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타인-바 바이러스

엡스타인-바 바이러스

[ Epstein-Barr virus ]

약어 EBV

엡스타인-바 바이러스는 8종의 인간 헤르페스 바이러스 (Herpes virus) 중 하나로 전염성 단핵증(infectious mononcleosis)을 일으킨다. 실제로 대부분의 인간은 엡스타인-바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엡스타인-바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세포는 B세포와 상피세포를 포함하며 감염된 일부 세포들은 불멸화 과정을 통해 암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목차

엡스타인-바 바이러스의 특징 

엡스타인-바 바이러스는 마이클 엡스타인(Michael Epstein) 박사와 이본 바(Yvonne Barr) 박사에 의해 보고되었다. 이들은 아프리카에서 흔한 유아기 버킷림프종(Burkitt‘s lymphoma)의 아류에 관한 보고를 듣고 우간다에서 검체를 받아 암세포를 배양하여 바이러스의 존재를 확인하였으며 이후 이 바이러스가 B세포를 불멸화시키는 것을 확인하였다(그림 1).

그림 1. 엡스타인-바 바이러스 전자현미경 사진 (출처:위키피디아, https://en.wikipedia.org/wiki/Epstein%E2%80%93Barr_virus#/media/File:Epstein_Barr_Virus_virions_EM_10.1371_journal.pbio.0030430.g001-L.JPG; Liza Gross - (2005) Virus Proteins Prevent Cell Suicide Long Enough to Establish Latent Infection. PLoS Biol 3(12): e430 DOI: 10.1371/journal.pbio.0030430)

엡스타인-바 바이러스는 2중 나선 DNA를 유전체로 하는 바이러스로서 172,000개 염기쌍 내에 85개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이는 바이러스 중에는 비교적 복잡한 편에 속한다. 이 바이러스는 B세포와 상피세포를 감염시킨다. 엡스타인-바 바이러스는 용균감염(lytic infection) 즉 세포의 파괴와 자손 바이러스의 방출을 야기하는 감염을 일으킬 수도 있고, 잠복(latency) 현상 즉 바이러스의 추가 생산은 없는 숙주와 평형관계를 이루는 현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용균감염 시 바이러스의 DNA는 선형이고 바이러스 자체의 DNA 중합효소(DNA polymerase)를 활용하여 복제를 한다. 이에 반해 잠복을 하는 경우 DNA는 원형 구조를 가지며 숙주의 DNA 중합효소를 이용해 복제를 하게 되는 것이다. 원형의 엡스타인-바 바이러스 DNA는 이른바 에피솜(episome)으로 세포 내에 유지되는데 이는 숙주의 염색체와 독립적으로 존재하며 독자적으로 증식할 수 있어 세포 분열시 딸세포에 지속적으로 전달 및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B세포 내에 잠복되어 있는 바이러스는 평생에 걸쳐 유지될 수 있으며 재활성 될 수 있다. 이를 유도하는 인자나 상황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시험관에서 배양된 B세포의 경우 수용체를 자극하는 것을 통해 재활성을 유도할 수 있다. 따라서 체내 B세포 역시 엡스타인-바 바이러스와 관련 없는 감염에 대한 반응으로 재활성이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엡스타인-바 바이러스와 암 

엡스타인-바 바이러스는 매우 흔한 바이러스로 유아기 감염력이 50%, 성인 감염력은 90%에 달하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대부분의 유아기 감염의 경우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거나 단기간의 약한 감기 정도의 병을 앓는다. 그러나 사춘기에 엡스타인-바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경우 약 50%에 달하는 환자가 피로, 열, 림프절 비대를 수반한 전염성 단핵증을 겪게 되는데 이 역시 일반적으로 2주에서 4주 사이에 큰 문제없이 지나간다.

그러나 지속된 엡스타인-바 바이러스의 존재는 다양한 림파구증식장애(lymphoproliferative disorder)와 인과적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으로 버킷림프종과 호지킨 림프종(Hodgkin’s lymphoma)이 포함된다. 엡스타인-바 바이러스는 시험관 내에서 B세포의 증식과 불멸화를 유도한다. 또한 엡스타인-바 바이러스 유전자 중에는 세포 사멸을 억제하는 기능을 가진 유전자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버킷림프종의 경우 염색체 전좌(chromosomal translocation)로 인한 B세포 내 암유전자인 c-Myc의 과발현이 궁극적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이 전좌로 인해 생산되는 변이 세포는 빠르게 증식하나 사멸로 가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엡스타인-바 바이러스 세포사멸의 억제를 통해 바로 이러한 세포의 제거를 저해하고 결국 생존을 돕는다고 추정되고 있다. 

엡스타인-바 바이러스의 생물학적 응용 

위에서 거론된 대로 엡스타인-바 바이러스의 유전체는 에피솜으로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에 기반한 발현 벡터(expression vector)가 개발되어 활용되고 있다. 해당 벡터는 엡스타인-바 바이러스 유전체의 복제기점(origin of replication)과 EBNA1이라는 유전자를 내포하고 있다. 엡스타인-바 바이러스 기반 벡터는 몇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숙주세포의 유전체에 삽입되지 않기 때문에 변이를 일으킬 가능성이 없고 유전자 침묵(gene silencing)이 일어나지 않는다. 또한 숙주세포의 DNA와 같이 복제되고 대부분의 경우 딸세포로 나뉘기 때문에 단순 형질 주입된 벡터와 다르게 세포의 분열에 따른 희석의 정도가 낮다.  

관련용어

전염성 단핵증(infectious mononcleosis), 버킷림프종(Burkitt lymphoma), 용균감염(lytic infection), DNA 중합효소(DNA polymerase), 호지킨 림프종(Hodgkin’s lymphoma), 에피솜(episome), 림파구증식장애(lymphoproliferative disorder), 호지킨 림프종(Hodgkin’s lymphoma), 염색체 전좌(chromosomal translocation), 발현 벡터(expression vector), 복제기점(origin of replication), 유전자 침묵(gene siliencing) 

참고문헌 

Molecular Biology of the Cell (Alberts 외 저, 5판, Garland Sci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