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에너지

[ energy ]

사전적 의미에서 에너지(energy)는 '일을 할 수 있는 힘이나 능력, 또는 인간이 활동하는 근원이 되는 힘'으로 정의된다. 그러나 물리학적으로 에너지는 힘(force)과 분명하게 구분되는 개념이고, 일은 에너지의 한 가지 측면에 지나지 않는다. 에너지는 흔히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하기도 하지만, 더 정확하게는 '에너지 보존 법칙'(law of energy conservation)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열역학 제1 법칙을 이용해 정의한다.

열역학 제1 법칙에서 에너지는 변화 과정에서 그 형태가 변화할 수는 있지만, 새로 만들어지거나 사라지지는 않는다. 즉, 에너지는 모든 상태에서 그 형태는 달라지더라도 총량은 일정하게 변하지 않는 물리적 양이다. 에너지의 형태는 무한히 많을 수 있다. 아인슈타인에 의하면 물질의 질량도 에너지의 한 형태이다. 심지어 우리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는 에너지의 형태가 있을 수도 있다. 암흑 에너지(dark energy)와 암흑 물질(dark matter)이 그런 예이다.

에너지가 보존된다는 것은 에너지에 대한 정량적 논의가 가능하다는 의미이고, 더 나아가 에너지는 세기 성질(intensive property)이 아니라 크기 성질(extensive property)이라는 뜻이다. 에너지는 움직임과 관련된 운동 에너지(kinetic energy)와 대상의 상대적인 위치에 따라 결정되는 퍼텐셜 에너지(potential energy)로 구분한다. 에너지가 전달되는 방식도 엔트로피(entropy)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일(work)과 전달되는 에너지가 모두 엔트로피 변화로 나타나는 (heat)의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구분은 이론적인 것으로 실제로 에너지가 전달되는 과정에서는 두 가지 변화가 동시에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운동 에너지와 퍼텐셜 에너지 이외에도 화학 결합에 저장된 화학 에너지, 빛 에너지, 전기 에너지 등 우리가 관찰할 수 있는 모든 현상에는 다양한 형태의 에너지가 존재한다.

목차

여러 가지 에너지의 변환

일상 생활에서의 에너지 변환

우리가 음식물을 섭취하고, 영양물질을 이용해서 생존에 필요한 여러 가지 생리적인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도 다양한 에너지 변환이 일어난다. 음식물에는 화학 에너지가 저장되어 있고, 소화 과정을 통해 에너지가 저장된 영양물질은 세포 속으로 이동하여 저장된다. 우리는 호흡 과정에서 일어나는 화학 반응을 통해 물질에 저장된 에너지를 변환시켜서 체온을 유지하고, 생존에 필요한 생리활성 물질을 만들고, 몸을 움직이는 등 다양한 생리 활동에 사용한다. 이러한 과정은 모두 에너지 변환 과정이고, 그런 변환에는 물질의 변환이 수반되기도 한다.

그림 1은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대표적인 에너지 변환 과정을 나타낸 것이다. 탄수화물이나 지방에 포함된 화학 에너지가 가장 널리 사용되는 생체 에너지 화폐(body’s energy currency)인 ATP로 변환되어 저장된다.

음식물에 포함된 화학 에너지는 녹색 식물의 광합성에 의해서 만들어진 포도당이 탄수화물과 지방 등으로 변환하며, 이 에너지는 세포 속에서 ATP의 화학 에너지로 변환된다. 이러한 대사 과정(metabolism)에서 이산화 탄소와 물 등의 여러 가지 화학적 폐기물(chemical waste)이 만들어지고, 열(heat)이 방출되기도 한다.

그림 1. 에너지와 인간의 생명 ()

전기 에너지의 생산

현대 문명에서 가장 중요한 에너지 형태는 전기(electricity)라고 할 수 있다. 전기 에너지는 전선을 통해 효율적으로 운반할 수 있고, 다양한 에너지 변환 기구를 통해 다른 형태로 쉽게 변환할 수 있다. 전기 자동차를 비롯해서 전기 에너지로 작동되는 기구는 이 에너지를 다양하게 변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전 세계적으로 생산되는 전기의 절반 이상이 이산화 탄소를 방출해서 기후 변화에 영향을 주는 화석연료(fossil fuels)를 이용해서 생산되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생산되는 전기는 24% 정도이다. 석탄(coal)을 이용하는 화력 발전이 30% 정도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천연가스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원자력보다 비중이 큰 수력은 거의 한계에 도달하였다. 기후 변화를 생각하면 풍력, 태양, 지열, 바이오 등 다양한 재생 에너지의 확대를 위한 기술 개발이 중요하다.

열역학

역사적으로 에너지에 대한 이해는 증기 기관의 발명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과학자는 증기 기관에서 일어나는 석탄의 화학 에너지를 필요한 기계적 에너지로 변환하는 과정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가 열역학(thermodynamics)이라고 말할 수 있다. 열역학을 통해 상태 함수로 표시할 수 있는 에너지 형태를 찾아내었으며, 에너지의 질적 특성의 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엔트로피를 정의할 수 있게 되었다. 열역학은 여러 가지 물리적, 화학적 변환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

에너지의 단위

에너지를 활용하는 분야에 따라 다양한 에너지의 단위가 사용되고 있다. 그림 2는 다양한 에너지의 단위를 정리한 것이다. 국제 표준 단위(SI)에서 에너지의 단위는 J(줄, Joule)이다. J은 힘과 물체가 이동한 거리를 곱한 N m(newton-meter)에 해당한다. 화학에서는 흔히 KJ/mol을 기본 단위로 사용하고, 물리학에서는 주로 eV(전자 볼트, electron volt)를 많이 사용한다. 전기 에너지는 일률의 단위인 W(와트, watt)와 시간을 곱한 KWh(kilowatt-hour)로 나타내기도 한다. 영미권에서 사용하는 에너지 단위로, 영국 열단위(British thermal unit, BTU)와 therm이 있다.1) 칼로리(cal)는 열량을 측정하는 단위로 널리 사용된다. 분광학에서는 빛의 특성인 파장과 진동수를 에너지 단위로 사용한다.2)

그림 2. 여러 가지 에너지 단위 ()

참고 내용

1. 1 therm = 99976.1 BTU
2. 플랑크 식, E = hν = hc/λ를 이용하여 에너지를 표시한다.

동의어

에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