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집

군집

[ community ]

생태학적인 용어로서 군집이란 생태계 내에서 생물학적인 구성 요인들로 이루어진 계로서 동물, 식물, 미생물 등 특정 생태계를 구성하는 생물적 요인들을 모두 포함하는 용어이다. 생태계에 존재하는 종의 무리로도 정의할 수 있다. 여기에서는 주로 미생물 군집에 대해서 다루고자 한다. 

목차

정의

생태학적인 용어로서 군집이란 생태계 내에서 생물학적인 구성 요인들로 이루어진 계로서 동물, 식물, 미생물 등 특정 생태계를 구성하는 생물적 요인들을 모두 포함하는 용어이다. 주어진 지역에서 살면서 상호작용하는 종들의 무리로도 이야기 할 수 있다. 생태학의 계층적인 관점에서 볼 때는 개체군들로 이루어져 있는 집단을 말한다. 생태계에서 무생물적 환경 요인을 제외한 생물로만 이루어진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미생물 군집(microbial community)은 미생물들로만 이루어져 있는 군집이며 특정한 환경의 미생물상을 모두 의미하는 미생물체(microbiome, 마이크로바이옴)나 미생물총(microbiota) 등과 같은 용어들도 함께 쓰인다.

미생물군집

군집을 이루고 있는 생물의 종류에 따라서 식물군집, 조류(새)군집, 어류군집 등과 같이 구분할 수 있으며, 전통적인 생태학적인 관점에서는 식물이나 동물을 주로 다루고 있다. 미생물로 이루어져 있는 미생물군집은 미생물학자들을 중심으로 연구되고 있다. 군집 내에 어떤 미생물들이 있는지, 각각의 종들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미세환경과 어떤 상호작용을 하는지, 미생물이 어떻게 환경을 변화시키는 등을 연구할 수 있다. 미생물은 다른 생물들과 상호작용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영양소의 생지화학적순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1). 특히 영양소의 순환적인 관점에서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미생물에 의존하고 있다. 혐기적 환경에서의 물질의 순환, 독성물질의 분해 등 다른 생물이 할 수 없고 미생물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기 때문에 미생물 군집을 분석하고 그 역할을 밝혀 내는 것은 자연환경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식물 주변의 미생물 군집의 모식도. 대기(air), 엽권(phyllosphere), 식물 내(endophytic), 근권(rhizosphere), 토양(soil) 미생물 군집을 보여주고 있다. 특정한 환경의 미생물상을 모두 의미하는 미생물체(microbiome)이라는 용어가 사용되었다. (출처: )

상호작용

군집 내 상호작용은 개체군 내 상호작용과 개체군 간 상호작용으로 나눌 수 있다. 개체군내 상호작용은 개체군 내에서 개체간의 상호작용에 대해서 연구하는 것으로 같은 종 내의 출생률과 사망률을 미생물적 관점에서는 생장률과 사멸률로 표현할 수 있다.

개체군 간 또는 종간 상호작용은 군집 내 상호작용의 주 연구 대상이다. 종간 상호작용으로는 상리공생, 편리공생, 편해, 포식, 기생, 경쟁 등이 있으며 이러한 종간 상호작용을 통하여 군집 내에서 다양한 종들이 서로 직,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다.

미생물 또한 생태계 내에 다른 미생물 종 뿐만 아니라, 식물, 동물 종들과 밀접한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 많은 환경에서 미생물 종의 수는 매우 높기 때문에 (수백에서 수천종 이상) 미생물간의 상호작용은 매우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또한 식물과 동물의 다양한 조직은 미생물의 관점에서는 다양한 서식지이자 생태계일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서식지에서 미생물 군집은 식물과 동물과 상호작용을 통하여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군집 내의 미생물 종들은 외부 환경과 상호작용을 하고 있으며 산소의 농도, 빛, pH, 온도, 영양소, 산화환원전위 등과 같은 환경 요인에 의해서 영향을 받을 뿐만 아니라 군집의 대사작용을 통하여 이러한 환경 요인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미생물 군집 연구의 특성

미생물은 맨 눈으로 관찰이 어렵기 때문에 미생물 군집을 연구하는 것은 환경에서 직접적인 관찰을 통하여 분석이 가능한 동물, 식물 연구와 다른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미생물을 현미경으로 관찰할 수 있으나 원생동물, 진균류와 같은 진핵생물류와 일부 세균/고균 등과 같이 형태적으로 구분이 가능한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미생물은 형태적으로 구분이 매우 어렵다. 형태적으로 매우 비슷한 경우라도 분류학적으로나 계통학적으로 매우 차이가 날 수가 있기 때문에 새로운 방법이 필요하였다.

또한 미생물의 크기가 작기 때문에 미생물 군집이 차지하는 환경도 미세환경인 경우가 많아 각기 얼마 안되는 거리 차이나 환경변화에도 미생물의 다양성이 급격하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미세환경을 연구하는 새로운 방법들이 필요하였다. 또한 토양의 입단, 미생물 매트(microbial mat), 생물막(biofilm) 등 미생물이 서식하는 환경의 3차원 구조가 영향을 받지 않도록 미세전극, 고정화 등을 이용한 섬세한 분석방법이 필요한 경우도 많이 존재한다.

미생물 군집 연구 방법

미생물은 맨 눈으로 관찰이 어렵고 매우 작은 미생물들이 서로 섞여서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에 미생물 군집을 연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전통적으로 환경에서 얻어진 표본을 실험실로 가져와 몇몇 종류의 액체 및 고체 배지를 이용하여 순수 분리를 하였다. 이렇게 순수 분리된 미생물의 특성을 기반으로 환경에서 그들이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밝히고자 하였다. 하지만 환경에 존재하는 미생물 중 실험실에서 배양가능한 미생물의 수는 대략적으로 전체 미생물 군집의 1%도 안 되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또한 배지에서 많이 배양된 미생물이라 할지라도 실제 환경에서는 우점하는 종이 아닌 경우가 흔하였기 때문에 배양을 통한 미생물 군집 연구는 명확한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환경에서 직접적으로 미생물의 군집의 구조를 연구하려는 노력이 계속되었다. 그 결과 환경에서 DNA를 직접 추출하고 분석하여 배양이 되지 않는 미생물의 다양성을 확인하는 환경유전체연구법(metagenomics) 등과 같은 분자생태학적방법(molecular ecological methods)이나, 환경에 존재하는 미생물에 형광 탐침을 직접적으로 붙여서 배양하지 않고도 현미경 상에서 종을 확인하고 개수를 하는 방법들(형광현장혼성화법, Fluorescent In Situ Hybridization)이 개발되었다. 이러한 방법들을 이용하여 기존에 알지 못했던 미생물 군집의 놀라울 만치 다양하고 복잡한 모습을 다양한 환경에서 확인해 오고 있다.1)

치즈의 표면에 형성된 미생물 군집의 예 (출처: )

미생물 군집의 예

미생물학자들은 다양한 환경에서 군집 내의 미생물의 종의 수와 각기 종들의 상대적인 풍부도 등과 같은 군집 구조를 밝히기 위해서 오랜 기간 연구를 수행해 왔다. 지구 상의 환경은 대기, 수, 토양 환경 등으로 나눌 수 있으며 미생물은 거의 모든 환경에 존재하며 그 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환경에서 미생물 군집의 역할을 밝히는 것은 기존에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들을 밝혀주고 있다. 해양의 미생물 플랑크톤 연구, 온천이나 해저의 열수구 등의 고온환경, 식물 잎의 엽권, 식물 뿌리의 근권 환경, 김치, 치즈, 발효주 등과 같은 발효 식품, 인간 및 동물과 공생하는 미생물상 등은 모두 미생물 군집의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러한 과정에서 생물막(biofilm), 미생물 매트(microbial mat) 등 미생물이 형성하는 물리적 구조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정족수 인식(quorum sensing) 등과 같이 미생물 군집의 형성에 이용되는 기작들이 새롭게 인식되고 그에 대한 연구가 계속적으로 증가되고 있다.  

관련용어

생태학, 생태계(ecosystem), 개체군, 미세환경, 생지화학적 순환(biogeochemical cycle), 생장률, 사멸률, 종간 상호작용, 상리공생(mutualism), 편리공생, 포식, 기생(Parasitism), 원생동물(protozoa), 진균(fungi), 진핵생물(eukaryotes), 미생물 매트(microbial mat), 생물막(biofilm), 환경유전체연구법(metagenomics), 분자생태학적방법(molecular ecological methods), 형광현장혼성화법(Fluorescence In Situ Hybridization; FISH), 정족수 감지(quorum sensing)

집필

김경호/부경대학교 

감수

하남출/서울대학교

참고문헌

1. Barton, L.L. and Northup, D.E. 2011. Microbial Ecology. John Wiley & Sons, Inc., Hoboken, New Jersey, USA. pp. 243-2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