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연관

X 연관

[ X linkage ]

X(염색체)연관은 X 염색체에 위치한 유전자의 성별 특이적으로 유전되는 또는 표현되는 현상을 지칭한다.

목차

X 연관의 기전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 동물의 경우 성별은 X와 Y 염색체에 의해 결정된다. 정상적인 여성(혹은 암컷)은 X 염색체를 2개 가지게 되고 남성(혹은 수컷)은 X 염색체 하나 Y 염색체 하나를 가지게 된다. 결과적으로 X 염색체에 위치한 특정 대립인자(allele)는 남성의 경우 유일한 대립인자이기 때문에 표현형으로 그 특성이 드러나게 되고 여자의 경우는 다른 대립인자가 존재하기 때문에 표현형이 드러나지 않는 보인자(carrier)가 될 수 있다. 또한 남성의 경우 딸에게 본인의 유전자를 100% 물려주지만 아들에게 물려주지 않게 되고 여성의 경우 주어진 대립인자를 물려줄 확률은 아들, 딸 모두에게 50%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보인자 어머니의 아들은 표현형을 보일 확률이 50%이고 표현형을 보이는 아버지와 보인자가 아닌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딸은 보인자가 되는 것이다 (그림 1).

그림 1. X 연관 열성 대립인자의 유전패턴과 표현형. Affected(영향을 받은; 증상을 보이는), Unaffected(영향을 받지 않는; 증상을 보이지 않는), Carrier(보인자), Father(아버지), Mother(어머니), Son(아들), Daughter(딸), Dominant allele(우성대립인자), X-linked(X 연관), Recessive allele(열성대립인자)(출처: 위키피디아, https://en.wikipedia.org/wiki/File:X_recessive_carrier_mother.svg)

초파리 연구

초파리(Drosophila melanogaster)는 생물학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X(염색체)연관 현상도 초파리 연구를 통해 정확히 규명된 것이다. 포유류와 마찬가지로 초파리 암컷은 XX, 수컷은 XY 염색체 구성을 보인다. 1920년 경 토마스 모간(Thomas Morgan) 박사는 하얀 눈을 가진 돌연변이의 유전 현상이 성별을 결정짓는 X 염색체의 구성과 연관되어있다는 사실을 밝힌다. 이를 바탕으로 성별에 따르는 특이한 유전 현상의 기전이 설명 되었을 뿐 아니라 실제로 유전자가 염색체에 위치한다는 가설에 결정적 증거를 제공한 것이다. 물론 포유류의 경우 Y 염색체의 존재 여부가 성별을 결정짓고 초파리의 경우는 X 염색체와 상염색체(autosome)의 숫자의 비율에 따라 정해지기는 한다. 그러나 성별 결정과 관계없는 X(염색체)연관 유전자는 X 염색체의 숫자와 대립인자의 구성에 의해 표현형과 유전 패턴이 정해진다는 점에서 포유류와 초파리는 유사한 현상을 보이는 것이다.

X 연관 질병

X(염색체)연관 유전자의 대립인자도 우성과 열성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이에 따른 질병의 특이적 유전 패턴이 보인다. X(염색체)연관 우성 질병의 경우 아버지가 환자일 경우 딸은 100% 같은 표현형을 보이고 아들은 어머니가 같은 병을 가지지 않는 한 표현형을 보이지 않는다. 이는 아버지는 딸에게 본인의 X 염색체를 100%의 경우 물려주고 아들에게는 물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X(염색체)연관 우성 질병에는 알포트 증후군(Alport's syndrome), 특발성부갑상선저하증(idiopathic hypoparathyroidism), 레트증후군(Rett syndrome) 그리고 연약X염색체증후군(fragile X syndrome) 등이 있다.

상대적으로 빈도수가 높은 것은 X(염색체)연관 열성 유전병이다. 이는 어머니가 아무런 증상을 보이지 않는 보인자이기 때문에 집단 내 대립인자의 유지가 쉽기 때문이다. 위에서 밝힌 대로 보인자 어머니의 아들은 질병을 보일 가능성이 50%이고, 딸은 아버지가 정상인 경우 증상을 보이지 않게 된다. 그러나 어머니가 보인자일 경우 딸이 보인자가 될 가능성은 50%인 것이다. X(염색체)연관 열성 질병에는 헌터 증후군(Hunter syndrome), 혈우병(haemophilia) A 유형과 B 유형, 색맹증(color blindness), 비스코트-얼드리치 증후군(Wiskott-Aldrich syndrome) 등이 있다.

빅토리아 여왕의 유전자

19세가 대영제국의 전성기를 이끈 빅토리아 여왕은 혈우병 보인자로 유명하다. 남편 알버트 공과 사이에 나은 자식은 9명이나 되고 이들을 통해 유럽의 여러 왕실과 사돈 관계를 맺게 된다. 이러한 결혼을 통해 혈우병 유전자는 유럽 왕가로 퍼져나가게 되었고 혈우병은 왕족의 병으로 불리게 된다(그림 2). 제정 러시아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 2세의 부인은 빅토리아 여왕의 손녀 알렉산드라였다. 위로 다섯 딸을 둔 황제부부는 마침내 아들 알렉세이를 얻게 되나 이 소년은 혈우병 환자였다. 즉 빅토리아 여왕, 딸, 손녀 모두 혈우병 B 유형 보인자였던 것이다. 황태자는 가벼운 충격에도 멍이 심하게 드는 등 전형적인 혈우병 증상을 보였으며 몇 차례 죽음의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놀랍게도 당시 유럽 최고의 의사들도 손을 쓰지 못하던 상황에서 라스푸틴이라는 수도사가 황태자를 성공적으로 치료했고 이로 인해 라스푸틴은 황후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받는 존재가 되게 된다. 이후 라스푸틴에 의한 국정농단은 1차 세계대전에서 거듭된 패전과 함께 러시아 혁명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었다고 한다.

그림 2. 빅토리아 여왕의 후손 혈우병 보인자와 환자. Haemophilia in the descendants of Queen Victoria(빅토리아 여왕의 후손들에 보이는 혈우병), Princess(공주), Prince(왕자), Duke(공작) (출처: 위키피디아, https://en.wikipedia.org/wiki/Haemophilia_in_European_royalty#/media/File:Haemophilia_of_Queen_Victoria_-_family_tree_by_shakko.jpg )

관련용어

대립인자(allele), 초파리(Drosophila melanogaster), 상염색체(autosome), 알포트 증후군(Alport's syndrome), 특발성부갑상선저하증(idiopathic hypoparathyroidism), 레트증후군(Rett syndrome), 연약X염색체증후군(fragile X syndrome), 헌터증후군(Hunter syndrome), 혈우병(haemophilia) A 타입과 B타입, 색맹증(color blindness), 비스코트-얼드리치증후군(Wiskott-Aldrich syndrome)

참고문헌

Essentials of Genetics (Klug 외 저, 7판, Pearson Benjamin Cumm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