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오르간의 역사

전기오르간의 역사

요약 전기오르간(Electric organ)은 전기적 장치를 이용해 소리를 내는 오르간이다. 오르간에 전기 장치를 달아 소리를 증폭시킨 것은 몇 세기 전의 일이나 오늘날 널리 사용하고 있는 전기오르간의 시초가 된 것은 1906년 미국에서 발표된 전자악기 텔하모늄(Telharmonium)이다. 이후 기술의 발달로 다양한 전기오르간이 발명되기 시작했으며 그 예로 웨이브 오르간(Wave organ), 레인저톤 오르간(Rangertone organ), 오르가트론(Orgatron), 해먼드 오르간(Hammond organ), 트랜지스터 오르간(Transistor organ), 디지털 오르간(Digital organ) 등이 있다.

1. 하이브리드 오르간(16세기)

전통적인 오르간은 악기에 달려있는 여러 개의 파이프로 공기가 통하여 소리가 나는데, 16세기부터 다양한 재료를 가지고 파이프를 제작하면서 오르간이 표현할 수 있는 음색과 음량의 폭이 넓어지게 된다. 그 이후 전기 과학이 발달하며 파이프에 전기적 장치를 가미하여 소리를 증폭시킨 하이브리드 오르간(Hybrid organ)이 생겨났다.

파이프에 전기 장치를 설치함으로써 큰 파이프를 설치하는 데 드는 공간과 비용의 부담은 훨씬 줄어들게 되었으며, 이처럼 오르간을 좀 더 간편하게 사용하려는 시도가 더 작고 실용적인 전기오르간을 개발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2. 텔하모늄(1906)

(Telharmonium)은 소리를 만들어내는 데 (tone wheel)의 방식을 사용한 최초의 악기로서 전기오르간 개발의 본격적인 시작을 열었다.

텔하모늄은 미국의 발명가 타데우스 카힐(Thaddeus Cahill)이 1896년 발명하여 1906년 발표된 것으로 가산 합성(additive synthesis)을 통해 전기적 신호로 음향을 발생시키는 건반악기였다. 즉 톤 휠이 돌면서 생성된 전기가 사인파(sine wave)를 만드는데, 여러 개의 톤 휠이 돌며 생성된 사인파가 합성되며 하나의 음색이 만들어지는 방식이었다.

이러한 방식을 따랐기 때문에 여러 음색을 만들려면 많은 톤 휠이 필요했고 악기의 음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기 발생 장치 또한 큰 크기여야 했다. 결국 텔하모늄은 높이 1.8m, 무게 200여 톤에 달하는 대형 크기로 제작될 수밖에 없었고 악기 구조 또한 복잡했기 때문에 상용화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텔하모늄에서 따른 톤 휠 방식은 이후 전기오르간의 대표 격인 해먼드 오르간(Hammond organ)에서 사용하게 된다.

1907년 3월 『Scientific American』에 실린 텔하모늄에 대한 기사와 일러스트

1907년 3월 『Scientific American』에 실린 텔하모늄에 대한 기사와 일러스트

3. 초기 전기오르간(1930년대)

1) 프랑스의 웨이브 오르간(1928)

1928년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전기오르간은 웨이브 오르간(Wave organ)이라 불리는 것으로 라디오 기술자 아르망 지브레(Armand Givelet)와 오르간 제작자 에두아르 쿠플르(Edouard Coupleux)의 협업으로 만들어졌다.

이 오르간은 오르간에 쓰이는 파이프를 전기 발진기(electronic oscillator)로 대체했다는 점에서 최초의 전기오르간으로 여겨진다. 70개의 음과 10개의 음색을 낼 수 있었고 각 건반마다 발진기가 달려있어서 텔하모늄에 비해 기술적으로 진일보한 것이었으나, 크기가 커서 악기를 놓으려면 큰 공간을 필요로 한다는 어려움이 있었다.

2) 미국의 레인저톤 오르간(1931)

1931년에 등장한 레인저톤 오르간(Rangertone organ)은 미국의 전기 기술자이자 오디오 녹음의 개척자였던 리차드 레인저(Richard Ranger)가 개발한 전기오르간이다.

레인저톤 오르간은 2단의 손건반과 페달, 발건반이 있는 오르간 연주대(console)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12세트의 전자기식 톤 휠을 통해 소리를 내는 구조로서 한 세트의 톤 휠이 옥타브 음역 내의 모든 음을 낸다. 중요한 특징은 스피커(speaker)에 6개의 증폭기(amplifier)를 달아 음을 떨어 내는 트레몰로(tremolo) 기법 및 음색 변화를 가능하도록 했다는 점이다. 이 장치는 손건반 아래쪽에 달린 버튼을 통해 작동되었고 이는 오늘날 쓰이는 전기오르간에도 장착되어 있다.

1900년에 찍은 리차드 레인저(Richard Ranger)의 모습

1900년에 찍은 리차드 레인저(Richard Ranger)의 모습

3) 오르가트론(1934)

1934년에 발표된 오르가트론(Orgatron)은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프레데릭 알버트 호쉬케(Frederick Albert Hoschke)와 미국의 에버렛 피아노(Everett Piano Co.)가 함께 만든 전기오르간이다. 이 악기는 전통적인 오르간의 발성 기관인 파이프가 아니라 리드를 통해 소리를 내는 리드오르간(Reed organ)을 개량했다는 점에서 앞서 살펴본 오르간들과는 다르다. 리드오르간은 풀무를 통해 공기의 압력을 가해서 리드를 진동시켜 소리를 발생시키는 오르간으로, 연주자가 발이나 손으로 페달을 눌러서 공기를 주입하여 연주한다. 전통적인 파이프 오르간에 비해 음색이 제한적이지만 크기가 작기 때문에 작은 공간에서도 연주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19세기에 리드오르간의 대표격인 (Harmonium)이 개발되면서는 파이프 오르간을 대체하며 널리 사용된 바 있다.

하모늄(Harmonium)

하모늄(Harmonium)

오르가트론은 리드오르간의 리드를 전류로 진동시키고 스피커를 통해 소리를 증폭시킨 것으로서 작은 교회와 장례식장, 일반 가정집을 비롯한 여러 장소에서 손쉽게 사용되었다.

이후 오르가트론은 1946년 에버렛 피아노가 월리처사(Wurlitzer C.)로 인수된 이후 60년대까지 더욱 개량, 발전되었다. 당시 윌리처에서는 5옥타브 가량의 음역을 가진 2개의 단으로 된 손건반, 32개의 발건반과 5개의 스톱 장치로 된 첫 모델을 제작했고, 이후 소형 전기오르간을 제작하며 가정용 악기로 인기를 얻었다.

월리처 오르간 (Wurlitzer organ, 1959~1963년에 생산된 4100 BW 모델)

월리처 오르간 (Wurlitzer organ, 1959~1963년에 생산된 4100 BW 모델)

4. 해먼드 오르간(1934)

해먼드 오르간(Hammond organ)은 미국의 발명가 로렌스 해먼드(Laurens Hammond)가 1934년 발명하여 1935년부터 제조하기 시작해 오늘날까지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전기오르간으로, 초기 모델은 톤 휠 방식을 사용했으며 이후에는 점차 여러 전자 기술을 도입했다.

해먼드 오르간은 텔하모늄에서 사용한 것과 유사한 톤 휠 방식으로 소리를 내는데 해먼드보다 앞선 1927년에 이미 캐나다의 발명가인 F. 모스 롭(F. Morse Robb)이 톤 휠 방식의 오르간인 ‘롭 웨이브 오르간’(Robb Wave Organ)을 발명한 바 있다. 그러나 해먼드가 특허와 공정을 선점하며 롭 웨이브 오르간은 더이상 제조되지 못했고 해먼드 오르간만이 남게 되었다.

1937년에 생산된 롭 웨이브 오르간

1937년에 생산된 롭 웨이브 오르간

롭과 해먼드가 사용하는 톤 휠 방식은 혼합된 주파수의 전기 신호를 생성하는 변환기를 자극하여 증폭기를 통해 스피커로 공급하여 소리를 내는 원리이다. 또한 전기로 동력을 얻기 때문에 리드오르간에서 두 개의 풀무 페달을 사용해야 하는 것과 달리 파이프 오르간에서처럼 하나의 페달, 즉 스웰(swell) 페달만을 사용한다. 그 결과 연주자는 리드오르간에서처럼 일정하게 페달을 밟을 필요 없이 자유롭게 음량을 조절할 수 있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파이프 오르간에서 사용하는 발페달 또한 사용이 가능해졌다.

2단의 손건반과 1단의 발건반, 방대하리만치 다양한 음색을 표현할 수 있으면서 건반 가까이에 위치해 조작이 손쉬운 스톱 장치(해먼드 오르간에서는 스톱 장치를 ‘드로바’라고 부르기도 한다), 손쉬운 음량 조절 등의 이점을 통해 해먼드 오르간은 당시 인기 있던 리드오르간의 자리를 제치고 널리 사랑 받는 악기가 되었다.

해먼드 오르간 (1955~1964년에 제작된 M3 모델)

해먼드 오르간 (1955~1964년에 제작된 M3 모델)

5. 트랜지스터 오르간과 디지털 오르간(1957년 이후)

오르간 제조 기술이 발달하면서 증폭기로 쓰던 진공관을 트랜지스터(transistor)와 반도체 회로망(solid-state circuitry)으로 대체하게 되었고, 1957년 첫 트랜지스터 오르간(Transistor organ)이 탄생했다.

트랜지스터가 발명된 이후 전자 기술은 더욱 발전하여 1971년에는 앨런 오르간사(Allen Organ C.)에서 처음으로 완전한 의미의 디지털 오르간(Digital organ)을 만들었고, 교회 오르간 및 가정용 오르간으로 여러 종류의 디지털 오르간이 제작되었다.

디지털 오르간

디지털 오르간

80년대 이후에는 전기오르간보다 디지털 키보드(Digital keyboard), 신시사이저(Synthesizer) 등 더 간편하고 저렴한 다른 건반악기들을 사용하는 추세이고, 대신 현대의 디지털 오르간은 전통적인 파이프 오르간에서 낼 수 없는 독특한 음색을 특징으로 하는 악기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이후 디지털 오르간은 샘플링(sampling)이나 음악 합성(synthesis), (MIDI)나 인터넷 연결을 통한 음악 데이터 수집 등을 통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 가고 있다.

참고문헌

  • Davies, Hugh. “Orgatron.” (Grove Music Online).
  • Davies, Hugh. “Rangertone organ.” (Grove Music Online).
  • Mike Bracchi. “” YouTube(2016.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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