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루텐

글루텐

[ gluten ]

글루텐은 프롤라민(prolamin)과 글루텔린(glutelin) 단백질의 복합체를 지칭하는 표현으로서, 주로 다양한 곡물 낟알의 배젖녹말과 함께 존재한다. 글루텐은 빵밀(bread wheat)에 존재하는 전체 단백질의 약 75-85%를 차지하고 있다. 글루텐은 주로 밀, 보리, 호밀, 귀리의 낟알로부터 만들어진 빵과 맥아(malts) 등에 존재한다.1)2)

글루텐 중에서도 특히 밀 계통에 존재하는 밀 글루텐은 독특한 점탄성과 점착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이들 곡물 가루의 반죽에 탄성을 부여하고, 가열시 반죽을 부풀어오르게 하며, 빵 등의 최종 산물이 찰진 식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준다. 이러한 특성과 더불어 낮은 비용의 경제성까지 더해져서, 글루텐은 식품 산업뿐만 아니라 다른 비식품 산업 분야에서도 탄성을 부여하는 구성 요소로서 널리 이용되고 있다.

글루텐은 특정 사람들에게 급성 염증, 면역, 자가면역 반응 등을 일으킬 수 있다. 글루텐은 다양한 종류의 글루텐-연관 질환을 유발시킬 수 있는데, 셀리악병(coeliac disease)의 경우 전체 미국 인구의 1-2%, 그리고 그 외 밀 알레르기, 글루텐 과민증, 비셀리악 글루텐 민감성(non-coeliac gluten sensitivity)의 경우 전체 미국 인구의 6-10% 정도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러한 글루텐 유발 질환들은 글루텐프리 식이요법(gluten-free diet)을 통해 증상을 완화시키고 치료할 수 있다.1)2)

목차

글루텐 종류

글루텐을 구성하는 단백질들 중 프롤라민 종류로는 밀의 글리아딘(gliadin), 보리의 호르데인(hordein), 호밀의 세칼린(secalin), 그리고 귀리의 아베닌(avenin)이 있다. 밀의 글루텔린은 글루테닌(glutenin)으로 불린다. 진정한 글루텐은 밀, 보리, 호밀, 귀리 곡물들에만 존재한다. 때때로 다른 식물들의 저장 단백질도 또한 글루텐으로 지칭하는 경우도 있지만(예: 옥수수 글루텐, 글루텐 등), 이들을 프롤라민과 글루텔린의 단백질 복합체로 정의되는 진정한 의미의 글루텐이라고 할 수는 없다.1)

글루텐의 생성 및 이용

밀 (출처: gettyimageskorea)

밀가루에 물을 가하여 반죽하는 경우, 글루테닌 분자가 2황화결합을 통해 글리아딘 단백질들과 교차 결합을 형성하면서, 높은 점성과 팽창력을 가지는 글루텐이 형성될 수 있다. 이러한 밀가루 반죽에 이스트 등에 의한 발효가 일어나게 되면, 이때 생성되는 이산화탄소 기포가 글루텐 네트워크에 의해 포집됨에 따라 반죽은 부풀어 오르게 된다. 밀 반죽으로부터 빵 등의 완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글루텐 함량은 빵의 찰진 식감과 탄성 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밀을 빻아서 밀가루를 만들어 반죽을 하면, 글루텐 가닥의 형성이 보다 촉진되고 교차 결합도 많이 일어나게 되어, 결론적으로 글루텐 함량을 크게 증가시킴으로써, 점성과 탄성에 의한 쫄깃한 식감을 만들어낼 수 있다. 반죽을 오래할수록 글루텐 함량은 증가하며, 찰진 식감 또한 증대된다. 일반적으로 빵 밀가루는 글루텐 함량이 높고, 패스트리 밀가루는 글루텐 함량이 상대적으로 더 낮다.

밀 글루텐의 경우 모조 고기(imitation meats)를 만드는 데 이용되기도 한다. 밀 글루텐을 육수에 넣고 끊이게 되면 주위의 액체와 향, 맛 등을 흡수하여 고체화되면서 고기의 식감을 재현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모조 고기는 채식주의자들에게 필요한 단백질과 더불어 고기의 식감 또한 제공해준다. 글루텐은 또한 맥주, 간장, 시럽, 고추장, 케첩, 아이스크림 등의 식품 안정제, 유화제 등으로서 사용되기도 한다.

글루텐은 화장품, 두발관리 제품과 피부관리 제품 등에 이용되기도 한다.   

밀 글루텐으로 만든 채식용 모조 오리 고기 (출처: )

 

글루텐 연관 질환

글루텐 연관 질환은 글루텐에 의해 유발될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질환들을 총칭하는 표현으로서, 이러한 질환으로는 셀리악병(CD), 비셀리악 글루텐 감수성(NCGS), 밀 알레르기, 글루텐 운동실조증(gluten ataxia), 포진상 피부염(dermatitis herpetiformis; DH) 등이 있다.1)2)

셀리악병으로 손상된 융모 (출처: )

  • 셀리악병(Coeliac disease; celiac sprue) : 소장 점막 내 섬모의 소실 또는 변형으로 인해 밀 글루텐 단백질에 대한 알레르기 반으으로 나타나는 자가면역 질환이다. 미국의 경우에는 전체 인구의 1-2%가 이 질환을 앓고 있지만, 국내와 아시아권의 경우 미국에 비해 질환자의 비율이 훨씬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셀리악병 환자들의 경우 글루텐 섭취시 염증성 장염이 유발될 수 있고, 자가면역반응에 의해 장의 융모 구조가 파괴되는 등 영양소 흡수불량이 나타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영양소 흡수 불량으로 인해 체중감량, 영양 불량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소아 및 유아의 경우 성장과 발달 지연까지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서 본인이 셀리악병인지를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존재하는데, 이 경우 장기적인 글루텐 섭취로 인해 매우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글루텐 알레르기가 의심되는 경우 정확한 진단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아직까지 이러한 셀리악병의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는 보고들이 있다. 글루펜프리 식이요법이 중요한 의학적 치료 방법으로 생각되며, 글루텐을 섭취하지 않으면 대부분 증상이 호전되고 소장의 기능도 점차 회복된다.
  • 비셀리악 글루텐 감수성(Non-celiac gluten sensitivity) : 셀리악병 또는 밀 알레르기가 아니면서 글루텐프리 식이요법시에 그 증상들이 호전되는 질환을 뜻한다.
  • 밀 알레르기(wheat allergy) : 어떤 사람들은 밀 알레르기의 결과로서 밀 섭취시 급성 반응을 경험할 수 있다. 밀 알레르기는 다른 알레르기와 마찬가지로 면역계가 밀 구성성분에 대해 비정상적으로 반응하도록 만듦으로써 자신의 몸을 공격하게 만든다.
  • 글루텐 운동실조증(gluten ataxia) : 글루텐 주입에 의해 일어나는 자가면역 질환으로서 글루텐프리 식이요법에 의해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

글루텐프리 식품과 건강

글루텐 연관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경우 글루텐프리 식이요법을 통해 증상의 완화와 치료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글루텐 연관 질환을 앓고 있지 않는 정상인들 사이에서도 글루텐프리 식품이 건강식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러한 열풍의 이유는 글루텐의 유해성 논란 때문으로서, 글루텐이 소화계에 염증 등과 같은 다양한 이상증과 질환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주장에 근거하고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글루텐 연관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비율은 낮으며, 비질환자에게 있어서 특별히 글루텐이 문제가 될만큼 유독성이 나타난다고 볼 수는 없다.

밀 글루텐을 함유하고 있는 밀가루는 이미 수천 년 동안 전 세계에서 안전한 식품으로 이용되어왔고, 특히 국내와 아시아인의 경우 글루텐 연관 질환 발생 비율이 서양에 비해 매우 낮다. 오히려 글루텐프리 식이요법은 영양학적으로는 좋은 식단으로 보기 어렵다. 글루텐프리 식품의 경우 일반 식품에 비해 단백질 함유량이 낮고 지방 함유량이 높아서, 일반인이 지속적으로 이러한 식단을 유지하면 영양 불균형이 초래될 수 있다.

참고 문헌

1.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2007) Food Labeling ; Gluten-Free Labeling of Foods
2. Biesiekierski JR (2017) What is gluten? J Gastroenterol Hepatol 32, S1: 78–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