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형성

혈관형성

[ Angiogenesis ]

맥관형성 (Vasculogenesis) 과정을 통해서 형성된 기존의 혈관계에서 새로운 혈관이 생겨나오는 과정을 '혈관형성'이라고 부른다 (그림 1). 혈관형성은 모세혈관으로부터 수백 마이크로 미터 이내에서 발생된다. 모세혈관은 영양분과 대사 물질의 확산과 교환에 사용되기 때문에 대사 활동이 왕성할수록 혈관형성도 왕성하게 진행된다. 이 때문에 세포의 대사 과정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산소가 혈관 형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혈관형성은 이와 같이 생명체의 정상적인 발달과 성장에 필수적인 역할을 할뿐만 아니라 종양의 발달에도 관여한다. 혈관형성의 종류는 신생 혈관형성 (Sprouting angiogenesis)과 장중첩증 혈관생성 (Intussusceptive angiogenesis)로 구분이 된다. 이러한 기본적인 두 가지 종류의 혈관형성의 정의와 성질을 우선적으로 소개하고, 이를 기반으로 종양 혈관형성 (Tumor angiogenesis)의 기전을 분자 수준에서 파악함으로써 혈관형성의 본질을 이해하고자 한다.

(그림 1) 혈관모세포(Hemangioblast), 맥관형성 (Vasculogenesis), 혈관형성 (Angiogenesis). (출처 : )

목차

신생혈관형성

신생혈관형성 (Angiogenesis)은 내피세포가 혈관형성을 유도하는 신호물질에 반응하여 기존에 혈관이 없는 조직에 새로운 혈관을 형성하는 것을 가리킨다 (그림 1). 신생혈관형성의 과정은 세 단계로 진행된다. 첫째, 신생혈관성장인자가 기존의 혈관에 있는 내피 세포의 막에 분포하는 수용체와 결합함으로써 혈관형성을 유도하는 일련의 생화학적 반응을 일으킨다. 둘째, 활성화된 내피세포는 기저막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를 방출하여 파괴함으로써 혈관의 벽에서 떨어져 나온다. 셋째, 떨어져 나온 내피세포가 주변 세포의 세포외기질에 있는 혈관형성유도물질에 반응하여 신장을 거듭함으로써 목표하는 지점까지 신생혈관을 형성한다. 이 과정을 통해서 형성되는 혈관의 길이는 하루에 수 밀리미터에 이른다. 신생혈관형성 과정은 종양혈관형성과 유사하기 때문에 이에 관려하는 조절인자와 작용 기전에 관한 상세한 내용은 종양혈관형성 과정에서 설명하도록 한다.

장중첩증 혈관형성

장중첩증 혈관형성은 기존의 혈관 벽이 혈관의 안쪽 공간으로 확장되어 칸막이를 침으로써 하나의 혈관을 두 개의 혈관으로 나누어 만든다 (그림 1). 장중첩증 혈관형성은 4 단계로 이루어진다. 첫째, 반대편에 위치한 모세 혈관 벽에 두 개의 마주보는 접촉 점을 지정한다 (그림 1; 화살표 시작점). 둘째, 지정된 접촉 점에 있는 내피세포의 기저막이 와해됨으로써 혈관 이중층에 생긴 구멍을 통하여 내피세포가 성장인자에 반응하여 내강 쪽으로 자란다. 셋째, 혈관주위세포와 근섬유모세포로 만들어진 판이 만나는 접촉면에서 두 개의 새로운 혈관을 나누는 중앙점 (Core)이 형성된다. 넷째, 중앙점에서 콜라겐을 비롯한 세포외기질이 완성됨으로써 두 개의 혈관을 나누는 판이 완성된다. 이는 내피세포의 수를 늘이지 않은 상태에서 모세 혈관의 수를 효과적으로 증가시키는 방법이다.  

종양혈관형성 (Tumor Angiogenesis)

종양은 세포분열을 조절하는 기작이 적합하게 작동하지 않은 결과에 따라 지속적인 세포분열이 일어나서 세포의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여 생긴다. 급격히 수가 늘어난 종양세포가 지속적인 성장과 분열을 위해서 필요한 산소와 여러 가지 필수적인 영양소를 공급하는 통로인 혈관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약 50-100 세포와 동등한 확립 된 혈액 공급없이 직경이 2-3 밀리미터 이상 성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종양세포는 새로운 혈관을 마련하기 위하여 VEGF와 같은 성장인자와 단백질을 분비함으로써 혈관형성을 시작한다. 분비된 혈관형성 유도 성장인자와 신호물질들은 가까운 곳에 있는 기존의 혈관으로 확산 이동하여 혈관 벽에 있는 내피세포막에 있는 수용체와 결합함으로써 내피세포를 활성화한다. 이 단계는 위에서 살펴본 신생혈관형성의 첫 번째 단계에 해당되어 새로운 혈관의 성장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종양혈관형성의 분자생물학적 기전

종양혈관형성이 신생혈관형성의 분자생물학적 기전의 상당한 부분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종양혈관형성에 관여하는 분자들과 기능을 살펴봄으로써 혈관형성의 전체적인 분자생물학적 기전을 파악하고자 한다 (그림 2).

(그림 2) 종양혈관형성의 분자 기전 (출처: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혈관형성전-인자의 분비

왕성한 세포분열을 통해서 세포의 수가 급격하게 증가한 부위는 혈관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저산소증에 노출되어 있다. 아래의 그림에서 표시한 바와 같이 저산소증에 빠진 세포들은 앞에서 소개한 VEGF를 비롯한 EGF, FGF 그리고 IGF와 같은 선-혈관형성인자 (Pro-angiogenic factor)를 분비한다. 분비된 혈관형성전-인자들이 확산을 통하여 근처에 있는 혈관벽을 구성하는 세포의 막에 있는 특정한 수용체와 결합하여 세포 내부에 신호를 전달한다 (그림 2-1).

혈관주변세포의 분리

저산소 상태에 빠진 종양세포군은 MMP와 같은 신호단백질을 분비하여 이웃한 혈관의 특정한 세포에서 단백질분해효소를 증가시킨다. 단백질분해효소는 혈관벽을 구성하는 세포의 기저막을 분해함으로써 혈관의 벽으로부터 혈관주변세포가 떨어져 나온다 (그림 2-2).

정단세포 (Tip cells)의 이동

혈관의 벽에 존재하는 특정한 세포인 정단세포가 자신의 세포막에 VEGF 수용체 2유형 (VEGFR2)을 통하여 종양세포가 분비한 VEGF와 결합함으로써 종양세포가 있는 위치로 성장하면서 이동한다 (그림 2-3). 

내피전구체 세포

떨어져 나온 내피세포는 분화 과정을 통해서 세포분열이 왕성한 자루세포 (Stalk cells)가 된다. 자루세포는 새로운 혈관의 전체적인 구조를 만든다 (그림 2-4).

신생혈관의 크기 조절

종양혈관이 종양세포군과 가까워지면 종양세포가 분비한 VEGF가 가장 가깝게 있는 종양혈관의 정단세포를 자극하여 DDL4의 분비를 촉진한다. 분비된 DDL4는 종양세포군에 가깝게 있는 종양혈관의 세포막에 있는 Notch1 수용체와 결합하여 세포내로 신호전달을 전달한다. 이 신호는 VEGFR2 유전자의 전사를 억제함으로써 VEGFR2의 수가 급격하게 감소한다. 이에 따라 종양혈관의 신장이 멈춘다 (그림 2-5).

종양혈관형성

혈관과 접하게 된 종양세포는 PDGF를 분비하여 혈관주위세포의 접착을 유도하는 한편 VEGF 반응성을 감소시켜 왕성했던 세포분열을 억제한다. 완성된 종양혈관이 종양세포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함으로써 종양세포의 지속적인 세포분열이 이루어진다 (그림 2-6).

요약

혈관형성은 크게 두 가지, 신생혈관형성과 장중첩증혈관형성으로 나뉜다. 이 두 가지 혈관형성의 과정은 각각 고유한 발생 기전을 갖진다. 특히 신생혈관형성은 기존의 혈관에서 새로운 혈관을 만들어 내는 반면, 장중첩증혈관형성은 기존의 혈관 내부를 나누어서 여러 가닥을 만든다는 점에서 매우 다르다. 암의 발생 과정에 대한 이해와 암의 치료 방법의 개발에서 혈관형성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종양혈관형성의 발생 과정을 6단계로 나누어 상세하게 살펴보았다. 종양혈관형성은 기존의 혈관에서 새로운 혈관을 만든다는 점에서 신생혈관형성과 유사하지만, 종양혈관형성의 초기 단계를 유도하는 신호가 저산소 상태에 있다는 점에서 매우 독특하다.

관련 용어

맥관형성, 신생혈관형성, 장중첩증혈관형성, 종양혈관형성, 혈관주변세포, 정단세포, MMP, VEGF, PDGF, Notch-1

참고문헌

1) Ferrara N, Kerbel RS. 2005. Angiogenesis as a therapeutic target. Nature. 438: 967–74. doi: 10.1038/nature04483

2) Cells (Lewin, 2nd ed, Jones and Bartlett)