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클레오솜

뉴클레오솜

[ nucleosome ]

뉴클레오솜은 염색질을 구성하는 단위로, 일정한 길이의 DNA가 반복적으로 8개의 히스톤 단백질 주위를 감고 있는 기본 구조를 가진다.1) 즉, 마치 실로 연결된 구슬과 같이 길게 연결된 DNA가 수많은 뉴클레오솜을 연결한다. 최근의 연구에서는 뉴클레오솜을 후성유전의 중요한 매개체이며 고도로 동적인 단위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2)

뉴클레오솜의 구조 및 구성(출처: Getty Image Korea)

목차

유전체 구성단위로서의 뉴클레오솜

진핵세포의 유전체의 물리적 실체가 균일한 크기의 입자로 구성되었다는 것이 전자현미경을 이용한 연구를 통하여 최초로 알려진 이후, 사람들은 유전체의 반복적 구슬모양 구조 단위를 뉴클레오솜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 같은 전자현미경 증거에 이전에 이미 확인되었던 염색질 조성에 대한 생화학적 증거가 결합되어 뉴클레오솜이 유전체의 물리적인 구성단위라고 인정받게 되었다.3) 전자현미경으로 확인하기 전에는 염색질 또는 염색사가 DNA 100 염기 당 4종의 히스톤단백질(H3, H4, H2A 및 H2B)을 각각 한 개씩 함유하며, 특정 핵산 분해효소를 처리하면 염색질 DNA를 약 200 염기쌍 크기로 균일하게 자를 수 있다는 것 정도가 알려져 있었다.

히스톤 단백질이 모여 만들어진 핵심 입자는 DNA 2중나선이 왼쪽 방향으로 1.7회 돌려 감는다. 뉴클레오솜을 이루는 DNA가 가진 규칙적인 나선 주기성은 자유롭게 존재하는 B-DNA에 비하여 다소 짧다. 이 같은 차이는 뉴클레오솜을 둘러싸는 DNA가 초나선(super helix)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틀림 때문에 생긴다. 또한 이 뒤틀림이 있기 때문에 초나선 구조의 좁은 홈(minor groove)이 히스톤에 결합하여 DNA 초나선을 안정화할 수 있다.

뉴클레오솜 단위체의 입체 구조(출처: Getty Image Korea)

전형적인 동물 세포는 약 30,000개에 이르는 유전자 정보를 가진 2~30억 염기쌍의 DNA를 담아야 하므로 매우 촘촘하고 밀집된 구조를 유지해야 하지만, 유전자 발현 조절을 위하여 여전히 일부 핵단백질이 DNA 사슬에 접근할 수 있는 공간도 유지해야 한다. 뉴클레오솜 연결단백질인 링커 히스톤 단백질(H1과 H5 히스톤 단백질)이 8개 히스톤 단백질로 구성된 핵심 입자를 좀 더 응축하거나 느슨하게 풀어주는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핵단백질이 DNA 사슬에 접근할 수 있도록 조절한다.

조절단위로서의 뉴클레오솜

유전자 발현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뉴클레오솜의 응축된 구조가 풀려야 한다. 최근 연구에서 전사가 활성화하면 프로모터 부분의 뉴클레오솜이 완전히 풀린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게다가 히스톤 단백질과 DNA가 형성하는 뉴클레오솜의 배열이 다양하게 변함에 따라 유전체 전체의 기능이 조절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즉, 뉴클레오솜의 변형이 매우 동적인 과정으로 유전체의 활성을 조절한다는 것이다.

히스톤 단백질과 DNA의 특정 부위에 변형을 가할 수 있는 몇몇 효소의 활성부위(active site)를 자세히 보면 대부분의 활성부위가 전형적인 구조를 가지며 서로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뉴클레오솜 변형 효소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단독으로 독립적인 활성을 가지는 효소도 있지만, 어떤 효소는 여러 개의 소단위체로 구성된 복합 효소의 한 구성 요소로서만 활성을 가진다는 것이 알려졌다.4)

뉴클레오솜의 변형

뉴클레오솜의 발견 이후 뉴클레오솜 구조의 변형에 대한 질문은 줄곧 제기되어 왔지만, 특정한 뉴클레오솜 변형이 유전체 조절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증거가 제시되기 시작한 것은 10여 년에 불과하다. 공유결합을 통한 히스톤의 견고한 변형에는 라이신의 아세틸화(acetylation)와 메틸화(methylation), 아르기닌의 메틸화, 세린과 트레오닌의 인산화(phosphorylation), 라이신의 유비퀴틴화(ubiquitination) 및 수모화(sumoylation), 그리고 글루탐산의 ADP-리보실화(ribosylation) 등이 있다. 위에 열거한 변형 중 메틸화를 제외하고는 모두 가역적인 것으로 생각되며, 각각의 순차적인 변형을 통하여 히스톤 단백질의 역할이 달라지고 궁극적으로 다양한 유전자 발현이 가능해 지는 것으로 보인다.4)

참고문헌

1. 대학생명과학교재연구회 (2020) 생명과학의 이해. 라이프사이언스 158
2. Khorasanizadeh S (2004) The Nucleosome: From Genomic Organization to Genomic Regulation. Cell 116: 259-272
3. Oudet P, Gross-Bellard M, Chambon P (1975) Electron microscopic and biochemical evidence that chromatin structure is a repeating unit. Cell 4: 281-300
4. Strahl BD, Allis CD (2000) The language of covalent histone modifications. Nature 403: 4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