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

발효

[ fermentation ]

산소가 없는 무산소 환경이나 전자전달계가 없는 조건에서 유기분자(일반적으로 포도당)가 산, 기체 및 알코올 등으로 변환되는 대사 과정이다. 발효 과정을 통하여 조효소인 NAD+가 재생산되어 해당과정에 사용됨으로써 ATP 형태의 에너지를 생산한다. 에너지 생산효율은 무척 낮아서 전자전달계를 통한 유기호흡에서 포도당 한 분자당 36분자의 ATP를 생산할 수 있는데 반해, 발효와 해당과정만을 거치는 경우 포도당 한 분자당 순 생산 가능한 ATP는 단 2분자에 불과하다.1)

목차

발효 연구의 역사와 활용

발효의 원리 및 응용에 관한 연구 분야인 발효학(zymology)은 1856년 루이 파스퇴르(Louis Pasteur)가 효모를 이용하여 발효 현상을 증명한 실험에서 비롯되었다. 발효는 대개 무산소 환경에서만 살 수 있는 절대적 혐기성 생물인 몇몇 세균이나 균류 또는 효모와 같이 때에 따라 산소 요구도가 달라지는 조건 혐기성 생물(facultative anaerobe)에서 일어나며, 종종 산소 공급이 부족한 근육 세포에서도 일어난다.

당분을 발효하여 에탄올로 전환함으로써 알코올 음료를 생산하거나, 효모의 발효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도록 함으로써 빵을 부풀게 하는 등 특히 식품과 음료 산업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외에도 발효를 통하여 생산되는 유기산은 채소나 유제품의 풍미를 더하고 보존하는 데 오랫동안 사용되고 있다(그림 1).2)

그림 1. 발효를 이용하여 얻을 수 있는 다양한 물질(출처: 한국식물학회)

발효의 기능

발효의 가장 중요한 생화학적 기능은 NADH를 조효소 NAD+로 전환하여 해당과정에 공급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발효가 진행되는 동안 피루브산이나 아세트알데하이드와 같은 전자수용체가 NADH와 반응하여 NAD+를 생성한다.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에탄올 또는 젖산이 만들어진다.

발효의 종류3)

피루브산으로부터 시작하는 반응의 최종 산물에 따라 발효 과정을 여러 가지로 나눌 수 있지만, 인류 역사상 상업적으로 가장 흔하게 활용되어 온 것은 에탄올 발효와 젖산 발효라고 할 수 있다(그림 2).

그림 2. 발효와 유기호흡의 반응 네트워크(출처: 한국식물학회)

에탄올 발효

해당과정에서 생성된 피루브산이 두 단계를 거쳐 에탄올과 이산화탄소를 생성한다. 첫 단계에서, 피루브산이 2탄소 화합물인 아세트알데하이드로 산화되면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두 번째 단계에서 NADH가 아세트알데하이드를 에탄올로 변환시키면서 NAD+가 생성되어 해당과정에 공급된다. 반응 전반에 걸쳐 포도당 한 분자가 두 분자의 이산화탄소와 두 분자의 에탄올을 만들게 된다. 이 반응은 주로 효모에서 볼 수 있지만,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 처한 진핵세포가 에너지를 얻기 위한 반응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젖산 발효

젖산 발효에는 동형 젖산 발효(homolactic acid fermentation)와 이형 젖산 발효(heterolactic acid fermentation)의 두 가지 경로가 있다. 동형 젖산 발효에서는 NADH가 피루브산을 바로 젖산으로 환원시키며 이산화탄소와 같은 기체는 발생하지 않는다. 반응 전체적으로 보면 포도당 한 분자가 두 분자의 젖산으로 전환된다. 이형 젖산 발효에서는 일부 젖산의 대사가 더 진행되어 에탄올과 이산화탄소를 만들기도 한다.

젖산 발효는 대개 특정한 종류의 세균과 균류에서 볼 수 있지만 격렬하게 운동하는 경우와 같이 산소 공급이 제한된 조건에서 ATP를 만들어야 하는 경우나 산소 호흡이 불가능한 경우에도 볼 수 있다.

식물의 발효4)

식물은 엄격한 호기성 생물로서 유기호흡을 하지만, 침수나 토양의 수분 포화 등으로 인한 저산소 환경에서 에너지를 획득하는 한편 NAD+를 생산하여 해당과정을 유지하는 방편으로 발효를 택하기도 한다. 식물의 발효에도 에탄올 발효와 젖산 발효의 두 가지 경로가 있지만 대부분 에탄올 발효를 하는 경향이 강하다.

참고문헌

1. Taiz L, Zeiger E, Moller IM 등 (2015) Plant Physiology and Development 6th ed. Sinauer Associates, Inc. p 23
2. Chojnacka K (2006) Fermentation products. Chemical engineering and chemical process technology 5: 12
3. 생명과학교재편찬회 역 (2015) 생명과학-지구의 생명 10판. 탐구당. 132-135
4. Taiz L, Zeiger E, Moller IM 등 (2015) Plant Physiology and Development 6th ed. Sinauer Associates, Inc. p 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