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환 중합

개환 중합

[ ring opening polymerization ]

개환 중합 또는 고리 열림 중합은 고리 구조를 가지는 단량체가 고리가 열리는 반응을 통하여 고분자를 형성하는 고분자 중합법이다. 비바이닐 중합법의 대표적인 고분자 중합법이다. 개시제 또는 활성화된 고분자 말단이 고리형 단량체와 반응하여 고리 열림 반응을 일으키며, 새로운 활성 말단을 만드는 과정을 반복하여 고분자가 형성된다. 주위에서 널리 사용하는 나일론 6, 폴리에틸렌옥사이드(PEO), 폴리젖산(polylactide), 폴리아세탈(polyacetal) 등이 개환 중합으로 제조되는 대표 고분자 재료이다.

개환 중합의 개요 ()

목차

개환 중합 고분자의 예

고리형 단량체의 개환 중합으로 제조하는 다양한 상업 고분자들이 있다.

나일론 6(Nylon 6)

7각형 고리 구조 아마이드카프로락탐(caprolactam)을 고온에서 가열하여 제조하는 폴리카프로락탐 또는 나일론 6는 높은 강도와 탄성, 내마모성과 내화학성을 가지는 플라스틱이다. 듀폰에서 처음 개발한 나일론 66과 유사한 성질을 가지는데, 이 제품은 그 특허를 피하기 위해서 독일 화학 회사 IG Farben의 폴 슐락(Paul Schlack)에 의해 처음 개발되었다.

카프로락탐의 개환 중합으로 제조하는 나일론 6 (출처: 대한화학회)

폴리아세탈(polyoxymethylene(POM) 또는 Acetal)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대표하는 소재인 폴리아세탈은 강도, 치수안정성, 내마모성이 뛰어나 전기 부품, 볼트, 너트, 배관, 기어, 베어링 등 마모가 심한 용도에 널리 사용된다. 이 재료는 6각형 구조인 트라이옥세인(trioxane)에서 개환 중합으로 제조한다.

트라이옥세인의 양이온 개환중합으로 제조하는 폴리아세탈 (출처: 대한화학회)

폴리에틸렌옥사이드(polyethylene oxide, PEO)

탄소-탄소-산소로 이루어진 삼각형 화합물인 에폭사이드는 구조적으로 꺽임의 정도가 심하여, 개환 반응이 잘 일어난다. 그 가운데 가장 단순한 구조인 에틸렌 옥사이드를 이용한 고분자 중합 제품은 폴리에틸렌옥사이드(polyethylene oxide)이며 폴리(에틸렌 글라이콜)(polyethylene glycol, PEG)이라고도 부른다. 이 고분자는 생체 적합성이 뛰어나고 독성이 적어 제약 분야에도 많이 쓰이며, 친수성이 높아 다양한 용도에 사용한다.

에폭사이드의 개환 중합으로 만드는 폴리에틸렌 옥사이드 고분자(출처: 대한화학회)

폴리젖산(polylactic acid)

폴리젖산은 친환경 고분자의 대표적인 소재로서, 우수한 성질과 함께 높은 생분해성을 가지는 소재이다. 젖산의 축합 중합으로도 동일한 구조를 가지는 고분자 제조가 가능하여 폴리젖산이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하지만 실제 상용성이 높은 고분자량 폴리젖산은 젖산의 고리형 이합체인 락타이드의 개환 중합으로 제조한다. 상업적으로 주석 화합물인 주석 옥토에이트(Sn(Oct)2)를 촉매로 사용한다.

락타이드의 개환 중합으로 만드는 폴리젖산(출처:대한화학회)

개환 중합에서 고리 구조와 반응성

고분자 중합 반응은 일반적으로 높은 엔탈피의 감소로 엔트로피의 감소를 상쇄하여, 음의 깁스 자유 에너지 값을 가지는 조건에서 진행한다. 폴리에틸렌, 폴리스타이렌과 같이 이중 결합을 가지는 바이닐 단량체의 중합에서는 약한 이중 결합의 파이 결합이 깨지고 강한 단량체간 단일 시그마 결합을 형성한다. 엔탈피가 낮은 방향으로 진행하며, 중합 반응이 진행하는 추진력이 된다. 하지만 개환 중합에서는 단량체 고리 구조의 불안정성, 입체 장애 등이 개환 반응을 통해서 안정화 되는 과정에서 엔탈피가 감소하여 중합 반응을 촉진한다. 그러므로, 고리의 불안정성이 매우 높은 3각형 구조인 에폭사이드는 고리 열림 중합에 매우 높은 반응성을 보인다. 7, 8각형의 단량체들 또한 각각의 고리 열림에 따른 에너지 이익은 3,4각형 구조 단량체에 비해 낮은 편이지만, 그래도 일반적인 중합 조건에서 깁스 자유에너지가 음의 값을 가진다.

고리 형성에 따른 불안정성을 가지지 않은 육각형의 분자들은 일반적으로 중합 반응에 잘 참여하지 않는다. 고리 구조와 개환 구조간의 엔탈피 차이가 거의 0에 가깝지만, 중합 반응이 일어나는 경우 엔트로피는 감소하므로 전체 깁스 자유에너지는 양의 값을 가져, 중합 반응은 선호되지 않는다. 하지만, 폴리젖산을 합성하는데 단량체로 사용되는 L-락타이드의 경우에는, 6각 고리 내에 두 에스터기가 엔탈피가 높은 s-트랜스 형태로 있다가 고리 열림 반응이 일어나면서 엔탈피가 더 낮은 s-시스 형태로 바뀌기 때문에 개환 중합 반응이 일어난다.

고리 크기의 변화에 더하여, 실리콘, 카보네이트, 락톤, 락탐 계열 단량체는 고리 열림 반응에 따라 회전 자유도를 얻게 되며, 이는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변화이므로, 깁스 자유에너지 값은 낮추어 정반응을 추가적으로 촉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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