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바이러스

[ virus ]

숙주 세포 안에서만 증식하는 단백질과 핵산으로 이루어진 감염입자이다. 바이러스는 DNA 혹은 RNA로 구성된 유전자들을 가지고 있는데, 돌연변이가 쉽게 생길 수 있어 빠르게 진화한다. 코로나바이러스는 RNA 바이러스의 일종이다.

코로나바이러스 (출처: gettyimages)

목차

바이러스의 특성

특정 바이러스에 감염된 숙주 세포는 감염되어 들어온 바이러스의 동일 복사체를 대단히 빠른 속도로 수천 개 만들어내도록 유도된다. 바이러스는 대부분의 살아 있는 생명체에서처럼 자체적으로 분열할 수 있는 세포에 해당되지 않아, 숙주세포에 감염하여 그 안에서 새로운 바이러스들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아주 단순한 감염체와는 달리 바이러스는 유전자들을 가지고 있어 돌연변이가 생기고 진화한다. 바이러스는 유전물질을 가지고 있고, 생식하고, 자연선택을 통해 진화하기 때문에 생명체의 한 형태라고 간주되기도 하지만, 일반적인 생명체로 분류하는 데 필요한 주요 특성(예를 들어 세포 구조)을 가지고 있지 않으므로 '생명의 가장자리에 있는 유기체' 및 복제 물질로 묘사되어 왔다.

바이러스와 유사한 감염입자로 전형적인 바이러스보다 간단한 비로이드(viroid)와 비루소이드(virusoid)가 있다. 비로이드는 240~375 뉴클레오티드 길이의 RNA 분자로써 유전자를 포함하지도 않고 둘러싸는 캡시드도 없이 핵산의 형태로 한 세포에서 다른 세포로 전파되는 경우이며, 비루소이드는 320~400 뉴클레오티드로 이루어진 RNA 분자로, 비로이드와 같이 유전자는 없으나 도우미 바이러스의 캡시드 단백질에 둘러싸이고, 다른 세포로 전파되는 경우이다.

바이러스의 기원

담배 모자이크 바이러스(tobacco mosaic virus, TMV)가 발견된 이후로 많은 새로운 바이러스가 발견되었다. 바이러스의 생물학적 다양성(biodiversity)은 지구에 살고 있는 세포성 생물체 전부를 합한 것보다 크며, 바이러스 개체의 숫자 또한 모든 생물 개체를 합한 수보다 월등히 많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처럼 많고 다양한 바이러스는 도대체 어디에서 왔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가설이 있다.1) 이중 대표적인 가설을 들면,

  • 가설 1: 세포 퇴화설 - 어떤 세포들이 자신의 유전정보를 점점 줄여가다가 결국 다른 세포에 의존하는 생활사를 갖도록 진화했으리라고 보는 견해이다.
  • 가설 2: 세포 탈출설 - 지구에 세포성 생명체가 먼저 태어났고, 세포 유전자 중 일부가 세포를 벗어나 자신의 복제와 증식에 필요한 효소나 구조단백질 유전자를 추가로 획득해 바이러스가 됐을 가능성이다.
  • 가설 3: 독립 기원설 - 바이러스는 세포성 생물보다 먼저 출현한 생명체의 후손이라는 견해로, 어쩌면 지구에서 세포가 처음 탄생하는 데도 바이러스(또는 그 조상)가 일정 부분 기여했을 것으로 보는 주장이다.

그러나 하나의 기원 가설이 바이러스의 다양성을 모두 만족하기는 어렵다. 현존하는 바이러스들의 기원은 위에 소개한 가설들이 모두 합해진 형태이거나, 혹은 그 외의 추정까지 더한 ‘다중계통’ 기원일 가능성이 높다.

바이러스의 구성과 크기

바이러스는 2~3가지 부분으로 구성된다. 유전적 정보를 포함하는 DNA 또는 RNA 핵산 분자와 유전자를 보호하는 외피단백질(캡시드)로 구성되고, 일부의 바이러스의 경우에는 단백질 외피를 둘러싸는 지질막인 외피(envelope)를 가지며 고유성 수용체(specific receptors)와 더불어 숙주세포로 들어가는 데 쓰여진다.

바이러스의 모양은 바이러스에 따라 단순한 나선이나 다면체 구조에서부터 아주 복잡한 구조를 가지는 경우까지 다양하다. 바이러스는 그 크기가 20~300 nm에 달하며 이런 바이러스를 33,000~500,000개를 나란히 놓으면 1 cm에 해당한다.

작은 박테리아 크기를 지닌 거대한 바이러스가 존재한다. 이들은 바이러스임에도 상당히 큰 DNA를 지니고 있어 수천 개의 단백질을 만들 수 있다. 최근에 아주 크기가 큰 바이러스인 투판바이러스(Tupanvirus)가 보고되었으며,2) 이 바이러스는 150만 DNA 염기쌍을 지니고 1,425개의 단백질을 암호화할 정도의 복잡성을 지니고 있다. 심지어 일부는 숙주에 감염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효소 작용 같은 생명활동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러스 분류

5천 가지 이상의 바이러스들이 발견되어 있으며, 이들 바이러스는 숙주의 종류에 따라서 식물 바이러스, 동물 바이러스 및 세균 바이러스(파지)로 나누기도 한다. 그러나 생물 증식의 근원이 핵산에 있으므로 핵산의 종류에 따라 분류하게 되었다. 즉, 2종류의 핵산 중에서 어느 것을 가졌는가에 따라 DNA 바이러스 아문과 RNA 바이러스 아문으로 나뉘며, 이들은 다시 강•목•과로 세분화된다.

바이러스는 증식에 필요한 효소를 가지고 있지 않으므로, 다른 생물에 기생하면서 숙주가 가진 것을 이용하여 증식한다. 천연두나 수두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나 대장균에 기생하는 T파지는 DNA 바이러스다. 이에 비해, 유행성 이하선염(항아리손님)•홍역•광견병•소아마비•일본뇌염 등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RNA 바이러스이다. 노벨상 수상자인 데이비드 볼티모어는 바이러스를 다음과 같이 분류한다.

I: dsDNA 바이러스(겹가닥 DNA 바이러스) - 아데노바이러스, 헤르페스바이러스, 마마바이러스 등

II: ssDNA 바이러스(외가닥 DNA 바이러스) - 파르보바이러스 등

III: dsRNA 바이러스(겹가닥 RNA 바이러스) - 레오바이러스 등

IV: (+)ssRNA 바이러스(양성-극성 외가닥 RNA 바이러스) - 피코르나바이러스, 토가바이러스 등

V: (−)ssRNA 바이러스(음성-극성 외가닥 RNA 바이러스) - 오르토믹소바이러스, 라브도바이러스 등

VI: ssRNA-RT 바이러스(외가닥 RNA-역전사 바이러스) - 레트로바이러스 등

VII: dsDNA-RT 바이러스(겹가닥 DNA-역전사 바이러스) - 헤파드나바이러스 등

바이러스의 감염과 생물의 반응

바이러스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퍼진다. 식물에 있는 바이러스는 진딧물과 같은 식물의 수액을 먹는 곤충에 의해 식물에서 식물로 옮겨지는 경우가 많다. 동물의 바이러스는 흡혈 곤충에 의해 옮겨진다. 이러한 생물체들은 벡터라고 한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기침과 재채기를 통해 퍼진다. 바이러스성 위장염의 흔한 원인인 노로 바이러스와 로타 바이러스는 감염 경로를 통해 전달되며, 접촉을 통해 사람 간에 전달되고. HIV는 성관계를 통해 감염된 혈액에 노출되어 전염되는 여러 바이러스 중 하나이다.

바이러스가 감염시킬 수 있는 숙주 세포의 범위는 '숙주 범위'라고 불리는데, 이것은 바이러스가 소수 종을 감염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널리 퍼진다는 것은 바이러스를 수동으로 감염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물들에게 바이러스가 감염되면 일반적으로 감염되는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면역 반응을 일어난다. 면역 반응은 또한 특정 바이러스 감염에 대해 인위적으로 획득한 면역성을 부여하는 백신에 의해서도 생성될 수 있다. 하지만 에이즈나 바이러스성 간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포함한 몇몇 바이러스는 이러한 면역 반응을 회피하고 만성 감염을 유발한다. 항생제는 바이러스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몇몇 항 바이러스제가 개발되는 등 바이러스성 질병을 억제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식물 바이러스

담배나 가지과 식물에게 쉽게 감염되는 RNA 바이러스로, 감염된 식물의 잎에 특정 모양이 나타나게 하는 담배 모자이크 바이러스(tobacco mosaic virus, TMV)는 첫 번째로 발견된 바이러스이다. 이 바이러스는 단단한 막대 모양으로 그 크기가 300 x 18 nm 이며 2,130개의 외피 단백질에 둘러 싸인 약 6,400 뉴클오티드의 RNA 유전체를 가지고 있다.

담배 모자이크 바이러스 (출처: gettyimages)

TMV 발견이 후로 최근까지 5,000여 종 이상의 바이러스가 발견되었고 이중 약 1,000가지가 식물 바이러스이다.3) 많은 생명체의 유전물질이 dsDNA 유전체를 가지지만 식물 바이러스 경우에는 이런 경우가 흔치 않다. DNA 유전체 경우에도 외가닥 DNA 유전체를 가지며, 대부분의 식물 바이러스는 RNA 유전체, 특히 주로 ssRNA 유전를 가진다. 절대기생체인 식물바이러스는 숙주의 다양한 생리적 기작을 이용하여 복제하고 침입을 한다.

숙주식물 자체의 물리적 장벽(큐티클, 세포벽) 때문에 바이러스는 식물의 상처 혹은 매개체(해충, 선충, 곰팡이)를 통해 식물세포 안으로 이동되어진다. 바이러스가 숙주세포 내로 이동되어지고 탈외피(decapsidation)된 후 바이러스는 번역과 복제를 통해 자손을 만들고 새롭게 만들어진 바이러스는 세포간(cell-to-cell) 이동과 원거리(long-distance) 이동을 하여 전신감염을 일으킨다. 세포간 이동은 바이러스 유전자 산물인 이동단백질인 MP(movement protein)의 도움으로 원형질연락사(plasmodesmata)를 통하여 이동한다. 이동단백질은 원형질연락사의 통과한계(size exclusion limit)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종자를 통해 자손에게 수직적으로 전파되기도 한다.

지난 수십 년간 바이러스와 식물간의 상호작용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도출된 중요한 연구 성과물을 바탕으로 새로운 바이러스 방제 방법들이 소개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식물 바이러스 피해는 점점 증가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국제화로 인한 무역 다변화와 기후변화 등이 주요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참고문헌

1. '태초에 바이러스가 있었다' (12월 08, 2015)
2. Abrahão J, Silva L, Silva LS 등 (2018) Tailed giant Tupanvirus possesses the most complete translational apparatus of the known virosphere. Nat Commun 9: 749
3. Gergerich RC, Dolja VV (2006) Introduction to Plant Viruses, the Invisible Fo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