman effect)는 자기장에 의해서 서로 다른 배향의 자기 쌍극자 모멘트(magnetic dipole moment)를 가진 미분화된(degenerate) 에너지 준위가 분리되어 스펙트럼이 갈라지는 현상이다. 네덜란드의 물리학자 피터 제만(Pieter Zeeman, 1865-1943)은 1869년에 이러한 현상을 발견한 공로로 1902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1) 그림 2는 제만이 관찰한 스펙트럼 갈라짐 현상으로서 소듐 D 선(Na D line)이라고 부른다. 제만 효과는 자기 쌍극자 모멘트와 자기장의 상호작용에 의해서 나타난다.

그림 1. 네덜란드의 물리학자 제만(Pieter Zeeman, 1865-1943)()

그림 2. 제만이 확인한 Na D 선 스펙트럼()

제만 효과는 광범위하게 응용된다. 가장 중요한 예는 의료 진단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는 자기 공명 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으로서 화학에서 많이 사용하는 핵자기 공명 분광학(nuclear magnetic resonance(NMR) spectroscopy)을 응용한 것이다. 핵자기 공명 분광학은 핵스핀 상태에서 관찰되는 제만 효과를 이용한다.

또한 제만 효과는 물질의 온도를 극저온으로 낮추는 레이저 냉각(laser cooling)에서도 쓰인다. 레이저 냉각에서는 도플러 효과(Doppler effect)를 이용하여 원자의 운동량을 줄이는 방법이다. 이때 원자의 공명 진동수를 변조하기 위해서 자기장에 의한 제만 효과를 이용한다.

제만 효과는 전기장에 의해 스펙트럼이 갈라지는 스탁 효과(Stark effect)와 비슷하다. 스탁 효과는 1913년에 이를 처음 발견한 독일의 물리학자 요하네스 스탁(Johannes Stark, 1874-1957)의 이름을 딴 것이다.2)

목차

Na 원자의 제만 효과

그림 3은 그림 2의 소듐 원자의 스펙트럼 갈라짐 현상을 설명하는 에너지 도식으로서 미분화 상태가 자기장과의 상호작용으로 갈리지는 것을 보여준다. Na D 선은 소듐 원자의 3P 상태에서 3S 상태로 전이할 때 관찰되는 노란색 이중선(doublet)으로서 589.0, 589.6 nm에서 관찰된다. 3P 상태는 스핀-오비탈 상호작용(spin-orbital interaction)에 의해 갈라진다. 589.0 nm 스펙트럼은 3P3/2 → 3S1/2 전이에 의한 것이고, 589.6 nm 스펙트럼은 3P1/2 → 3S1/2 전이에 의한 것이다. 이 두 전이에 관계된 상태들이 제만 효과에 의해 Na D 선은 10개로 갈라진다.

그림 3. Na D 선과 관련된 에너지 준위 갈라짐 ()

수소 원자의 제만 효과

그림 4는 수소 원자 스펙트럼이 제만 효과에 의해 갈라지는 현상을 보여준다. 그림 4의 왼쪽은 자기장이 없을 때 그리고 오른쪽은 자기장이 있을 때이다. S 상태의 갈라짐 크기와 P 상태의 갈라짐 크기가 같으면 P1/2 → S1/2 전이와 P3/2 → S1/2 전이는 모두 3개 선으로 갈라진다. 그리고 가운데 스펙트럼선은 자기장이 없을 때와 같은 위치에서 나타난다. 이렇게 자기장이 없을 때와 같은 위치에서 전이가 나타나는 현상을 정상 제만 효과(normal Zeeman effect)라고 부른다. 정상 제만 효과는 미분화 상태 중에서 자기 모멘트 양자수가 0에서는 제만 효과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스펙트럼 선의 위치가 달라지지 않는 경우에도 나타난다.

그림 3(그림 2)의 갈라짐처럼 자기장이 가해졌을 때와 없을 때의 스펙트럼 선의 위치에 실제 스펙트럼이 나타나지 않는 현상을 변칙 제만 효과(anomalous Zeeman effect)라고 부른다. 변칙 제만 효과는 전이에 관계된 상태가 복잡한 스핀-오비탈 상호작용에 의해 갈라질 때 나타난다.

그림 4. 자기장에 의한 수소 원자 에너지 준위의 갈라짐.()

정상 제만 효과와 변칙 제만 효과는 전자의 스핀-오비탈 상호작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던 시기에 관찰된 제만 효과에 대한 명명법이었다. 이제는 그런 구분은 불필요하다. 그림 3, 4의 제만 효과는 모두 발광 스펙트럼(emission spectrum)에서 관찰된 것이다. 흡수 스펙트럼(absorption spectrum)에서 관찰되는 제만 효과를 역제만 효과(inverse Zeeman effect)라고 부른다.

자기장 세기 의존도

그림 5는 87Rb 원자 스펙트럼의 자기장 의존도를 보여준다. 자기장의 세기가 약할 때는 자기장에 의한 효과보다 각운동량 사이의 상호작용이 더 커서 스펙트럼 갈라짐 현상은 양자수 (F,m)에 의해 결정된다. 양자수 F는 전자의 스핀-오비탈 상호작용으로 만들어진 양자수 J와 Rb 원자핵의 핵스핀 양자수 I로부터 만들어진 양자수이다. 다시 말하면, 양자수 (F,m)은 루비듐(Rb) 원자의 모든 각운동량 - 전자의 스핀 각운동량, 오비탈 각운동량, 핵스핀 각운동량의 상호작용이 포함된 양자수이다.

자기장의 세기가 커지면, Rb 원자 내부의 각운동량들 사이의 상호작용보다 각각의 각운동량과 자기장 사이의 상호작용이 더 커진다.3) 따라서 강한 자기장 조건에서의 제만 효과는 전자의 각운동량 양자수 mJ와 원자핵 스핀의 각운동량 양자수 mI로 잘 설명된다. 이런 상황을 좋은 양자수(good quantum number)가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림 5. 87Rb 원자 스펙트럼 갈라짐의 자기장 의존도()

자기장의 세기가 약할 때 스펙트럼 갈라짐 현상을 제만 효과라고 부르고, 자기장의 세기가 강할 때 스펙트럼 갈라짐 현상을 파센-백 효과(Paschen–Back effect)라고 부르기도 한다. 자기장 세기에 따른 제만 효과의 변화는 핵자기 공명 분광학에서 자기장의 세기에 따른 스펙트럼 변화와 같은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다.

참고 문헌

1. 네덜란드의 물리학자 로렌츠(Hendrik Lorentz, 1853–1928)는 제만 효과에 관한 이론적 설명으로 제만과 함께 노벨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하였다.
2. 스탁은 이 공로로 1919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하였다.
3. 자기장과의 상호작용은 원자의 자기적 성질, 즉 자기 모멘트(magnetic moment)와의 상호작용을 가리키며, 자기 모멘트는 각운동량에 비례한다. 따라서 이 논의에서 각운동량은 자기 모멘트와 동의어로 보아도 무방하다.

동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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